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이 27일 국회의원 출신인 함승희 변호사(67)가 30대 여성과 데이트를 즐기면서 강원랜드 법인카드를 사용했다고 단독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함승희 변호사는 강원랜드 사장으로 있던 당시 3년간 총 636차례에 걸쳐 법인 카드를 사용했고, 이 중 314건을 서울 방배동 서래마을 일대에서 사용했다.

함승희 전 강원랜드 사장이 재직시절 동안 자신이 설립을 주도한 포럼 운영 등과 관련해 부적절한 용도로 회사 법인카드를 수백건 사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강원랜드가 공개한 3장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 함승희 전 사장이 지난 2014년 12월 취임 후 3년간 '포럼오래' 사무국장 손모씨와 함께 수백회에 걸쳐 법인카드를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함 전 사장은 취임 후 3년간 서울에서 사용한 법인카드 결제 횟수는 총 636회며, 이중 314건을 손씨의 거주지인 서울 방배동 서래마을에서 사용했다. 주 사용처는 레스토랑과 카페, 빵집, 슈퍼마켓 등 손씨의 집 인근 상점인 것으로 드러났다.

함승희 변호사의 상대로 지목되는 여성은 함 전 사장이 2008년 설립한 보수성향 싱크탱크 ‘포럼오래’의 사무국장 손모(38)씨로 서래마을에 거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함 전 사장은 손씨와 개인적 만남에 법인 카드를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포럼오래 사람들과 만나서 식사를 할 때는 포럼의 법인카드를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한두 번을 제외한 모든 해외 출장에 손 씨가 동행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손 씨와 몇 차례 동행한 적은 있지만 해외 출장 시 매번 함께 다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포럼오래’는 2007년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민주당을 탈당하고 박근혜 캠프에 합류했던 함승희 전 강원랜드 사장이 지난 2008년 만든 연구단체다. 강석훈 전 박근혜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 한국당의 이완영ㆍ박덕흠ㆍ김석기 의원 등이 회원으로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2년 대선 이후에는 친여인사 300여 명이 참여하는 등 영향력이 높았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을 포럼오래 정책연구원장으로 영입한 사람이 함 전 사장이기도 하다.

함 전 사장은 1990년대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을 맡은 특수부 검사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지난 2000년 새천년민주당 공천을 받아 제16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하지만 2007년 민주당을 탈당해 박근혜 대통령후보 선거캠프에 합류했다. 이듬해인 2008년 4월 총선에서 친박연대 최고위원과 공천심사위원장을 지냈다. 그해 5월 박근혜 싱크탱크로 불리는 '포럼 오래'를 설립했다. 2014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제8대 강원랜드 사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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