<애플은 왜 제품이 아니라 브랜드텔링에 집중했을까?> 저자 염승선 / 출판사 책들의 정원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어느 논리적인 표현보다도 적확하게 구현된 비언어적 감각은 제품에 담긴 가치를 최대로 이끌어 낼 수 있다. 지난 2008년 스티브 잡스는 ‘맥북에어’를 처음 대중들에게 소개할 때 최대한 말을  아끼며 누구나 잘 아는 서류 봉투 하나를 들고 왔다. 즉각적으로 제품을 보이지 않고 흔히 보이는 서류 봉투에 담아 얼마나 가볍고 얇은 제품인지를 알리려는 의도였다.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스타벅스, 현대카드, 몰스킨, 에비앙, MUJI 등 도 신제품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거나 대중에게 제품이미지를 각인시키고자 할 때 과거처럼 사용 설명부터 구구절절 나열하지 않는다.

변하지 않는 가치를 창출해 내야 하는 브랜드는 제품이 가지는 고유의 색을 얼마나 잘 드러내냐 하는것이 관건이다.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브랜드가 가지는 스토리텔링 방식이 풍부하고 지적이며 가치가 높을수록 제품을 사용하는 자신에게 자부심을 느끼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슷비슷한 제품들이 경쟁을 할 때 성능보다도 브랜드 이미지가 특별하게 각인되면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다. 이러한 소통의 언어를 제3의 언어라고 하며 브랜드텔링 기법을 통해 구현 가능하다.

이렇게 알려진 제품의 가치가 얼마나 오래도록 보존 가능한지를 역설한 신간 ‘애플은 왜 제품이 아니라 브랜드텔링에 집중했을까?’의 저자 염승선은 엄선된 ‘브랜드텔링’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여기서 말하는 브랜드텔링이란 브랜드와 사람이 마주보고 이야기할 수 없는 한계를 넘어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의사소통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단어와 숫자를 매개하는 메시지나 글꼴 등을 활용해 소비자와 소통하는 브랜드 텔링 방법을 설명하고 역사적 사실, 인문학적 사례를 보여준다.

전산과 디자인을 전공한 저자는  삼성 SDS에서 근무하며 연세대 브랜드 매니저 과정을 수료한 후, 20여 년 동안 IT, 디자인, UX 등의 분야에서 종사하며 마케팅에 다매체, 언어, 비언어를 활용한 브랜딩을 접목시켜 우수한 성과를 얻은 바 있다.

책의 첫장에서는 브랜드가 지닌 진실된 가치를 구별에서 차별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시작을 각인과 동일시하는 낙인에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이름에 쌓이는 가치를 중요시하며 브랜드에 빛깔과 향기를 더하기 위한 노고를 아끼지 말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빨간 옷의 산타클로스를 창조한 코카콜라, 알프스의 선물을 생각하면 에비앙이 떠오르는 이유가 그렇다. 또 라스푸틴의 예언이 일으킨 나비효과로 샤넬 No.5를 대신하고 에르메스 효과를 설명하기 위해 프랑스의 어느 비극이 장인정신을 깨우는 제품홍보 방법을 예로 들기도 했다.

또 책에서는 디즈니랜드가 우리에게 친숙한 이유나 애플은 왜 판매가 아닌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가에 의구심을 품으면서 상징성을 지닌 숫자의 매력에 소비자는 귀를 기울인다고 말한다. 다르지만 같은 느낌, 같지만 다른 제품이 가지는 역설적인 표현법을 쓰면서 현대 카드가 카드의 한계를 뛰어넘은 이유와 스타벅스 안에 존재하는 제3지대에 대해 비밀스럽게 설명해 주기도 한다.

이 외에도 브랜드텔링에 집중한 브랜드들로  기록에 가치를 매긴다는 몰스킨,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라고 강조한 에이스 침대, 1kg의 경계를 넘다는 LG그램, 18분의 마법의 TED, 미니멀리즘을 지향한 MUJI 기업을 언급하면서 브랜드를 가치있게 표현하면 얼마나 빠르게 소비자의 마음에 파고 들 수 있는지를 알리고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는 강력한 브랜드 스토리 전달법을 소개한다. 

책에서는 성공적인 기업의 핵심은 브랜드의 이야기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것에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브랜드는 제3의 언어가 되어 입에서 입으로 번지고 머릿속에, 가슴속에 스며들어 소비자의 생활에 녹아들어야 한다. ‘브랜드텔링’은 시각적일 수도 비시각적일 수도 있고, 언어적일 수도 비언어적일 수도 있다. 수단이 무엇이든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진실된 가치를 효율적으로 말하는 것이 바로 브랜드텔링이다"고 밝혔다. 덧붙여 "브랜드텔링이 거짓이면 브랜드는 거짓말쟁이가 되고, 브랜드텔링과 행동이 다르면 브랜드는 위선자가 된다.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하고 상황에 따라 변하는 브랜드텔링은 브랜드를 이중인격자로 만든다. 하지만 브랜드가 진심을 가지고 브랜드텔링을 하면 믿음이 가는 브랜드가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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