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8.25 전당대회가 본격 막이 올랐다. 당대표 선거에 가렸지만, 전당대회에서 함께 선출할 최고위원직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차기 최고위원은 당대표와 함께 문재인 정부 2기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점에서 초미의 관심사다. 이에 본지는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주자들을 대상으로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최고위원으로서의 포부와 청사진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 두 번째로 유승희 의원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여성신문 제공>

- 풀뿌리 민주주의부터 국회의원 3선까지... “여성 정치인으로서 경쟁력 이미 입증”
- 당대표 후보 장점 ‘송영길-젊음’, ‘김진표-경제통’, ‘이해찬-리더십’, 단점은...
 

유승희(58·서울 성북 갑·3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2020년 총선에서 반드시 압승하는, 더 강하고 더 유능한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최고위원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기초의원(제1회 지방선거)과 국회의원(제17·19·20대)을 지낸 유 의원은 여성의 정치 참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민주당은 최고위원 선거에서 여성 할당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유승희, 남인순 후보 중 더 많은 표를 받은 1명은 최종 5위 안에 들지 못해도 최고위원이 된다. 다음은 유승희 의원과의 일문일답.
 
- 민주당 8.25 전당대회 최고위원에 출마했다. 출마 배경과 본인만이 갖춘 경쟁력은.
▲나의 최고위원 선거 슬로건이 “여성의 힘! 강한 민주당!”이다. 슬로건 그대로 내가 더불어민주당을 더 강하고, 더 유능한 정당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출마했다. 24년간 오직 민주당을 위해 헌신해 온 나 유승희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확실히 뒷받침해서 한층 높아진 국민들의 기대에 반드시 부응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
 
특히 나의 경쟁력에 관해서는 여성 후보에 대해 할당제나 가산점 같은 어떤 혜택도 없이 남성 후보들과 동동하게 경쟁하여 당당히 선출됐던 여성 정치인의 경쟁력을 입증했었다는 점을 말씀드리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 어느 때보다 최고위원의 위상이 높을 것으로 보이는데. 최고위원에 선출된 이후 당 혁신 방안은.
▲지난 6.13 지방선거에 이어 2020년 총선에서도 압승하는 정당이 되도록 당을 혁신해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새로운 당내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우리당의 권리당원만 70만 명에 이르고, 광역단체장부터 기초의원까지 지난 지방선거 당선자만 2,400명이 넘는다. 말 그대로 엄청난 거대 정당이 된 것인데, 당의 규모가 비약적으로 확대된 만큼 차기 지도부도 이에 부응할 새로운 당내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엄청난 수의 당원들의 의사를 제대로 수렴하고 대표하기 위한 정당 플랫폼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
 
2020년 총선 승리를 위해 공천 시스템의 혁신도 반드시 필요하다. 계파 공천이나 밀실 공천을 없애는 수준을 넘어 공정하고 투명함은 기본이고, 우리 당의 버팀목인 당원 여러분의 의사가 왜곡되지 않고 반드시 공천 결과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 ▲당대표와 최고위원의 관계는.
▲당대표가 말 그대로 당을 대표하는 얼굴이라면 최고위원은 당대표와 함께 당내 굵직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한다. 당대표가 놓치는 부분들을 최고위원이 짚어 주기도 하고, 최고위원이 결정하기 힘든 사항들을 당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하여 해결하기도 한다. 당대표의 권한과 리더십을 존중하면서 동시에 상호보완적인 관계이기 때문에 당대표와 최고위원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협의해야 한다.
 
- 당대표 후보들의 장점과 단점 한 가지씩을 꼽자면.
▲세 분 다 더불어민주당을 이끌어 갈 당대표 후보로 충분한 역량을 보유하셨다고 생각한다는 점을 전제로 기호 순으로 말씀드리겠다.
 
먼저, 송영길 후보의 장점은 세 후보 중 가장 젊고, 특히 광역단체장을 지내셨기에 국회뿐만 아니라 당 소속의 지방정부 구성원까지 아우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단점은 북방외교 분야를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하는데, 이게 장점이면서도 동시에 많이 아는 것만이 당대표의 충분조건은 아닐 것이다.
 
김진표 후보의 장점은 이번에 ‘경제 당대표’를 내세우셨는데 이에 대해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만큼 경제 전문가이고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를 포함해 다양한 공직을 두루 경험하셨다는 점이다. 김진표 후보께서 평소 갖고 계신 경제정책 방향이 우리 더불어민주당의 강령과 정강정책에 조금은 맞지 않다고 보는 분들이 계신 것 같은데, 이런 의구심을 극복해야 한다는 점이 단점일 것 같다.
 
이해찬 후보의 장점은 무엇보다 강한 리더십과 함께 참여정부의 총리에 7선 국회의원까지 정치인으로서 더 이상의 이력을 추가할 게 없을 만큼 연륜과 경험을 보유하셨다는 점이다. 단점은 그 강한 리더십이 가끔 너무 강하다는 평을 받는다는 점이라고 본다.
 
- 대표-최고위원 선거가 따로 치러지면서 후보들 간 ‘짝짓기’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미 일부 의원들 간 ‘러닝메이트’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간에 그런 얘기가 돌아다닌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나와는 관련이 없다. 물론 나도 당대표에 1표를 행사하는 유권자로서 당연히 마음이 가는 후보가 있지만, 지지선언이나 연대 도모로 해석될까 말씀드릴 수는 없다.
 
- 차기 지도부가 21대 총선 공천권을 행사한다. 주류 진영에서는 공천권을 위해 친문 주류가 당을 장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21대 총선 승리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당의 혁신과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 시스템이다. 친문, 비문처럼 같은 계파끼리 공천을 주고받는 행위는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 당청 관계는 어떻게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는지.
▲여당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정부 정책이 방향을 제대로 잡고 원활히 추진되기 위해서는 우리 민주당이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정부에 온전히 전달하고, 반대로 국민들을 적극 설득하기도 하며 주도적인 역할을 해내야 한다.
 
- 중앙권력에 이어 지방권력도 여당이 가져갔다. 하지만 정국은 여소야대로 개혁입법 처리가 야당이 반대하면 힘들다. 해법은.
▲야당의 반대로 국민의 뜻을 이루지 못할 때, 이를 헤쳐 나갈 단 하나의 해법은 끈기다. 개혁 입법은 여야를 떠나 국민들의 요구이다. 야당 의원들과 지속적으로 논의하여 그분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고, 필요하다면 밤을 새워서라도 끝장 토론을 해야 한다. 끊임없이 함께 논의하다 보면 분명 어떤 합의점이 나올 거라 믿는다.
 
- 최저임금 파동 등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해결책은
▲이번 최저임금 인상 문제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호소하는 분들은 소상공인 분들이다. 그러나 그분들의 고통은 사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그동안 지불해 온 살인적인 임대료와 가맹점의 경우 본사로부터 요구받는 비싼 가맹비나 불합리 등 소위 말하는 갑질이 보다 큰 원인이다.

이런 부분들이 해결되고 소상공인 분들의 생활이 좀 나아지셔야 비로소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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