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전 세계적인 ‘미투(Me Too)'운동을 촉발시킨 이탈리아 영화배우 아시아 아르젠토가 2013년 17세 소년을 성폭행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해 진실 여부를 놓고 미국 언론이 떠들썩하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아시아 아르젠토가 2013년 캘리포니아 마리나 델 레이 호텔에서 지미 베넷을 성폭행한 후 입막음으로 총 38만 달러를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NYT가 입수한 문건들에 따르면, 아르젠토는 지난해 와인스틴 성폭행 폭로로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던 시기에, 자신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와 보상 협상을 벌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가 작성한 문건에는 아르젠토가 성폭력 피해자로 비춰지는 데 대해 자신의 고객이 견디기 힘들어 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 보도 직후 팬들도 분노를 나타냈다. 20일 NBC뉴스에 따르면, 팬들은 아르젠토를 향해 위선자, 아동성애자, 성폭행범 등으로 비난을 퍼붓고 있다.

여성계에서는 NYT의 보도 내용에 당혹해 하면서도, 아르젠토 건을 ‘미투(Me Too)'운동에 대한 공격 빌미로 삼으려는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미투 운동'을 창시한 미국 사회운동가 타라나 버크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사람들은 이 운동(미투 운동)의 신뢰를 떨어트리기 위해 (아르젠토 관련) 최근 보도를 이용할 것이다. 그런 일이 벌어지게 내버려두지 말자"고 촉구했다. 또 “이 운동은 구경하는 스포츠가 아니라, 사람들 스스로가 만들어 내는 것(운동)"이라면서, “잘못된 내러티브를 바꾸는 데 진지하지 못하다면, 우리는 문화를 바꿀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미성폭력재원센터(National Sexual Violence Resource Center)의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로라 팰럼보도 “미투운동은 한 두 사례보다 더 큰 운동"이라고 말했다.

성폭행 피해자 상담 전문가인 서맨서 메이니위츠는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성폭행 문제의 복잡성, 그리고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순환성'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어떤 면에서는 피해자가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면에서는 폭력의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절대적인 거짓 뉴스 ‘충격’

아시아 아르젠토 측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21일(현지시간) 할리우드 리포터에 따르면, 아시아 아르젠토는 이날 대리인을 통해 성명서를 발표하며 “절대적으로 거짓인 뉴스를 읽고 충격을 받고 상처를 입었다”면서 “나는 지미 메넷과 어떠한 성적 관계를 맺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아르젠토는 38만 달러를 지불한 이유도 공개했다. 하비 웨인스타인의 성추문 스캔들이 일어났을 때 베넷이 자신을 협박하며 터무니없는 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남자친구이자 지난 6월 사망한 유명 셰프 앤서니 보댕이 이러한 상황을 끝내기 위해 돈을 주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아르젠토는 베넷에게 어떤 협박을 당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그는 “나는 허위 주장에 반대할 수밖에 없다”면서 “필요한 단계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하며 법적 조치 가능성을 암시했다. 

아시아 아르젠토는 지난해 10월 이탈리아 TV에 출연해 “하비 웨인스타인이 호텔 방에서 목욕 가운을 걸치고 나오더니 크림을 주면서 마사지를 해달라고 했다”라고 말하며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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