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동북아 통합시장 구축 위해 한·중·일 3국 머리 맞댄다 -①신선물류 네트워크 활성화

- 해상·육상 복합 운송 위한 신선물류 네트워크 구축
- CJ대한통운, 중국 최대 냉동·냉장 운송망 갖추고 사업 확장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제7차 한·중·일 교통물류장관회의를 개최하고, 3국 간 교통·물류 분야의 교류와 공동 발전을 도모하는 협력의 장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최근 급변하는 동북아 물류 환경의 변화를 반영하고,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물류 분야를 공동으로 선도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됐다. 따라서 본지는 동북아 물류 공동체 구축을 위한 3국의 공동 연구 추진 현황과 실천 과제 진행 계획을 기획시리즈로 마련했다.

 
 

한·중·일 3국이 해상·육상 복합 운송을 위한 물류 정보 공유를 위해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했다.
 
지난달 개최된 제7차 한·중·일 교통물류장관회의에서 3국은 국제 물류 관련 정책 간 공조체계 구축, 농수산식품 교역 증가에 따른 신선물류(콜드체인) 협력, 위험물 정보 공유에 대한 합의 등 각국의 물류 협력 강화를 위한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한·중·일 교통물류장관회의는 지난 2006년 서울에서 1차로 열린 이래, 3국 간 교통·물류 분야의 교역와 협력을 통해 공동 발전을 도모해 왔다.
 
이 회의는 3국 간 협력으로 통합물류시장을 구축하고, 물류비 절감 및 안정적인 물동량을 창출하기 위해 한국의 제안으로 지난 2006년 서울에서 처음 열렸으며, 2차는 2008년 일본, 3차는 2010년 중국이 개최한 후, 올해 4차 회의는 순서에 따라 한국이 다시 주최하게 됐다.

그동안 3국은 ‘막힘없는 물류 체계 실현’, ‘환경친화적 물류’, ‘물류 보안과 물류 효율화의 조화’라는 3대 목표 아래 공동 실천 과제를 진행하고, 물류 정보 공유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보였다.
 
이번 7차 회의에서는 ‘운송 기술의 4차 산업혁명을 위한 한·중·일 공동 노력’을 신규 공통 과제로 반영하고, 기존 실천과제 12개를 8개 과제로 통·폐합하기로 했다.
 
또한 3국 간 농수산물식품 교역량이 증가함에 따라 신선물류(콜드체인) 협력에 합의하고, ‘콜드체인(cold chain) 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공동 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회의 목표는 스마트 운송 기술을 위한 협력은 물론, 공동 국제 규정을 만들어 세계 시장과 국제 규범을 선도해 가려는 한·중·일 3국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신선물류 지원 정책…“통합적으로 운영해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한·중·일 신선물류 대상 품목의 전체 규모는 약 10억3929만 톤(2017년 기준)가량으로 추정된다. 이 중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전체 규모의 약 92.9%로 3국의 신선물류 대상 품목 소비 경향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비중은 2.0% 정도지만 전체 평균 성장률은 2.7%의 연평균 성장을 보이고 있고, 한·중·일 신선물류 대상 품목의 시장 물동량도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각 국가별 신선물류 대상품목별로 보면 한국은 수산물과 축산물 수입 증가율이 농산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수출은 수산물을 제외한 모든 품목이 증가했다.
 
중국의 농·수산물 수출입 교역은 수입에서는 농산물이, 수출은 농·수산물이 기타 품목 대비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일본은 수출입 모두 정체 내지는 소폭의 감소세를 보이는 등 각 국가별로 교역규모의 현황은 차이를 보였다.
 
한·중·일 3국의 신선물류는 물류산업 전체를 통틀어 봤을 때 상대적으로 발전이 늦은 편이다. 업계는 이 같은 현상이 신선물류 자체를 지원하는 정책이나 제도가 통합적으로 구성되지 못한 결과로 보고 있다.
 
한국의 경우 국내 신선물류 사업 분야의 대상 화물은 주로 해양수산부와 농립축산식품부가 관할하고 있으나, 대상 화물을 취급하는 냉동냉장 창고는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등으로 관할이 나눠져 있어 정책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한·중·일 신선물류 분야에서 민관의 협력적인 플랫폼이 구성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업계에서는 한·중·일이 연계된 서울콜드체인포럼 등 민간 차원의 상호 협력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특히 민간 차원에서는 한국-KLC, 일본-야마토 상사, 중국-CCLC를 중심으로 콜드체인 포럼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별로 인프라와 물류 노동력에서 차이를 보여 이러한 문제점을 협력적으로 풀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업계는 지적했다.
 
