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조직폭력배와 연합해 수천억 원대 불법 인터넷 경마 사이트를 운영한 무리가 경찰에 적발됐다. 해당 사이트에서 불법 도박을 한 이들도 단체로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3일 수천억 원대에 이르는 경마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거액의 부당 이득을 획득한 총책 A(55)씨 등 8명을 도박장 개설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알렸다.
 
또 경찰은 도박 사이트 관리를 담당한 21명과 도박에 참가해 고액의 금액을 배팅한 97명을 불구속 입건 조치했다.
 
A씨 등은 2011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불법 인터넷 경마 프로그램인 '알리바바' '무명' '뽀로로'를 운영하며 사설마권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인터넷 도박장 3곳을 연 혐의를 갖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이 운영한 경마 사이트 3곳의 규모는 총 21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2011년 첫 번째 사설 인터넷 경마장을 개설한 뒤 이어 두 곳을 더 차려 전체 서버 관리를 맡았고, 조직폭력배 등과 각 사이트 관리 역할을 분담했다.
 
A씨는 관리 권한을 분산해 일종의 점조직 형태로 경마 사이트를 운영해 경찰 수사망에 걸리지 않을 수 있었다. 가명·대포폰 등을 이용하기도 했다.
 
사이트 관리를 맡은 조직폭력배 B(42)씨 등 이른바 '센터장'들은 주로 경기도 김포 오피스텔·아파트 등에 아지트를 꾸린 뒤 회원 모집과 사이트를 운영했다.
 
경찰은 이들 조폭 센터장 소유 현금·외제차·전세보증금 등 약 2억 원에 대해 기소 전 몰수보전을 통해 환수 조치하고 현금 1500여만 원도 압수 조치했다.
 
이들은 해당 사이트가 배팅 금액에 상한을 두지 않는다는 점을 적극 홍보해 많은 수의 회원을 모았다. 일반 경마장 등은 이용자들의 과도한 몰입을 예방하기 위해 한 게임에 걸 수 있는 금액을 상한선을 둔다.
 
스팸 문자를 대거 발송하는 한편 과천 경마공원 등에서 인터넷 경마장에 관한 정보를 누설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렇게 모은 3개 사이트 회원이 수천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금액 제한이 사라지자 일부 회원은 약 2억5000만 원을 걸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경마장 운영에 반드시 필요한 경마 장면은 A씨 일당이 경기가 열리는 주말마다 경마장에 몰래 장비를 가지고 들어가 찍으며 경마 사이트에 실시간으로 내보냈다.
 
이를 통해 회원들은 경마장이나 스크린경마장을 가지 않고도 인터넷 화면을 통해 배팅할 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많은 인원이 개입한 범죄이다보니 연루된 모든 이들을 검거하지는 못한 상황"이라며 "지속적으로 한국마사회와 협업 체제를 유지해 단속 활동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체포하지 못한 이들의 계좌로 흘러들어간 돈을 추적하게 되면 실제 경마 사이트 규모는 2100억 원대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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