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 속에서 과연 어떤 당이 얼마만큼의 의석수를 확보할 것인지가 관심의 대상이다. 물론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 열린우리당이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어 소수여당으로서의 설움을 딛고, 거대 여당으로 거듭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향후 벌어질 각종 정치적 변수를 감안한다면 그 결과는 예측불허다. 이에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 및 총선 출마자들이 예측하는 총선 결과는 물론 향후 벌어질 각종 정치적 변수를 감안해 17대 총선의 판세를 분석해 봤다.

또한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 대해서는 각 지역 대표언론사의 정치부장들이 예견하는 총선결과도 반영했다.현재 지역구 243석 및 비례대표 56석을 포함한 전체 299개 의석 가운데 우리당이 최소 175석에서 200석을 차지, 과반 의석을 넘긴 제 1당으로 등극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 한나라당은 70~103석, 민주당은 지역구 3~4석을 포함, 8~10석에 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특히 관심이 가는 부분은 민주노동당의 선전이다. 현재 지역구 3석을 포함해 6석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 자민련은 5~6석, 무소속·기타정당이 2~10석 정도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서울은 총 48개 지역구로 이뤄져 있다. 전체 243개 지역구의 20%를 차지한다. 무엇보다 서울지역의 경우 굵직굵직한 정치 인물들이 많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수도권에서의 승리가 이번 총선에서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열린우리당의 절대 우세로 나타났다. KBS의 지난 20일 여론조사(미디어리서치 의뢰)에서는 서울 20개 지역구에서 열린우리당이 모두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조선일보의 17일 여론조사에서도 서울의 경우 열린우리당 지지율이 42.8%로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의 19.0%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민주당은 9.9%, 민주노동당은 4.8% 순이었다.

특히 KBS의 조사에서 주목되는 것은 서울지역의 경우 열린우리당의 정치신인이 한나라당의 주요 후보군을 누르고 있다는 점이었다. 서울 광진을의 경우 ‘추다르크’로 불리며 국민의 이목을 집중하고 있는 민주당 추미애 후보는 14.7%에 그쳤다. 반면 열린우리당 김형주 후보는 36.4%로 추 후보를 크게 앞섰다. 탄핵역풍이 거세다는 것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이처럼 탄핵정국속에서 열린우리당 소속 후보들이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어 총선에 탄핵이슈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KBS 조사에서 서울지역 20개 지역의 열린우리당 후보의 선전은 이뿐만이 아니다. 동대문을(열린우리당 허인회 후보-46.5%, 한나라당 홍준표 후보-19.4%), 서초갑(열린우리당 함종길 후보-27.1%, 한나라당 이혜훈 후보-20.8%), 종로(열린우리당 김홍신 후보-46.8%, 한나라당 박진 후보-17.0%) 등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각 정당 후보자들이 자신의 승리를 장담하고 있고, 조직력에서 열세를 보이는 후보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그 결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또한 탄핵정국이 어떻게 변해갈지도 변수다.이런 상황을 종합한 <일요서울> 자체 분석 결과에 따르면 현재 서울지역의 경우 열린우리당이 24곳에서 우세, 19곳에서 경합을 벌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또 한나라당은 우세 2곳 경합 16곳 정도로 경합지역에서는 열린우리당과 박빙의 승부를 겨룰 것으로 보이며, 민주당은 5곳 정도에서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기·인천

선거구가 61곳에 달하는 경기·인천지역에서도 열린우리당의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일요서울> 자체 분석 결과, 38개 지역에서 열린우리당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고, 경합이 예상되는 지역도 19개 선거구에 달한다. <일요서울> 자체 분석 결과, 한나라당이 우세 4곳 경합 15곳, 민주당이 3곳에서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특히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간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곳이 16곳에 달해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상황.실제 한나라당 홍사덕(61) 의원과 열린우리당 한명숙(60) 전환경부장관이 맞붙은 경기 고양 일산갑은 이번 4·15 총선 빅매치 지역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경기 북부의 강남지역으로 불리는 일산갑은 모두 4개 선거구가 걸려 있는 고양시 전체 선거판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두 당 모두 거물급을 배치했다.

지난 2000년 총선 때 민주당 정범구 후보가 44.5%의 득표율로 39.8%를 얻은 한나라당 오양순 의원(비례대표)을 제치고 당선됐지만 일산갑은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강세지역으로 꼽힌다. 현재까지 여론조사 결과(<중앙일보> 23일 발표)에서는 한명숙 후보가 지지율 35%로 21%의 홍사덕 후보를 앞서고 있다.이어 이번 총선에서 화성과 분구된 오산은 경기도지사를 지낸 거물급 정치인 민주당 임창열 후보와 탄핵 후폭풍 기세를 타고 있는 열린우리당 안민석 중앙대학교 사회체육학부 교수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KBS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안 교수는 47.1%로 임 전지사(16.1%) 를 31%포인트나 앞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한나라당 이기하 후보는 10.1%였다. 그러나 ‘인물 적합도’를 묻는 항목에서는 임 전지사가 23.4%로 안 교수(21.3%)를 앞질러 정치상황 변화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 분구지역인 경기 광명을 선거구에서는 경륜의 전재희 의원(한나라당)과 패기의 양기대 후보(열린우리당)의 불꽃 튀는 성대결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광주광역시 구의원 출신인 박정희 후보를, 민주노동당은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위원장을 지낸 김연환 후보를 내세웠다.광명시는 조세형(민주당) 전 의원, 손학규(한나라당) 경기도지사 등 한나라당과 구민주당의 거물급 정치인들이 두루 거쳐간 곳이지만, 최근 판세를 보면 이곳 역시 탄핵정국의 사정권 안에 있는 듯하다. 최근 KBS 여론조사 결과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양후보가 지지도 40.3%로 1위를 달렸고, 전의원은 22.6%에 그쳤다.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열린우리당이 일방적인 여론 우위를 보이고 있어 한나라당 후보들이 현재의 위기국면을 어떻게 뚫을 수 있을지 관심사다.즉 탄핵 역풍이 얼마나 지속되느냐가 지지율 자체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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