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총영사관 청탁 대상자로 알려진 B변호사가 소환 조사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댓글 조작 의혹 사건 수사를 맡은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팀이 '드루킹'과 밀접한 연관을 갖는 이들과 전 김경수 경남도지사 보좌관을 연이어 소환 조사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팀은 30일 오후 필명 ‘드루킹’을 사용하는 A씨의 인사 청탁 대상자로 알려진 B변호사(필명 ‘아보카’)를 불러 조사 중이다.
 
드루킹과 밀접한 사이로 알려진 B변호사는 지난 19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처음으로 특검팀에 나왔다.
 
B변호사는 드루킹과 그가 이끈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이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에게 5000만 원대 불법 정치자금을 건네주는데 관여한 혐의를 갖는다.
 
그는 또 드루킹이 김 지사에게 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한 인물로 알려졌다. 앞서 특검팀은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 결정했다.
 
B변호사는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은 채 자신의 변호인과 함께 조사실로 입장했다.
 
특검팀은 그를 상대로 정치권과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 및 인사 청탁 등 해당 사건 전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특검팀은 김 지사 보좌관 출신인 C씨 또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행하고 있다. C씨의 특검 조사는 지난 19일과 23일 이후 세 번째다.
 
C씨는 드루킹 측으로부터 인사 청탁 등 편의에 대한 대가로 500만원을 지급받은 혐의를 지닌다. C씨 또한 혐의 인정에 대해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에 의하면 B변호사와 C씨의 경우 많은 양의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이들에 대한 조사는 이날 밤 늦은 시각까지 계속될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 특검팀은 드루킹의 최측근들도 줄지어 소환하고 있다. 이날 특검팀은 드루킹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필명 '서유기' D씨와 지난 27일 구속된 '초뽀' E씨, '트렐로' F씨를 소환 조사 중이다. 이들 모두 여러 차례 특검팀 조사를 받은 전력이 있다.
 
이들은 특검팀 출석 과정에서 "'킹크랩(댓글 조작 자동화 프로그램)'을 누구 지시로 개발했는가", "김경수 지사에게 시연했는가"라는 등 취재진이 던진 사항에 일절 대답하지 않고 곧바로 조사실로 들어갔다.
 
특검팀은 이들을 상대로 드루킹이 댓글 조작 범행에 사용한 프로그램 '킹크랩'의 구축 및 운용 행태와 범행 규모 및 목적 등에 대한 조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그중 이들이 김 지사 앞에서 킹크랩 프로그램 시연했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따져 물을 방침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특검팀이 피의자를 줄소환 조사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로 김 지사 소환 대비를 든다.
 
이번 특검 수사의 핵심 사안이 드루킹과 김 지사 측과의 연관성을 밝혀내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박상융 특별검사보는 이날 오후 열린 브리핑에서 "필요한 수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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