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 반대 직면’ 민주당 ‘두 눈 부릅 뜬’ 평화당, 좌초된 입당

무소속 강길부 의원 <뉴시스>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민주당 입당’ 의사를 밝힌 무소속 3인방의 거취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용호·손금주·강길부 의원의 입당과 관련해 당초 민주당은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이후 이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현재까지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8.25 전당대회를 준비 중인 가운데 당 내부에서도 이들의 입당에 부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용호·손금주 의원의 경우 민주평화당의 적극 구애로 몸값이 상승하는 모습이지만, 정작 이들이 추파를 보내고 있는 민주당에선 부정적 반응만 나와 곤혹스런 분위기가 읽힌다.

 
민주당 지도부 인사 “실익 있겠나…개별 입당 쉽지 않을 것”
3인방, 담담한 주시 “논의 오간 적 없어… 상황 지켜보는 중”

 
언론에 지속적으로 오르내렸던 이들 3인방의 민주당 입당설은 지난 7월 초 본격 가시화됐다. 이 의원과 손 의원은 한 매체를 통해 “무소속으로 계속 있는 것은 부담이고 거취를 정할 때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강 의원도 “직접 당에 (의사를) 타진했다”고 밝혔다.
 
여소야대 국면인 만큼 민주당의 ‘몸집 불리기’ 시도는 여론의 주목을 받았고, 홍영표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3인방의 입당 의사가 있었다며 관련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아직 본격적으로 논의해 본 적이 없다”며 “원 구성이 끝난 후 논의하겠다”고 판단을 유보했다.
 
하지만 지난달 10일 여야 원 구성 합의 이후 한 달됐지만 이들의 입당 논의는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를 맡고 있는 한 인사는 지난 1일 통화에서 “비공개 최고위에서도 관련 논의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무소속 이용호 의원 <뉴시스>
 민주당 전대 이후
논의 ↑ 그러나…

 
현재 민주당은 이달 25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만큼 전대 이후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지금 당 안팎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이들의 입당은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당원들 사이에서 이들의 입당을 환영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이 지도부 인사는 “당원들 반응을 보면 대체로 부정적이거나 무관심이거나 둘 중 하나”라고 전했다.
 
특히 민주당 내 핵심 당원들은 20대 총선을 앞두고 당을 떠난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에 대해 강한 적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차기 유력 당권 주자로 꼽히는 이해찬 의원도 최근 이와 관련해 부정적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우리 당은 비교적 안정적이라 2020년 총선까지 그대로 갈 것”이라고 했다.
 
설령 이들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의석이 132석에 불과해 실익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인위적 정계개편’이라는 야당의 공세가 이어질 것도 명약관화하다. 특히 민주평화당에서 이들에게 강력 러브콜을 보내는 상황이어서 민주당이 이들을 적극 끌어안기엔 부담이다.
 
평화당 조배숙 대표는 “만약 민주당이 (이용호·손금주) 의원의 영입 시도를 계속한다면 평화당은 개혁입법연대나 민주당과의 협치를 재고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향후 정국을 이끌어가는 데 평화당의 협조가 필요한 민주당으로선 이들의 영입은 ‘소탐대실’로 이어질 수 있다. 민주당 한 의원은 “3명을 받는다고 해도 여전히 여소야대인데 굳이 야당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며 반대 의사를 표했다.
 
평화당이 적극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데에는 지난달 23일 정의당 노회찬 의원의 갑작스런 별세로 공동교섭단체인 ‘평화와 정의’의 지위가 붕괴된 탓이 절대적이다. 현재 평화당 당권 주자들은 두 의원에게 앞다퉈 공개 구애를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정동영 후보는 지난달 27일 선거제도 개혁을 명분으로 “두 의원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공개 구애한 데 이어 3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재차 언급한 바 있다. 정 후보는 노회찬 의원이 별세한 직후 이 의원을 직접 만나 입당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성엽 후보 역시 최근 한 인터뷰에서 “이 의원과 통화해 ‘꼭 함께하자’고 요청했고 다시 만나서 설득하겠다”고 밝히는 등 영입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경환 후보의 경우 손 의원에게 적극 합류 요청을 하고 있다.
 
최 후보는 지난달 31일 광주시의회에서 연 기자회견을 통해 “손 의원의 입당이야 말로 국회 내 힘의 균형과 호남 예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중요한 선택”이라며 뜨거운 공개 구혼을 벌였다.

 
무소속 손금주 의원 <뉴시스>
 평화당은 ‘노생큐’
민주당은 ‘묵묵부답’

 
그러나 정작 이들은 평화당 입당에 완강하게 선을 긋고 있다. 이 의원과 손 의원 측 모두 “(평화당 입당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민주당 입당과 관련해선 애써 담담한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내심 의사를 드러냈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리가) 가고 싶어하는 것과는 별도로 그 쪽 입장이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 상황을 지켜보는 정도”라고 밝혔다. 강 의원도 “나는 의사 표시를 했고, (나머지는) 당에서 알아서 하는 것”이라며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손 의원실 관계자는 “정해진 것은 없고, 의정 활동에 충실하며 고민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민주당과)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논의한 적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현재 다가오는 전당대회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이 문제는 논의가 이뤄지더라도 전대 이후가 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정국 상황과 당 안팎의 반대 기류 등을 감안하면 이들의 입당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 한 지도부 인사는 “당대 당으로서의 협치 등 큰 틀에서 이 사안을 생각해야지 개별 입당은 쉽지 않아 보인다”며 “게다가 이미 지역위원장들이 해당 지역에서 터를 닦고 있는 점도 어려운 요인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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