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가맹점 수수료 상승’으로 유통·카드사간 분쟁이 뜨거웠지만, 삼성카드는 뒷짐만 지고 있다. 일각에선 “지난 2000~2001년 당시 회원확대를 위해 유통업체 등과의 무차별적인 제휴로 가맹점 수수료 체계를 무너뜨린 주역인 삼성카드가 정작 중요한 시기에는 뒤로 빠져서 자기 이속만 챙기고 있다”며 공격했다. 더욱이 이마트 내 삼성카드 결제비율은 이 기간 평소 21%에서 29%로 부쩍 늘기까지 했다. 현재 삼성카드는 이마트 가맹점 수수료 상승 분쟁에 한발 물러 서 있는 상태다. 삼성카드는 “당연히 원가에 못 미치는 가맹점 수수료를 인상하고 싶다. 그러나 지난 6월 삼성카드와 이마트는 가맹점 수수료율을 0.9%에서 1.5%로 인상해 재계약 협상을 이미 완료했다.

또다시 수수료를 인상하는 것은 계약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하지만 삼성카드는 홈플러스에도 수수료 인상 협상을 요구하지 않았다. 대신 롯데마트를 붙잡고 가맹점 수수료를 “종전 1.5%에서 2.4%로 인상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이를 놓고 카드업계는 “할인점 업계 1, 2위인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가만두고, 업계 3위인 롯데마트를 닦달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삼성카드가 이처럼 이마트와 홈플러스에 관대할 수밖에 없는 것은 태생의 고리가 연결되기 때문. 신세계 이마트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누나인 이명희씨가 회장으로 있는 곳이다.

지금 신세계는 삼성그룹에서 계열 분리됐지만, 현재 삼성카드는 이마트 홈플러스의 특수관계인으로 신세계가 삼성카드 주식 144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삼성카드 박 사장과 신세계 구학서사장은 삼성그룹 비서실에서 같이 근무한 적 있는 막역한 사이.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옛말처럼 아무래도 서로 보듬어 줄 수밖에 없다. 신세계 이마트측도 “삼성카드와는 제휴해 조금 할인된 수수료를 적용받고 있다”고 털어놨다.삼성카드와 홈플러스 관계도 비슷하다.

삼성측은 홈플러스에 가맹점 수수료를 1.1%로 적용해주고 이번 수수료 인상을 피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정식 명칭은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로 삼성물산이 지분 11%를 갖고 있다.이처럼 삼성카드와 가맹점간의 수수료율 역시 관련기업과 비관련기업간의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 그러나 삼성카드 관계자는 “각종 수수료는 개별기업들이 만나 비공개로 일대일 계약을 한다. 구체적인 수수료율은 알려줄 수 없다”며 “그러나 관계사라고 해 무조건 낮은 수수료율을 책정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