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초등학교 교사인 J씨(여, 38세). 그와 남편은 부부교사다. 두 사람 모두 1년 365일 아이들 속에 파묻혀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산관리에는 관심이 없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내 집 마련에는 무관심했다. 그저 전셋집에 만족하며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주인으로부터 전세계약을 갱신(재계약)하려면 보증금(5000만 원)을 올려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돈을 쌓아놓고 사는 것도 아닌데 갑자기 5000만 원을 올려 달라고 하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옛 생각에 눈치만 보면 투자 적기 놓쳐
투자하려면 시장 쫓지 말고 지배해야


집주인의 부당한 처사에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려고 이 동네 저 동네 전셋집을 알아봤지만 헛수고였다.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전세보증금이 상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급기야 남편의 적금통장까지 중도 해약을 하고서야 간신히 전셋집을 재계약할 수 있었다. J씨는 전셋집을 재계약하면서부터 자산관리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

그는 야간에 부동산 강의를 들으면서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엿봤다. 하지만 흐름을 도저히 따라 갈 수 없었다. 왜냐하면 부동산 정책이 냉·온탕을 넘나들었고 그 장단에 맞춰 춤을 출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조금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다가 매수 시점을 놓쳐버리기 일쑤였다.

반면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하면 옛날 가격과 비교돼 도저히 투자할 용기를 내지 못했다. 이렇게 시장에 끌려 다니는 동안 서울 강남에 있는 아파트 가격은 3.3㎡당 2000만 원을 넘어 3000만 원선을 위협하고 있었다. 그는 위기의식을 느꼈다. 급기야 그는 자문을 구해 서초동에 있는 S아파트를 5억7000만 원에 사들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최고로 잘한 투자 결정이었다. 매수한 지 2년이 조금 넘었는데 시세가 1억7000만 원 정도 오른 상태다.

그는 내 집 마련을 통해 자산관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그리고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이후 부동산 투자에 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종잣돈이 없어 실행에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당시 친정아버지가 사망하면서 큰돈을 상속받게 됐다. 그래서 독하게 수익형 부동산에 대해 파고들었다.

그는 학교가 끝난 후에는 부동산 수업을 들으며 공부한 내용을 토대로 살아 움직이는 상권과 죽어가는 상권을 찾아 다녔다. 웬만큼 수익형 부동산에 대해서 알 것 같았다. 그래서 실행하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부동산 시장이 급속하게 얼어붙고 있었다. 아파트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있었다. 실수요자들뿐 아니라 투자자들까지도 부동산 시장을 떠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그가 지금까지 부동산 이론과 현장을 공부한 바에 따르면, 투자는 시장을 쫓아다니면 안 된다는 것이다. 시장을 지배하면서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언제(When)’가 아니라 ‘무엇(What)’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아무리 침체되어 있어도 좋은 부동산이 있다면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배웠다.

아파트 시장과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분명 다르다. 또한 아파트와 수익형 부동산의 가격은 비례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아파트 가격이 떨어진다고 해서 수익형 부동산의 가격이 같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는 투자에 앞서 두 가지 사항을 확인했다. 강남역 상권은 우선 서울의 다른 지역 주요 상권에 비해 매우 튼튼하다는 사실이었다.

대형 프랜차이즈의 안테나 매장들이 들어서 있는데, 이들 매장들은 유동인구를 소비인구로 바꾸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다. 또한 매우 독특한 주류 상권이 형성돼 있다. 마지막으로 2030세대를 끌어들이는 문화 및 학원가가 자리 잡고 있다. 그가 투자를 결심한 분명한 이유였다. 그 다음은 상가 건물에 붙어 있는 권리금이었다. 상권이 좋다 보니 권리금도 꽤 많이 붙어 있었다. 그런데 그는 걱정이 앞섰다. 왜냐하면 임대차기간이 종료되면 그 권리금을 소유자가 물어줄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도대체 권리금에 대해서는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궁금해졌다.

변화무쌍 부동산시장

권리금이란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건물에서 영업을 하는 사람 또는 영업을 하려는 사람이 영업시설 및 비품을 사용하는 유형의 대가다. 여기에 거래처를 비롯해 신용, 영업상의 노하우, 상가건물의 위치에 따른 무형의 대가도 포함된다. 그는 권리금은 소유자가 부담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다시 말해 기존 임차인이 새로운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받을 때, 방해만 하지 않으면 된다는 얘기다.

결국 그는 남편의 동의를 받아 강남역 주변에 위치한 구분상가에 투자했다. 많은 사람들이 구분상가에 투자해 성공보다는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는 상가 투자에 성공했다. 이렇게 부동산 초보자였던 그가 거듭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시장에 지배당하지 않고 ‘What’의 미래 가치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은 변화무쌍하다. 여기에 장단을 맞추다 보면 십중팔구 투자와는 거리가 멀어진다. 부동산 시장은 뚜렷하게 양극화되고 있다. 시장이 침체됐어도 오히려 가격이 올라가는 부동산이 있다. 반면, 시장이 활성화돼도 가격이 떨어지는 부동산도 있다. 여기서 주목할 사실은 부자들은 ‘When’보다 ‘What’에 집중하며, 투자한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When’ 또는 ‘What’에 따라 각각의 방법으로 투자를 결정한다.

하지만 ‘When’만 강조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부동산 시장에 대한 확신이 없고, 시장에 끌려 다니는 경우가 많다. 반면 ‘What’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경우는 시장을 지배하는 사람들이다. 부자가 되는 사람들은 ‘When’이 아닌 ‘What’으로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제공 : 부동산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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