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지난달 28~30일 3일간 기습적인 폭우가 서울과 수도권을 휩쓸고 지나가면서 예측이 어려웠던 이번 비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뒤를 잇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30일 오전 9시까지 누적강수량은 서울과 수도권에서 주교(고양) 524.0㎜, 도봉(서울) 496.5㎜, 장봉도(인천) 485.0㎜, 의정부 462.5㎜, 중면(연천) 448.5㎜, 김포 441.5㎜ 등으로 측정됐다.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500㎜ 내외의 폭우가 쏟아진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서초에서 측정된 누적강수량은 115.5㎜에 불과하다. 구로는 120.5㎜, 성동은 124.0㎜ 등으로 같은 서울시임에도 불구하고 도봉의 20%에 불과한 강수량이 측정됐다.
 
이 같은 차이는 북태평양고기압과 북서쪽 저기압이 만나면서 강수대가 좁아져서 일어난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한반도가 아직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을 받는 상태에서 대기가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강도가 강한 따뜻하고 차가운 공기들이 만나면 강수대가 좁아지고 매우 강한 비가 내리게 되며, 비가 내리는 지역 폭이 좁아지다 보니 일부 지역에 국지성 호우가 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상이 열로 뜨겁게 달구어진 상태도 비가 많이 내리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의 비가 따라오는 구름은 가늘고 좁은 형태라서 강북 쪽 피해가 컸다"며 "결국 수증기가 어느 쪽으로 몰리냐에 따라 국지적인 차이가 나올 수밖에 없기에 도봉구와 강남구 정도의 차이는 딱히 이상 현상이라고 볼 수 없다"고 전했다.
 
40도를 넘나드는 역대급 폭염에 이어 곧바로 단기간에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진 올 여름 날씨를 두고 동남아식 아열대 기후로 바뀌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많았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서는 아직 속단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스콜은 낮에 비가 오고 밤에 개는 자체적인 순환 방식을 갖고 있어 이번 폭우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뜨거운 공기가 지상에 모아져 하늘로 올라가 비가 내리는 '열 변화'인 스콜은 주기적으로 발생한다. 기습 폭우와 차이가 있다.
 
또 국내에서 나타난 폭우는 기온에 의한 열 변화 뿐 아니라 뜨거운 바람이 양쪽에서 들이닥친 역학적인 요소도 있기 때문에 다르다고 한다.
 
다만 기온이 계속 높아지면 이번처럼 집중호우가 잦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온이 상승하면 지상에 수증기가 많이 형성되고 비구름 떼가 자주 형성된다. 무거워진 비구름이 일부 지역에 쏟아지는 현상이 자주 일어날 수밖에 없다.
 
기상청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여름에서 가을로 가면서 북쪽의 차가운 공기들이 북태평양고기압 세력과 만났고, 그 경계가 남쪽으로 내려와 국내에 걸린 거라고 보면 된다"며 "강하고 좁은 수증기 띠로 집중호우가 생기긴 했지만 직접적으로 동남아 호우와 비교하긴 이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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