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최근 2대주주 다임러의 동북아 공격경영 행보에 비상한 관심불법자금 관련 오너 기소될 경우 다임러 적대적 세력으로의 돌변 우려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받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적대적 M&A에 노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돌고 있어 재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재계 일각에선 오너인 정몽구 회장이 검찰에 소환될 경우 대외 신인도에 심대한 타격을 받아 SK처럼 외국계 자본에 의해 적대적 M&A에 빠질 공산이 크다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에 대해 적대적 M&A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은 외국계 자본으로는 사업 파트너이자 현대차의 2대주주인 다임러 크라이슬러가 지목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적대적 M&A 노출 우려는 오너인 정몽구 회장의 취약한 지분구조와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다임러와의 미묘한 관계 때문이다.

현대차의 중국 자회사 격인 북경현대기차 문제를 발단으로 현대차가 다임러를 바라보는 시각이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이다. 심지어 이 사건으로 다임러와 현대차의 관계는 갈등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것. 그렇다면 북경현대기차 문제는 무엇이고, 왜 두 회사에 미묘한 긴장감이 감도는 걸까.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상용차 생산을 목적으로 북경기차와 합작해 북경현대기차를 설립, 올해 생산에 돌입했다. 그러나 다임러는 올 9월 중국에서 벤츠 승용차 생산을 목적으로 북경기차와 합작사를 설립키로 하고 약 12억 달러를 투자키로 합의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파문을 몰고 왔다. 현대차는 즉각 반발했고, 독점 제휴 계약 위반이라며 북경기차 측에 거세게 항의했다. 이 사건과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일시적 현상’이라며 “다임러와의 관계는 이상이 없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북경기차 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큰 탈없이 마무리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그러나 다임러와의 공동 전선은 뚜렷하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다임러의 현대차 지분 확대와 관련, 현대차는 다임러를 적대시하는 분위기로 급선회하고 있다. 다임러의 현대차 지분확대와 관련, 지난 11월 30일 경 독일의 시사 주간지 슈피겔은 현대차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다임러 측의 현대차 지분 확대는 양측간의 관계를 어렵게 할 수 있고 이는 적대적 행위로도 간주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현대차가 다임러를 사업 파트너에서 적대적 세력으로 인식할 수도 있는 대목이어서 재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현대차의 다임러 견제는 ‘북경사건’에서 표면화됐지만 본질적으로는 다임러의 동북아 전략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이다.

다임러는 이달 9일 일본의 대표적인 자동차 메이커인 미쓰비시 자동차의 계열사인 미쓰비시푸조의 지분을 43%에서 6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혀 파문이 일 조짐이다. 이는 다임러가 한국, 일본, 중국 등 동북아 3개국에 자동차 생산기지를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다임러의 공격경영을 우려한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의 지분을 지난 10월 말경 세 차례에 걸친 매수로 5.2%로 늘리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정몽구 회장 개인 지분을 포함한 우호 지분은 23.9%다. 독일 일간지 ‘한델스블라트’는 지난 1일자 보도에서 “다임러가 올해 현대차의 지분을 확대할 계획이 없다”고 전했지만, 세계적인 메이커 자동차 그룹인 다임러가 마음만 먹으면 현대차의 M&A는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게 증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언제든지 다임러가 적으로 돌변해 현대차그룹을 접수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현대차측은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이 와중에 불거진 검찰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는 현대차그룹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현대차 내부의 고민은 대주주이자 오너인 정몽구 회장이 검찰에 소환 또는 만에 하나 검찰에 기소될 경우, 외국인 지분율이 48%(9월 30일 현재)에 달하는 현대차그룹의 주인이 뒤바뀔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호세력에서 적대세력으로 돌변한 다임러가 적대적 M&A로 현대차그룹 인수를 시도할 경우 속수무책이라는 것. 게다가 검찰 수사의 파문은 외국인 주주들에게 영향을 미쳐, 부도덕한 경영인으로 낙인이 찍힌 정몽구 회장에 대해 불신임을 제기하거나 2대주주인 다임러가 회사 정상화를 내세우며 정몽구 회장의 경영권 저지에 나서면 꼼짝없이 당할 수도 있어 현대차그룹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다임러의 현대차그룹 적대적 M&A는 가능성이 낮다는 시각도 있다.

현대차의 경우 SK와 달리 지배구조가 순환출자 형태이기 때문. 현대차그룹의 경우 현대차(현대모비스 13.21% 다임러크라이슬러 10.46%, 정몽구 5.2%)와 기아차,(현대자동차 36.32%) 현대모비스(기아차 16.26%, 정몽구 7.9%) 등 3개 주력사가 중복 출자한 형태를 띠고 있고, 기아차가 약 20여개 국내 계열사를 직접 지배하고 있어 적대적 M&A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임러의 적대적 M&A에 대항해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경영권 방어에 동원될 경우 다임러가 엄청난 자금 투자를 감수해야 한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검찰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 오너인 정몽구 회장에게까지 그 여파가 미치지 않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정몽구 회장의 소환이 불가피할 경우 응하되 비공식적으로 이뤄지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현대측은 “회장소환설은 언급하기 어렵거니와 설령 소환된다고 해도 알만한 위치에 있지도 않다”며 말을 아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