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커뮤니케이션의 공격 경영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다음은 최근 세계적 인터넷 기업인 ‘라이코스’를 인수했다. 또 일본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카페스타’를 인수, 일본 시장에도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 같은 다음의 공격적 M&A에 대해 업계에서는 “다음의 국내시장의 한계에 따른 돌파구 마련 차원”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최근 포텔업계의 최대 화두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테라라이코스 인수다. 다음은 지난 8월 초 미국 포털 업체인 라이코스사 지분100%를 약 1,112억(미화 9,500만 달러)의 가격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다음측은 이번 인수를 통해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미국 인터넷 시장에 진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다.

이와 더불어 라이코스의 브랜드 파워와 다음의 비즈니스 노하우를 접목해 ‘라이코스의 트래픽(인터넷 데이터 소통량)증가와 그에 따른 광고, 유료 콘텐츠 수익 향상’, ‘높은 인지도의 라이코스 브랜드 확보를 통한 향후 해외진출 기반 마련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즉 한국 인터넷 시장을 선도해 온 다음이 자사의 비즈니스 노하우를 접목, 라이코스의 트래픽과 그에 따른 수익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 이재웅 다음 커뮤니케이션 사장은 “그동안 쌓아 온 비즈니스 노하우와 라이코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접목,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출발 선상에 선 것”이라며 “라이코스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최근 미국에서 강화되고 있는 홈페이지/블로그 서비스 등을 기반으로 국내시장에서 검증된 수익모델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와 함께 다음은 일본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다음은 지난 7월초 88억원(일화 8억3,000만엔)을 투자해 일본 최대 커뮤니케이션 포털 서비스인 카페스타를 인수, 일본시장에 공략에 나서고 있다. 다음측은 이를 위해 카페스타 운영사인 ‘파워드컴’과 함께 새로운 합작법인인 ‘타온’를 설립, 지분 65%를 확보했으며 파워드컴측은 나머지 35%의 지분을 갖게 된다. 다음측은 자사가 보유한 콘텐츠 및 커뮤니티 운영 노하우와 파워드컴의 안정된 인프라 체계를 통해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일본 포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다음의 이재웅 대표는 “다음은 아직 초기 단계인 일본의 커뮤니티 포털 시장을 적극 공략, 해외 시장의 교두보로 삼을 예정”이라며 “다음의 우수한 콘텐츠 능력을 바탕으로 일본 뿐 아니라 세계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 글로벌 기업으로써 자리매김 할 계획이다”라고 강한 포부를 밝혔다.

이처럼, 다음측이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들을 속속 인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외적으로는 ‘세계시장’공략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국내 시장의 한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실제로 이재웅 다음 사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3년 이내에 국내적인 한계를 탈피하지 못하면 모두 망할 수도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다음 스스로 현재 국내시장으로는 ‘위기’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현재 국내 인터넷 시장은 지난 2 3년 동안 이어진 초고속 성장이 막을 내리고 있다. 폭발적인 가입자 증가나 광고수익은 더 이상은 기대하기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게다가 지금까지 포털업계의 성장에는 독자적 노력보다는 초고속망 보급 확대, 정부 인터넷 기업 육성 등의 외적인 요인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따라서 앞으로 고급기술이나 서비스를 가진 외국 기업들이 한국에 진출했을 때 그 상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다음측이 위기 돌파구로 공격적인 M&A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다음의 이런 위기 돌파에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업계에서는 다음이 라이코스의 부실한 재정 상태와 문화 및 언어 차이 등으로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업계나 증시전문가들은 “적자기업을 왜 인수했는지 모르겠다”는 냉담한 반응이다. 실제로 인수 발표 후 다음의 주가는 계속 곤두박질쳐 지난 2년여만에 3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대부분의 증권 전문가들은 다음이 적어도 2005까지는 라이코스 인수에 따른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이런 회의적 반응에도 불구, 다음측이 라이코스를 인수한 것은 “라이코스 도메인의 인지도를 통해 단숨에 인터넷의 본고장인 미국 공략과 국내 시장의 한계 극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다음측이 모험적인 M&A를 통해 현재 국내 인터넷 시장의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을지 자못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