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회 앞에서 개최된 'KTX승무원 직접고용 촉구' 기자회견.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7일 오후 1시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KTX 열차승무원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추임에도 불구 한낮의 햇볕은 뜨거웠다. 하지만 이보다 더욱 뜨거운 것은 가마솥더위를 뚫고 모인 KTX 열차승무원들의 열정이었다.
 
기자회견은 다섯 개의 연대발언, 기자회견문 낭독, KTX 열차승무원들이 한 마음으로 준비한 퍼포먼스로 이뤄졌다.
 
먼저 연대발언의 첫 번째 순서를 맡은 철도노조 강철 위원장은 “KTX 열차승무원을 직접고용해야 한다”는 주요 골자에 대해 말했으며, 그 뒤를 이어 공공운수노조 공공기관사업 김흥수 본부장이 발언했다.
  
다음 순서는 한국여성노동자회 배진경 공동대표로 이어졌다. 연대발언에서 그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오영식 회장을 향해 “질문을 바꿔보고 싶다”면서 “‘우리가 왜 정규직이 돼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지 말고 ‘왜 우리가 외주로, 말도 안 되는 자회사에서 일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답해 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아울러 “승무원이 하는 업무는 생명안전에 관한 업무다. 1000여 명의 승객들이 탄 채 300km 이상으로 달리는 위험한 철도에서 승객들의 안전을 지켜줄 사람이 단 한 명밖에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부조리한 현실을 꼬집었다.
 
현재 한국철도공사 측은 KTX열차 내에서 열차팀장만이 안전 업무를 담당하고, KTX 열차승무원들은 이에 협조한다는 입장이다. 이 논리에 따라 열차팀장은 한국철도공사에 직접고용된 ‘정규직’이지만 KTX 열차승무원들은 자회사인 코레일관광공사에 간접고용된 형태다.
 
배 공동대표는 “승무원이 하는 업무는 생명안전에 관한 업무”임을 강조하면서 “승무원들의 업무가 반드시 접대업무여야 한다는 기괴한 논리를 대면서 대법 판결을 이끌어낸 것이 지난 정권이었다”며 따끔한 질책을 가했다.
 
현재 KTX 승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승현 씨도 연대 발표에 참여해 “(이 문제를 두고) 노·사·정 협의체를 만들어 협의한지도 10개월이 넘어가고 있다”며 “그러나 승무원 군(群)은 여러 번의 협의와 대통령의 공약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노·사·정 협의체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지지부진한 현 상황을 토로했다.
 
그는 “승무업무가 안전업무가 아니라는 상식적이지 않다”고 입을 열었다. 그에 따르면 철도공사 측은 불법 파견이라는 지적을 피하고자 한 열차에서 열차팀장과 승무원이 각각 다른 업무를 맡고 있으며, 열차팀장이 승객 안전업무 담당자이며 KTX 승무원의 경우 ‘이례적인 상황’에만 열차팀장을 도와 승객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의견이다.

이와 더불어 김 씨는 ▲승무원은 사고 발생시 현장이탈을 하지 못한다 ▲사고 당시 승무원이 사고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현행 철도안전법을 예로 들면서 이처럼 안전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 이것을 이례사항의 협조라 칭하며 안전업무로 분류하지 않는 한국철도공사 측의 주장에 어폐가 있음을 피력했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김 씨는 “협조의 범위가 도대체 어디까진지 묻고 싶다”며 쓴소리를 건넸다.

 
퍼포먼스 일환이었던 8m 상당의 KTX열차 모형

기자회견의 말미는 KTX열차승무원들의 퍼포먼스가 장식했다. 이들은 ‘승무원 생명 안전 업무 철도공사 직접고용하라’ 라는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들고 줄지어 섰다. 이들이 서자 피켓은 7m에 달하는 KTX열차 모습이 됐다.

 
선로를 따라 놓인 '차별고용OUT' 등의 문구가 적힌 풍선을 터뜨리는 KTX열차 승무원들.

그 앞에는 8m 상당의 선로 모형이 놓여있었다. 선로 중간마다 놓인 풍선에는 논점이 된 ‘불법파견OUT’ ‘간접고용OUT’ 등의 말들이 적힌 종이가 붙어있었다.
 
이들은 망치로 풍선을 터뜨릴 때마다 “직접고용 하라” “간접고용 철회하라” “차별고용OUT해라” 등의 구호를 함께 외쳤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