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업계의 대부’전락원 회장의 타계로 파라다이스 그룹의 후계체제 및 향후 카지노업계의 사업판도 등이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 회장의 장남인 전필립 부회장이 앞으로 파라다이스 그룹을 이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72년 외국인 전용카지노로 시작된 파라다이스그룹은 서비스 사업인 호텔, 레저, 게임산업 중심으로 급격히 성장한 기업. 특히 2002년 11월 우여곡절 끝에 코스닥 입성에 성공함으로써 2003년 시가총액 기준 재계 30위권을 차지, 재계의 영향력도 커졌다.그룹의 모기업인 (주)파라다이스는 국내 최대인 서울 워커힐호텔 카지노 등을 발판으로 매출액(2003년 기준) 2,306억원, 순이익 442억원을 낸 알짜기업이다. 그 외에 계열사로는 지역과 아프리카 케냐 사파리파크호텔 등을 포함, 11개 영리법인과 5개의 비영리법인을 거느리고 있다. 그룹 매출액만 6,000억원대.

이 같은 파라다이스의 외형적 성장에는 ‘카지노의 대부’로 알려진 전락원 회장이 있었다. 전 회장은 96년에는‘슬롯머신 비자금 문제’등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지만, 파라다이스의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것이 사실. 그런데 지난 3일 전 회장이 오랜 지병인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전 회장의 사망을 계기로, 파라다이스의 향후 지배구조 및 사업방향 등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 회장은 생전에 지분을 대부분 정리한 상태. 전 회장은 지난 3월말까지만 해도 파라다이스 지분율이 26.46%로 최대주주였다. 하지만 건강이 다시 악화되기 시작할 무렵인 지난 5월부터, 전 부회장 등 자녀들과 파라다이스부산에 지분을 증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실제로 전 회장은 지난 6월 전 부회장과 그가 운영하는 파라다이스부산에 지분을 증여하며, 2대주주로 물러난 바 있다.

이후 8월에는 두 딸인 전원미, 전지혜씨에게 각각 3.3%(시가 약 120여억원)의 지분을 증여함으로써 지분율이 더욱 감소했다.현재 파라다이스의 최대주주는 파라다이스부산으로 30.7%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파라다이스건설산업이 7.49%, 전 회장이 6.65%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에 반해 전필립 부회장은 0.27%에 불과하며, 아내와 아들의 지분을 합치더라도 0. 6%에 불과하다.하지만 전 부회장은 파라다이스부산의 최대주주로 지분 81.58%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전 회장은 파라다이스부산을 지주회사로 (주)파라다이스를 비롯, 파라다이스그룹을 지배할 수 있는 구조다.여기에 앞으로 상속과정에서 전 회장의 파라다이스지분 6.65%까지 전 부회장에게 넘어갈 경우, 전 부회장의 파라다이스에 대한 지배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처럼 전 부회장은 아버지 사망이후에도 안정적인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지만, 대외적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바로 정부가 최근 서울에 2개, 부산에 1개의 신규 카지노를 허가키로 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카지노 3곳을 허용할 경우 파라다이스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그간 파라다이스는 36년간 서울 외국인전용 카지노를 독식해왔던 것이 사실. 특히 워커힐호텔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경우, 독점체제를 바탕으로 연간 순이익만 수백억원에 이를 정도로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었다.하지만 수도권에 새로운 카지노가 생길 경우, 워커힐 카지노는 그만큼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파라다이스측은 “카지노 매출의 80%가 VIP고객을 통해 나오기 때문에 서울지역에 신규 카지노가 생기더라도 단기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정부의 신규 카지노 허가문제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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