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투서 가장 황당 지휘했던 사람이 당대표? 말이 안 돼”

<뉴시스>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거침이 없었다. 어떤 질문에도 자신의 소신을 거리낌 없이 ‘세게’ 얘기했다. 바른미래당 당권 주자로 나선 이준석(33) 전 노원병 당협위원장 얘기다.
 
그는 유력 당대표 후보로 평가받는 손학규 전 상임선대위원장을 겨냥해 “상황 판단 능력이 빵점”이라며 당대표 자격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고, 바른미래당 전 경기지사 후보이자 당권 경쟁 주자인 김영환 후보에 대해선 “본인 인지도 높이려 출마했었다”라며 돌직구를 날리기도 했다.
 
이 후보는 본인의 당대표 출마와 관련해선 “중요한 건 나이와 경력이 아니라 정당 운영에 있어 공명정대하게 운영할 수 있는 민주적 의식이 있느냐 없느냐”라며 자신이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지난 16일 이 후보와 유선으로 나눈 일문일답 내용.
 
- 9.2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출마를 결심하는 데 결정적 계기가 있었다면.
 
▲당이 이렇게 원칙 없이 굴러가도 되느냐는 문제의식이 계속됐다. (지난 6‧13선거 당시) 공천 파동을 보면 정당 체계를 운영하기 위한 민주 의식이 없었다. 이런 부분 바로잡기 위해 나오게 됐다.
 
- 나이‧경력 등에 비춰 ‘다음 기회도 있지 않느냐’는 시각이 여전히 존재할 것 같다.
 
▲나이와 경력 문제 삼는 사람들 보면 저보다 정당 경력 길지도 않다. 저도 정치권 들어온 지 7년 됐고, 정당에서 지명직으로 해볼 수 있는 건 거의 다 해봤다. 최고위원격인 비상대책위원도 해봤고, 당협위원장으로 지역 관리도 해봤다. 

어떤 경험을 더 쌓아야 (당대표를) 할 수 있다는 건지 모르겠다. (나이‧경력 운운하는 것은 청년들을) 짓밟기 위해서 소위 꼰대들이 쓰는 방식이다. 중요한 건 나이‧경력이 아니라 정당 운영에 있어 공명정대하게 운영할 수 있는 민주적 의식이 있느냐 없느냐다.
 
- 당대표가 되면 현재 여당 당권 주자도 그렇고 김병준‧정동영 등 거물급을 상대해야 하는데.
 
▲예전에도 기성정치에 대항해 40대 기수론을 앞세워 정당 개혁하겠다는 분들이 있었다. 그분들에 비해 제가 경력이 결코 짧지 않다. 그렇게 나이, 경험, 경륜 강조하는 사람들이 잘할 것 같으면 바른미래당이 이 짝이 나지 않았을 것이다.
 
- 현재 손학규 전 위원장의 당선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손학규 리더십’에 대해 평가한다면.
 
▲(지방선거에서 맡은) 선대위원장이란 직책은 당에서 대표 준하는 으뜸가는 자리인데, 선거에서 내놓은 결과물이 과연 당원들 눈에 만족스러운가. 당시 선대위원장으로서 했던 무수한 실책들, 예컨대 송파을 나간다고 했다가 안 나간다, 이거 제외하더라도 당시 경기지사 후보였던 김영환 후보에게 어떻게 당비 8억5천만원을 보내줄 수 있느냐. 당비도 얼마 없는데.
 
회계자료 분석해보니까 현수막도 몇 군데 안 붙였고 돈을 어떻게 썼는지 잘 모르겠는데, (문제는) 그런 식으로 나간 후보들이 당 지지율보다 득표율이 낮았다. 이렇게 이해 안가는 전략을 세웠던 사람이, 최근 전투에서 가장 황당한 지휘했던 사람이 당대표 된다면 말이 안 된다. 전략적 판단 오류를 많이 했던 분인데 당대표 되면 제대로 판단 가능하겠는가. (손 전 위원장의) 상황 판단 능력은 빵점이라고 본다.
 
- 안철수‧유승민 두 대주주들의 재기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 전망이 나온다.
 
▲능력 없는 측근들이 없어져야 한다. 그 사람들이 뭐라고 왜 당의 중요한 요직을 차지하고 있나. 가장 황당했던 게 김철근 대변인 발언. 공당의 대변인이 대변인 사퇴도 않고 공개 장소에서 “손에 손 잡고 신용을 지켜라?”(친안계인 손학규‧신용현 지지로 해석) 개인적으로 (김 대변인과) 친한 사이이지만 이거는 아니죠. 이게 뭐하자는 겁니까. 제가 후보가 아니라 일반 당원으로 지켜봤다면 당장 윤리위 제소하자고 했을 것이다. 위험한 행동이었고 비난받아 마땅하다.

- 자유한국당과의 차별화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지금까지 대한민국 보수가 가지고 있었던 비교우위가 뭐냐면 진보에 비해 경제‧안보‧교육 이 세 가지 부문에서 보수가 낫다는 국민 인식이 있었다. 이 때문에 선거에서 이길 수 있었는데 지금은 이 세 가지 기둥이 많이 무너졌다. 옛날처럼 반공보수, 낙수효과, 수월성 교육만으로는 어렵다는 게 현 국민 인식이다. 보수가 경제‧안보‧교육 세 가지 부문에서 가치를 재정립해 기둥을 다시 세워내야 한다.
 
- 바른미래당이 사무처 구조조정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데.
 
▲당직자들이 분노하는 지점은 (지난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들한테는 당비 몇 억씩 퍼줬는데, (이 금액이) 당직자 구조조정에 오히려 들어가는 비용이라고 생각해봤을 때 과연 어느 것이 더 중요했나. 당을 위해 매일 출근하면서 일했던 사람이 중요한가, 선거에 본인 인지도 높이기 위해 출마했던 사람들이 중요한가. 솔직히 말해서 이번 선거에 당 지지율보다 현저히 낮은 득표율 한 사람들은 사무처 직원들한테 석고대죄라도 하는 게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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