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임대료 등 막대한 개발이익을 노릴 수 있는 알짜 땅을 왜 팔아야 했는지 여부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삼성물산은 대외적으로 “이번 자산매각은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돈이 자사주 매입 등 M&A에 대한 방어에 쓰이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증권업계 등에서는 “조만간 삼성물산이 외국계 펀드의 공격 대상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삼성물산 내부적으로도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지난달 27일 전경련 주최 포럼에 참가한 김신 상무도 “삼성물산이 향후 1~2년 내에 적대적 M&A를 목표로 한 소버린 같은 펀드의 공격을 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면서 “삼성물산이 제2의 SK가 될 가능성이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김 상무는 “삼성물산의 지분을 소유한 헤르메스 등이 M&A에 대해 경고하면서 각종 경영과 관련한 요구를 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김 상무의 발언 등을 종합해볼 때 최근 삼성물산 경영에 외국인 펀드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이에 따라 삼성물산으로서는 외국계 펀드의 간섭에서 벗어나 경영권 안정을 꾀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인 셈이다.업계 관계자는“취약한 지배구조때문에 삼성물산이 자사주 매입 등을 적극적으로 펼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실제로 삼성물산은 지난 8월 카자흐에 합작투자한 구리제련사 카작무스지분 24.8%(본사 9.3%+홍콩 현지법인 15.5%)를 1,155억원에 처분했다. 이와 함께 할인점인 삼성테스코(삼성홈플러스)의 지분 매각 일정을 사실상 확정했다. 삼성물산은 현재 11%의 삼성테스코 보유지분을 오는 2007년에 5%, 오는 2011년에 5%, 나머지 1%는 추후 매각하기로 영국 테스코사와 합의했다.
매각 가격도 최초 5%지분은 기준가격 3만9,303원에 상하 20% 범위 수준에서 결정키로 했다. 나머지 지분은 추후 협상할 예정이다.증권 업계 관계자는 “이번 자산매각은 재무구조조정 차원도 있지만,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 이라며 “삼성물산은 적대적 인수합병(M&A)건이 수시로 재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이처럼 대내외적으로 삼성물산에 대한 M&A 가능성이 커지자, 삼성은 그룹 차원에서 ‘삼성물산 구하기’에 적극적이다. 삼성SDI는 지난달 17일부터 시장의 부정적 반응으로 인한 주가하락을 무릅쓰고 삼성물산 주식 431만주(약 700억원)를 사들였다.그 결과 삼성SDI는 삼성물산에 대한 지분율이 4.5%에서 7.4%로 높아져 최대주주가 됐으며, 삼성물산에 대한 그룹의 지분율은 15.64%로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이 삼성물산에 대한 그룹 차원의 경영권 강화 시나리오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