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의류명품 브랜드인 버버리의 한국법인 ‘버버리코리아’가 고의로 건강보험료를 회피하다 법원에서 패소, 빈축을 사고 있다.버버리코리아가 월 평균 1억4,000만원을 받는 사외이자이자 실질적인 경영자인 신용극 유로통상 대표의 건강보험료를 고의로 기피하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신용극 유로통상 대표는 버버리코리아에서 지난 2004년 17억원을 받았으며 22개월간 31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급여를 받았다는 것. 그런데도 불구하고 건보료를 작게 내기 위해 버버리코리아가 아닌 유로통상에서 건보료를 내는 방식으로 10분의 1만 내는 등의 편법으로 고의로 기피했다는 의혹이다. 이에 일부 시민단체와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지며 버버리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질 태세이다.

기업의 법인등기부상 사외이사로 등재된 사람도 사실상 경영자 역할을 했다면 건강보험료 부과 대상자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그간 법원은 사외이사의 대부분이 건강보험 직장가입 면제 대상인 비상근 근로자라고 판단, 사외이사에게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판결을 일관되게 내려 왔다.그러나 지난 1월22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신동승 부장판사)는 버버리코리아가 “사외이사 신용극의 몫으로 7,300만원의 건보료를 부과한 것은 위법하다”며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을 상대로 낸 건강보험료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냈다.

신용극은 지난 2003년 버버리 본사에 유로통상 지분과 버버리제품 수입 유통사업권을 매각하고 사외이사로 근무하며 지난 2004년 17억원을 받았고, 22개월간 31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급여를 버버리코리아로부터 지급받아 왔다는 것.건강보험공단이 버버리코리아의 신용극의 보험료로 7,300만원을 부과했다. 버버리 코리아는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은 직장이 두 개 이상인 사람의 보험료 산정방법에 관해 명문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는 조항을 들어 신용극이 버버리코리아의 사외이사이며, 유로통상 대표로서 유로통상에서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서울지방법원에 부과처분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신동승 판사는 “신용극은 회사의 법인 등기부상으로는 사외이사지만 실제로는 회장 직함을 사용하면서 경영에 깊이 관여했다”면서 “신씨가 최고 월 1억원의 보수를 받은 점에 비춰 봐도 신용극의 역할이 단순한 자문역에 그쳤다고 보기는 어렵다. 신용극이 건강보험 가입 제외대상인 비상근 근로자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법원은 두 개 이상의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 이중 삼중으로 건강보험료를 내는 것을 합법이라고 판단했다.이번 재판부의 판결은 신용극 유로통상 대표가 버버리코리아의 사외이사가 아닌 실질적인 경영자라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라서 주목된다.실질적 경영에 참여하며 매월 1억 4,000만원의 급여를 받고 있으면서 건강보험료를 적게 내기 위해 급여가 적은 유로통상에서 보험료를 내는 편법으로 건강보험료를 회피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실제 유로통상에서 내고 있는 건강보험료는 버버리코리아에서 내야 될 금액의 10분의 1 수준이라는 것.

버버리코리아의 홍보실 한 관계자는 “법원의 판결은 사실이다. 향후 적법한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고의로 건강보험료를 회피하기 위해 실질적 경영자를 사외이사로 등재한 것은 아니다. 건강보험료와 관련 법령을 잘못 이해한데서 빚어진 것이다”라고 해명한다.그러나 버버리코리아의 건강보험료 회피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사회단체와 네티즌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폭주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한국에서 알짜로 장사를 하면서도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기 위해 회피하는 행위는 짝퉁을 파는 것이나 다름없는 행위이다. 그것도 실질적인 경영자를 건강보험료를 회피하기 위해 사외이사로 둔갑한 것은 짝퉁 사외이사를 만든 것과 같다. 세계적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향후에도 편법 행위를 자행한다면 불매운동이라도 벌여서 한국 땅에서 버버리를 추방시켜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 신용극은 누구수입의류업계의 ‘살아있는 전설’지분 75% 버버리에 650억원 매각

버버리코리아의 실질적 경영자이며 사외이사로 등재된 신용극 유로통상 대표는 국내 수입의류상 사이에선 전설적 인물.수입명품 의류사업을 하던 신용극 유로통상 대표는 영국의 유명 패션브랜드가 한국에 진출할 수 있도록 견인차 역할을 했으며, 자신이 가지고 있던 버버리 제품 유통 사업권과 유로통상 지분 75%를 버버리 영국 본사에 650억원에 팔았다.당시 유로통상은 자본금이 20억원(주당 액면가 5천원)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40배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셈이었다. 영국 버버리사가 해외에 직접 진출하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것.

버버리 제품은 현재 미국 일본 홍콩 등 세계 50여개국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대부분 현지 에이전트에 의한 직수입 또는 라이선스 생산 방식으로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버버리 영국본사가 한국시장에 직접 진출한 것은 한국시장에서 버버리 제품이 워낙 잘 팔리기 때문.버버리는 지난 86년 유로통상에 의해 국내 시장에 소개된 이후 수입고가 의류의 대명사격으로 불리며, 한국내 수입의류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아무튼 신용극은 국내패션업계 사상 최고 금액을 받고 수입 판매권을 본사에 판 인물로 의류업계에 화제가 됐다. 이는 지난 98년 성주인터내셔날의 김성주 사장이 구치 브랜드를 이탈리아 본사에 250억원에 판 것 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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