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동북아 통합시장 구축 위해 한·중·일 3국 머리 맞댄다-②스마트 운송 기술…4차 산업혁명 이끈다

2022년까지 중형 자율운항 컨테이너선 개발·제작 완료
현대중공업, 업계 최초 ICT기술 접목…스마트선박솔루션 개발

해양수산부는 제 7차 한중일 교통물류장관회의의 부대 행사로 ‘한·중·일 자율운항선박 공동 워크숍’을 지난 달 18일 개최하는 등 자율운항선박 연구개발(R&D)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우리 정부가 제안한 ‘운송 기술의 4차 산업혁명을 위한 한‧중‧일 공동 협력’ 방안의 일환으로, 각 국의 자율운항선박 정책과 기술 동향을 공유하고 국제규범 선도를 함께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 행사를 주관한 한국선급은 향후 정기적으로 한·중·일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 현황을 워크숍을 통해 소개하기로 했다. 자율운항선박의 본격적인 운영을 앞두고, 스마트 운송 기술 발전을 위한 공동 시스템 개발 및 인프라 구축에 대한 3국의 집중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에 이어 자율주행 선박의 운항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중형 자율운항선박 개발을 완료하고 혁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자율운항선박과 해상 통신망, 스마트 항만을 통합하는 스마트 해상물류 구축 전략을 마련하고 자율운행 R&D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이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및 핵심 기자재를 국산화하고, 관련 산업 육성과 빅 데이터 분석 등 서비스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스마트 선박은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친환경적으로 건조돼 경제적이고 안전한 운항이 가능하며, 디지털 기술과 자동화의 이점을 선박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스마트 자율운항선박 시운전센터 개발 사업에 울산시가 최종 선정됐다. 이 사업에는 울산시 등 5개 시·도가 참여해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였다.
 
스마트 자율운항선박 시운전센터는 총 445억 원이 투입됐으며, 울산시 동구 고늘지구에 부지 4000㎡, 연면적 1600㎡ 규모로 2019년 착공해 2022년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시운전센터는 자율운항선박 시운전을 위한 해상 테스트 베드(Test bed) 및 육상 종합 관제센터를 구축해 선박의 성능 및 안전성을 평가한다. 또 향후 국제해사기구(IMO) 규정 제정에 맞춰 조선해양 기자재 및 소프트웨어 등의 연구개발 및 인증을 담당하게 된다.
 
자율운항선박 상태 감시 기술…기존 선박에 적용
 
현재 국내 조선산업의 체계는 친환경, 자율운항, 생산 자동화로 빠르게 전환 중이고 세계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에 정부는 해사산업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인 자율운항선박에 대한 한·중·일 3국의 정책과 기술을 공유해 스마트 운송 기술 발전을 도모해 나갈 방침이다.
 
급변하는 해사산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한국선급은 디지털라이제이션팀을 신설해 자율운항선박, 빅데이터 분석 등 4차 산업 관련 기술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선급 디지털라이제이션팀은 자율운항선박 상태 감시 및 유지관리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2019년까지 수행할 계획이다. 이 기술은 기존 운항 선박의 실선 데이터를 고장 예측하는 분석을 통해 선체 및 주 기관의 이상여부를 사전에 판단하고 대응하기 위한 지원 체계다.
 
‘자율운항선박 선체, 엔진 상태기반 유지관리시스템 개발’ 연구는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의 지원을 받아 현대해양서비스·투그램 시스템즈·티원아이티 등이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연구 지원 사업이다.
 
상태 기반 유지관리 기술은 설비의 상태를 진단·분석해 보전 시기를 정하고 맞춤 정비를 수행하는 예방 정비 개념으로 고부가가치 산업 자산 관리 시스템의 최신 트렌드다.
 
연구과제의 실측 대상 선박은 13000TEU급 컨테이너선으로 선체 및 주 기관을 대상으로 상태 감시 빅데이터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한국선급은 이 시스템을 통해 운항 선박의 선체 응력(Hull Monitoring System, HMS) 및 주 기관 진동(Condition Based Maintenance, CBM) 데이터를 수집할 계획이다.
 
기존의 선박 운항·성능·환경 데이터 등도 통합적으로 분석 가능하다. 실측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주 기관 고장 영향인자 식별 및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고장 예측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선박예방정비시스템(Planned Maintenance System, PMS)을 최적화할 수 있는 의사결정 판단 절차 및 지원 시스템 개발도 완료할 계획이다. 이러한 상태 감시 기술은 미래 자율운항선박의 핵심기술인 동시에 기존 운항선박에도 적용 가능한 기술이어서 활용도가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한국선급은 선체 및 엔진뿐 아니라 향후 탱크, 축계시스템 등의 범위까지 CBM(엔진상태 기반 유지 관리 시스템) 기술력을 확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 시스템은 자율운항선박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관련 국제기준 및 표준 개발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워크숍을 통해서는 스마트 자율운항선박의 핵심기술인 CBM, 사이버 보안 인증 등 주요 기술 서비스와 각국의 자율운항선박의 기술 개발 현황을 정기적으로 소개하기로 했다.
 
