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계열의 통신기업들이 지난 2005년 사상 최고 실적을 올리며 ‘천덕꾸러기’신세에서 ‘효자’로 사랑을 받고 있다.아예 LG그룹의 핵심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을 정도이다.LG그룹의 핵심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기업은 LG텔레콤, 빚더미에 올라 찬밥신세였던 데이콤과 지난 2002년 데이콤이 한전으로부터 인수한 파워콤 등이다.이들 3개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던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LG그룹은 전자, 화학, 통신 등 3대 산업을 축으로 자본과 경영의 분리를 골격으로 한 지주회사 체제의 지배구조로 개선된 선진형 기업이다. 전자와 화학이 시장에서 선전하며 회사 경영에 도움을 준 반면에 통신 분야는 매년 적자를 기록하는 천덕꾸러기였다. 그런 통신 분야 기업들이 구조 조정과 새로운 마케팅 플랜 효과로 지난 2005년부터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LG텔레콤 경상이익 2,650억과 순이익 2,368억 흑자

SK텔레콤과 KTF에 밀려 이동통신 시장에서 만년 꼴찌를 면치 못하던 LG텔레콤이 지난 2005년 창사 이래 최대의 순이익을 냈다.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650억원과 2,368억원으로 전년 대비 8배와 10배가량 높은 수치다. 이동통신 사업에 초기에 뛰어들어 시장을 선점한 SK텔레콤이 라이벌 이동통신사인 신세계이동통신을 인수하며 점유율 50%이상을 차지하며 시장을 키웠던 것에 반해 후발 주자인 LG텔레콤은 만년 꼴찌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런 LG텔레콤이 지난해 거둔 경영 성적은 주목할만한 것.이동통신 시장을 석권한 SK텔레콤에 비해 가입자가 적어 고전을 면치 못하던 LG텔레콤은 지난 2000년 비동기식 IMT2000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했다.이때 재계일각에서는 LG그룹이 통신사업을 접는 것 아니냐는 소문까지 흘러나왔다. LG텔레콤은 만년 3등 꼴찌의 설움을 떨치기 위해 경영 개선을 한다. 우선 2002년부터 유통구조를 도매에서 소매 중심으로 바꾸면서 직영 체인인 자사 대리점을 늘려 나갔다.또 지난 2003년엔 국민은행과 제휴해 휴대전화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모바일 뱅킹 서비스인 ‘뱅크 온’을 내놨다. 대리점에 ‘폰 앤드 펀(Phone & Fun)’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고객들이 이동통신 서비스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바꿨다.

여기에 2004년부터 휴대전화 통신 사업자를 바꿀 수 있는 번호이동성제도가 도입되면서 상대적으로 덕을 봤다. 지난해 LG텔레콤 휴대전화 가입자는 651만 명, 시장점유율은 17.1%로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했다.LG텔레콤의 관계자는 “소비자 중심의 다양한 상품 개발과 서비스 개선을 통해 경쟁사들과 경쟁해 나갈 계획이다. 또 DMB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들이 이동통신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성장 가능성은 크다. 2010년이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이동통신사의 리더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한다.

데이콤 구조조정 통해 8년만에 첫 흑자 기록

데이콤은 PC통신인 천리안 서비스로 한때 유선통신 사업의 최강자였다. 하지만 급변하는 인터넷 환경에서 대응하지 못하고 무력한 모습을 보였다.이처럼 무력하게 무너지던 데이콤은 지난 2000년 LG그룹에 인수된 뒤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게 된 것.LG그룹은 지난 2004년 서울 강남의 본사 사옥을 처분하고 천리안은 데이콤MI로, 콜센터는 CIC코리아로 분사(分社)했다. 고정자산은 팔고 비효율 사업은 떼어내는 변신을 시도했다.2003년 235%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120%로 뚝 떨어졌다. 현재 음성전화와 전용회선 초고속인터넷 등 유선 통신시장은 포화 상태이다. 그러나 데이콤은 시외전화와 해외전화 서비스 개선과 가격 경쟁력으로 인터넷 전화서비스 업체와의 차별화를 통해 경영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데이콤은 올해 8년 만에 처음으로 5% 내외의 배당을 실시할 예정으로 알려진다.

파워콤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개시…회원 30만명 확보


전력선을 이용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개설을 목표로 설립된 곳이 한국전력의 파워콤이다. LG그룹은 지난 2002년 12월엔 한국전력공사 자회사인 파워콤을 인수하고 계열회사로 편입시키면서 데이콤과 더불어 초고속인터넷 사업에 날개를 달았다. 파워콤은 지난 2005년 9월부터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해 지금까지 30만여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현재 파워콤은 경영실적이나 순익을 기대할 수 없지만 인터넷 및 IT산업의 발전을 계기로 무한 성장 가능성이 크다. 요즘 인터넷 전용선 사업은 속도와의 전쟁이다.

옛날 텍스트 위주 PC통신에서 인터넷 전용선을 이용한 포털 사이트가 개발되면서 다운로드 속도가 인터넷 전용선에 중요한 수단이 된 것이다. 하나로통신과 한국통신 등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100MB를 선보였다. 파워콤은 이들보다 늦게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다운로드 속도가 빠르고 가격 면에서도 타 인터넷전용선 서비스 업체들보다 경쟁력이 높다는 분석이다. LG그룹의 한 관계자는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에 뛰어들지 않을 계획이다. 대신 전자와 화학에 이어 통신을 비롯한 서비스업을 그룹의 3대 축으로 삼아 그룹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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