국가별 신선물류 인프라 산업에 맞는 전략 필요
 
한·중·일은 ‘콜드체인 인프라 투자협력’ 거시정책으로 북방협력, 일대일로(一帶一路), 농수산물 글로벌 진출 전략을 각각 내세웠다.
 
‘한·중·일 콜드체인 인프라 투자협력’은 3국의 투자협력단을 통해 내년부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며, 주요 사업 내용은 투자공급과 수요 발굴 및 여건 분석, 콜드체인 투자설명회 개최, 투자모델 개발·지원 등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국가별 신선물류 연구개발(R&D)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본은 신선물류의 온도·습도관리 및 에너지 절감형 보냉 컨테이너와 친환경 신선물류 기술 등에서 R&D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반면, 한국과 중국은 신선물류 표준화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한·중·일 신선물류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국가별 신선물류 인프라 산업에 맞는 전략이 필요하며, 신선물류의 SCM(공급망 관리) 전체를 지원할 수 있는 제도 및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은 기존 콜드체인 시스템을 보완하는 등 기초 인프라 확충에 집중하면서 중국 전역에 신선물류 규모화와 표준화 정책을 도입하는 등 콜드체인 기반 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CJ로킨, ‘중국 100대 냉동냉장 물류기업’ 선정
 
한국 콜드체인 업계도 해외진출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물류사업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CJ대한통운도 콜드체인 물류 연구에 대한 지속적 투자와 첨단화를 통한 서비스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의 중국 자회사 CJ로킨은 지난 6월 세계콜드체인연합이 주회한 ‘글로벌 콜드체인 서밋(Global Cold Chain Summit 2018)’에서 ‘중국 100대 냉동냉장 물류기업’ 5년 연속 1위에 선정되는 등 콜드체인 물류업계에서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15년 CJ대한통운으로 통합된 CJ로킨은 중국 최대 냉동냉장 물류기업으로 중국 전역에 48개 거점과 50만㎡ 규모의 22개 물류센터, 1500여 개의 도시를 잇는 광범위한 운송망을 갖추고 있다.
 
글로벌 물류리서치·컨설팅 전문기관인 ‘암스트롱 & 어소시에이츠(Armstrong & Associates)’는 CJ로킨의 물류 역량과 사업 현황 등을 소개하면서 “CJ로킨은 안정적인 물류 네트워크와 첨단 물류서비스로 향후 글로벌 물류시장에서 큰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 같은 평가는 최근 CJ대한통운이 추진하고 있는 ‘팬 아시아(Pan Asia) 1등 전략’이 현재 중국 물류시장에서 주목받고 있고, 여기에 중국이 북방경제협력의 핵심 요충지로 자리하면서 탄탄한 기반이 마련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작년 11월에 오픈한 ‘TES 이노베이션센터 차이나’는 첨단 물류기술 및 설비, 자율주행 운송로봇 등을 직접 시연할 수 있도록 컨텐츠가 구성돼 있으며, 이를 현지 물류센터에 적용할 수 있는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해 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이를 통해 TES(Technology, Engineering, System&Solution)역량을 중국에 알리고, 물류 플랫폼과 현지 인프라를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A&A’ 회장이자 물류 전문가인 에반 암스트롱은 “CJ대한통운이 연구개발한 첨단 물류 플랫폼 물류 서비스로 중국 내 타 물류기업과의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중국을 넘어 글로벌 물류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공신력 있는 물류리서치 전문기관에 CJ대한통운, CJ로킨이 연이어 소개되면서 글로벌 물류시장에서 물류 역량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며 “이를 통해 중국 물류사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중국 콜드체인 시장에선 1600개가 넘는 영세 업체들이 경쟁하고 있지만 물류센터, 육상·항공운송, 공항, 배송 등의 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대형 물류업체는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CJ로킨 등 첨단시스템을 갖춘 콜드체인 물류사의 강점을 이용해 중국 물류 네트워크를 확산하고, 친환경 및 IT 기술 등 융·복합 기술을 활용한다면 중국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CJ대한통운은 아시아지역에 걸친 자체 일괄 물류네트워크와 사업 역량을 갖추고, 아시아 1위 물류기업으로의 기반 마련과 ‘2020년 글로벌 TOP5 물류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 신선물류 기업들은 콜드체인 물류센터 운영 시 창고 레이아웃 설계, 포장기술 개발, 자동화 시스템 등 전 과정에서 선진화가 이뤄져 있어 앞으로 중국 콜드시장으로의 진출이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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