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눈치 보느라 할 말 못하는 최고위원 되지 않을 것”

“청년대표로서 청년 목소리 제대로 대변”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불혹’을 갓 넘긴 41세의 초선 정치인이 당선 기록을 연이어 깨뜨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 얘기다. 부산 연제구가 지역구인 김 의원은 2016년 총선에서 최연소 지역구 의원에 당선된 데 이어 최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다시 최연소 최고위원에 선출, 40대 초선 돌풍의 중심에 섰다.
 
김 의원은 31일 일요서울과의 인터뷰에서 “이해찬 대표에게 쓴소리할 수 있는 최고위원이 되겠다”며 패기 넘치는 포부를 밝혔다. 또 “어느 조직이든 새로운 세대가 활성화되지 못하면 그 조직의 미래는 없다”며 ‘청년 육성’을 강조하는 한편, “당 열세지역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 내용이다.

 
- 민주당 ‘최연소 최고위원’에 올랐다. 소회가 남다를 듯하다.
 
▲(우선) 부족한 저를 최고위원으로 일할 수 있게 도와주신 국민과 당원동지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당선의 기쁨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도 느낀다. 약 두 달간의 선거운동 기간 동안 수도권, 영남, 호남, 충청, 강원, 제주 등 전국 곳곳을 누볐는데,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서 많은 당부의 말씀을 주셨다. 반드시 응원과 지지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이번 전당대회에서 40대 초선 의원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러한 결과를 만든 표심에 대해 어떻게 분석하나.
 
▲청년 정치인들의 도전 자체를 긍정적으로 평가해주신 것 같다. 젊은 초선 의원들이 집권 여당에 활력을 불어넣어 역동적인 당으로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본다. 보통 초선 의원은 인지도와 조직력, 자금력 등 모든 면에서 열세 일 수밖에 없는데, 쉽지 않은 도전에 많은 응원을 보내주셨다.
 
또 청년 정치인으로서 우리사회 청년들의 어려움을 잘 대변해 달라는 요구가 높았다고 생각한다. 당내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던 청년 최고위원제도가 폐지되었지만, 이 역할을 40대 초선 의원들에게 맡겨주신 것이라고 본다.
 
(아울러) 지방분권 시대를 맞아, 지역 대표성 가진 최고위원 후보의 필요성에 공감하신 것 같다. 수도권과 충남을 제외하고는 제가 지역 대표성을 가진 유일 후보였다. 이번 전당대회부터 당의 권역별 최고위원 제도도 폐지됐는데, 국민과 당원들께서 당의 지지기반이 약한 열세지역을 대변할 수 있는 최고위원도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해 주셨다고 본다.
 
- 그간 이해찬 대표를 겪어본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소통의 어려움’을 언급한다. ‘이해찬 체제’ 하에서 지도부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거란 부정적 전망이 나오는데.
 
▲최근 집중적으로 만나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있는데, 소통을 충분히 잘 하신다고 느꼈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소통의 어려움’은 문제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 대표는 국정 전반에 걸쳐 굉장히 해박하고 정치 내공이 깊은 분인데, 집권 여당의 중심을 확실하게 잡으실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에 선출된 최고위원의 면면을 보면 초선 2명, 재선 2명, 4선 1명으로, 신구 조화가 잘 이루어진 최고위원회가 구성됐다. 당대표를 포함해 균형과 조화를 이룬 당 지도부가 서로 소통하고 화합하며 당 운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이다.
 
- 이번에 당선된 최고위원 대부분이 이해찬 대표를 직‧간접적으로 지지했다고 알려져 있다. 추후 지명직 최고위원까지 ‘親이해찬 체제’가 구성돼 내부의 쓴소리가 사라지는 ‘독주 체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대표와 최고위원은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견제할 것은 견제하는 ‘건강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선거 초반부터 당대표 독주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은 잘 알고 있다. (안팎의 우려 목소리는) 그만큼 최고위원의 당대표 견제 역할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본다.

(저는) 내부 비판이 필요한 사안이 생겼을 때 쓴소리 할 수 있는 최고위원이 되겠다. 당대표 눈치 보느라 할 말 못하는 최고위원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 최고위원으로서 향후 본인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규정한다면.
 
▲청년대표로서 청년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해 나가겠다. 어느 조직이든 새로운 세대가 활성화되지 못하면 그 조직의 미래는 없다. 당의 미래세대가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전국청년위원회에 정당 국고보조금의 5% 배정해 예산을 확충하겠다.
 
청년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1인을 안정권에 우선 배치하고, 공직선거후보자 추천시 청년후보자 추천비율을 준수하는 등 유능한 청년 정치지망생에게 충분한 기회를 보장하겠다. 또 청년정치인 육성 시스템을 만들어 당의 새로운 세대가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겠다.
 
또, 지방분권 시대를 맞아 지방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당 열세지역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부산·울산·경남의 주민들께서 30년 묵은 지역주의를 깨뜨려 주셨고, 대구·경북에서는 지역주의를 극복할 토대를 만들어 주셨다. 이제는 당이 그 지지에 보답할 차례다.
 
(이를 위해) 권역별로 민주연구원 분원을 설치하고 지원을 강화해 지역 실정에 맞은 정책을 수립하겠다. 또 대구·경북 지역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1인을 안정권에 우선배치해 후배 정치인들을 위한 토대를 만들고, 당의 험지에 민주당의 가치가 뿌리내리게 하겠다.
 
이밖에 광역 시·도당에 국고보조금과 당비 지원을 대폭 늘려 예산을 확충하고, 당원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도 적극 지원하겠다. 광역 시·도당의 업무안정화를 위해 시·도당 당직자의 정규직화도추진하겠다.
 
(아울러) 당이 남북평화시대에 중추적인 견인 역할을 하도록, 당내에 가칭 ‘한반도 평화경제위원회’를 설치해 지속가능한 남북경제협력 방안을 준비하고 추진해 나가겠다.
 
- 정부여당이 최근 안팎으로 위기에 빠진 모습이다. 민주당이 풀어가야 할 최우선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민생문제 해결이 가장 큰 요구인데, 국민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민생·개혁입법의 원활한 국회 통과를 위해선 다음 총선에서 많은 의석수를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총선 승리만을 기다릴 수 없기 때문에, 야당과의 협치를 통해 민생·개혁입법을 최대한 빠르게 완수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또, 국내외에 조성된 한반도 평화무드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가 국내외에 조성된 한반도 평화무드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집권여당이 한반도 평화경제를 주도적으로 견인해야 한다.
 
- 끝으로 못 다한 말이나 강조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 새로 선출된 민주당 지도부와 하반기 국회가 이끌어갈 앞으로의 2년은, 문재인 정부의 성패와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다. 21대 총선 승리와 문재인 정부의 성공, 민주정부 4기 정권 재창출을 위해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최고위원직에 임하겠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