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토요일에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당대표가 선출됐다.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당대표는 태생적으로 무거운 짐을 지고 그 임기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 2020년 국회의원 총선거의 공천권을 얘기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그 이전에 당대표를 물러나야 할 상황이 도래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의 운명이고 그들이 선택한 길이니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

돌이켜보면 지난 2년 동안 더불어민주당을 이끌어 왔던 추미애 대표는 전신 정당을 포함하여 더불어민주당 정당 역사상 유례 없는 황금기를 이끈 대표다. 물론 추미애 대표 자신의 리더십이 그러한 황금기를 이끈 이유가 되기도 했지만, 여러 가지 정치적 환경이 그녀를 성공한 당대표로 만든 것도 무시할 수는 없다.

추미애 대표는 2016년 8월, 20대 총선에서 제1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의 당대표가 되었고, 이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을 파헤치며 탄핵정국에서 그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추다르크라는 별명에 걸맞게 탄핵정국에서 주도권을 틀어쥐며, 20대 총선 직후만 하여도 더불어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가 제3당의 유력 대선 후보에게 상당한 격차로 밀리고 있던 상황을 단숨에 역전시켜버렸다.

그리고 지난해 5월 9일 실시된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를 대통령에 당선시켰다. 혹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탄생을 문재인 후보의 개인적인 인기와 촛불민심의 불가역적인 선택이었다고 단순하게 평가하지만, 문재인 후보가 얻은 최종 득표율이 41.1%에 불과했고, 대선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일부가 정치적 선택으로 흔들리고 있었음을 감안하면 추미애 대표가 당을 일치단결 결속시킨 공은 충분히 평가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1년 동안은 추미애 대표의 정치적 존재감이 그 이전에 비해 현저하게 낮아진 것도 틀림없는 사실이다. 물론 추미애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정치적으로 선택한 결과일 수 있다. 그러한 선택은 필연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이 당청관계에서 청와대에 끌려가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이제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당대표는 이러한 당청관계를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청와대가 정치를 이끌던 힘도 지난 지방선거에서 모두 소진됐다. 이제는 당이 중심이 되어 국정을 이끌기 위한 새로운 정치적 힘을 만들어 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기 위해서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당대표는 다음에 유념해야 할 것이다.

첫째, 말로 하는 협치가 아니라 국회에서 실질적인 협치가 이루어지도록 당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야당과의 힘겨루기가 아닌 야당을 어우르는 정치력을 당대표가 발휘해야 한다.
둘째, 당이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 관료에 의존하는 정책이라면 굳이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이 아니어도 상관없는 일이다. 정권교체의 효능감을 당이 주도하는 정책에서 보여줘야 한다.
셋째, 청와대가 정치를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여당이 정치를 주도할 수 있도록 당대표가 적절히 청와대를 견제해주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 유의한다면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당대표는 추미애 대표시대의 황금기를 최소 2년은 더 연장시킬 수 있고, 본인도 성공한 당대표의 반열에 오르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