한국형 이내비게이션(e-Navigation) 사업 추진
 
현대엠엔소프트에 따르면 스마트 선박 기술은 디지털화된 통신 기술로 일반적인 선박 기술에서 제공하기 어려운 효율적인 선박 운영이 가능해져 약 20%의 연료를 절감할 수 있으며, 선박의 연료 절감으로 인해 친환경적인 운행도 가능하다.
 
특히 스마트 선박 운영 시 빅데이터 수집 및 분석을 통해 선박의 설계 및 건조에 활용할 수 있고 유지 보수도 최적화할 수 있다.
 
스마트 해운산업의 이(e)내비게이션(e-Navigation) 기술 또한 해운업계 4차 산업혁명 대응에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해양수산부는 사고 취약 선박 모니터링, 최적항로 지원 서비스 등 이내비게이션(차세대 표준 해상항법시스템)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연안 100km 이내 해역에서 초고속 해상무선통신망(LTE-M)을 구축하는 한국형 이내비게이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내비게이션은 항만정보 시상정보 등을 실시간 활용해 선박 안전 운항을 돕는 차세대 해양안전종합관리체계로 국제해사기구(IMO)는 내년부터 이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특히 한국형 이내비게이션은 중소형 선박의 안전 운항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 한반도 해상 환경에 맞게 특화된 시스템으로 기획됐으며, 프로젝트 기간은 2020년까지 1308억 원의 비용이 투입되는 국책 사업이다.
 
해운업계는 이내비게이션이 상용화되면 스마트 선박 수요 증가는 물론, 해상 안전 강화 및 디지털 협업 등의 부가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내비게이션 도입을 앞두고 국내 조선업계도 스마트 선박 기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 스마트 선박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2016년 빅데이터를 활용한 ‘오션링크’를 개발하고, 시뮬레이션 검증시설인 ‘힐스(HILS) 센터’를 지난해 개소했다.
 
오션링크는 현대중공업이 2011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스마트십 기술에 글로벌 컨설팅그룹 액센츄어의 디지털 분석 기술을 결합한 커넥티드 스마트십 시스템이다.
 
기존 스마트 선박은 엔진·발전기 등 선박의 기관 상태를 원격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기능에 한정된 반면, 커넥티드 스마트십은 탑재되는 소프트웨어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구현한다.
 
해상의 위험물을 자동으로 탐지해 충돌을 예방하는 충돌 회피 지원시스템을 탑재해 선박의 안전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또한 각종 기자재에 대한 이상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이를 분석해 예방·진단함으로써 선박의 유지보수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시뮬레이션 검증시설 ‘힐스’는 선박·해양플랜트를 비롯해 자동차·항공기·우주선 등에 탑재되는 복잡한 시스템을 다양한 가상 환경에서 시뮬레이션하면서 설계 오류나 오작동 등을 미리 진단하고 검증하는 기술이다.
 
현재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시뮬레이션이나 시운전이 가능하지만, 최대 규모의 전문적인 ‘힐스 센터’를 확보한 조선업체는 현대중공업뿐이다.
 
정보통신기술(ICT) 접목한 스마트 선박 개발 박차
 
삼성중공업은 육상에서 선박의 운항 상태를 감시하고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인 VPS(선박 포털 서비스)를 2011년 개발했으며 현재까지 30여 척의 선박에 이를 적용하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글로벌 위성통신업체인 인마샛(Inmarsat)과 손잡고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스마트선박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선박 내부는 물론 육지에서도 기계 작동 상황, 항해 성능 전반을 효율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선박모니터링장치(LiNGC)와 온보드 선박설비관리시스템(CMMS)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세계 첫 무인선 상용화를 앞둔 노르웨이의 야라(Yara)인터내셔널과 콩스버그(Kongsberg) 외에도 일본, 중국 등이 자율운항선박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최대 해운업체 NYK는 자체 연구소를 통해 자율운항 컨테이너 선박을 개발 중이고 2019년 북미 노선에서 원격조종 선박 시험운행에 나설 계획이다. NYK와 MOL 등의 조선소들은 오는 2025년까지 인공지능 자율운항선박 250척을 건조한다는 목표로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다.
 
중국 국영 조선소인 CSSC는 지난 2015년부터 육상에서 항해 상태를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십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스마트 선박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에 따라 한·중·일 3국의 자율운항선박 정책과 기술 동향 공유, 국제규범 선도를 위한 공동협력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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