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가량 국내에 체류할 예정인 박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치르면서 쌓인 피로를 풀고 가족, 지인들과 시간을 보낸다.
인천공항에는 이른 아침에도 5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박 감독의 달라진 위상을 입증했다. 여행객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금의환향한 박 감독을 카메라에 담았다.
박 감독은 “특별히 한 것도 없는데 일찍부터 반갑게 맞이해주셔서 감사하다. 아시안게임 때 국민들께서 베트남 축구에 성원 보내주셔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박 감독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했다. 메달은 못 땄지만 첫 4강에 오른 것으로 알고 있다. 선수들이 베트남 축구에 발자취를 남긴 것 같다”고 돌아봤다.
또 “대회에 나가기 전 (우리나라와 견주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님하고 잠깐 미팅을 했다. 장관님이 ‘아시안게임은 예선만 통과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셨다. 대부분이 예선 통과 정도로 생각했다. 베트남 언론도 아시안게임에 기대를 많이 하지 않는다는 느낌은 받았다.”
예상치 못한 승리에 베트남 전역은 말그대로 난리가 났다. 경기가 열릴 때마다 베트남 거리는 축구팬들의 함성으로 가득찼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한국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U-23 챔피언십과 아시안컵에서 연타석 홈런을 친 박 감독의 다음 목표는 11월 열릴 스즈키컵이다. 동아시아 최대 축구 대회인 스즈키컵에서 베트남은 10년 만에 우승을 노린다. 박 감독은 10월 한국 전지훈련을 통해 조직력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박 감독은 "갈수록 부담이다. 아시안게임에서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얼떨결에 성적이 났다”면서 “부담도 되지만 걱정한다고 될 것도 아니다. 즐기면서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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