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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현 정부 출범 이후 8번째 부동산 대책이 지난 13일 발표됐다. 서울의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역대 가장 큰 칼을 꺼내들었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정부는 종합부동산세 종부세 최고세율을 많게는 3.2%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번 대책으로 종부세가 4200억 원 더 걷힐 것이라 예상한다. 하지만 현 정부의 무분별한 부동산 정책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특히 종부세 강화의 필요성은 정부 초반부터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찔끔 인상’에 그쳤다가 뒤늦게 정책에 반영했다는 점은 여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종부세 최고세율 ‘2.0→3.2%’로…2주택 이상 규제지역 ‘주담대’ 금지
서울 집 2채 19억이라면?…종부세 187만 원→415만 원 ‘2배 올라’


앞으로 3주택자나 조정대상지역에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이 많게는 3배 가까이 늘어난다.

정부는 이들에 대한 종부세 세율을 현행 최고 2%에서 3.2%까지 높이기로 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3주택 이상자, 그 다음에 조정지역 내의 2주택자에 대한 과세 강화가 가장 큰 특징”이라고 했다.

조정대상지역은 서울 전 지역과 세종시, 경기·부산 일부다.
예컨대 19억 원으로 주택 2채를 가진 경우 현재 종부세는 187만 원이지만 앞으론 415만 원을 내야 한다. 세금 부담이 2배 뛰는 것이다.

다만 집이 한 채 있는데 공시가격이 9억 원이 안 되거나 집이 여러 채라도 합쳐서 공시가격이 6억 원이 안 되면 종부세 대상은 아니다.

1주택자인 경우 시세가 18억 원 공시가격이 12억 7000만 원짜리 집이라면 기준금액 9억 원 빼더라도 조정을 거쳐 과세표준이 3억 원인데 지금 종부세가 1년에 94만 원 나온다. 가장 낮은 구간에 가장 낮을 세율이 적용되는 경우인데 이번 개편으로 104만 원, 10만원 오르게 된다. 1주택자로 한 채에 50억~60억 원 이상 되는 집이 아니라면 추가 세 부담은 크지 않다.

정부는 종합부동산세에 적용되는 공정가액 비율 역시 당초 정부안보다 확대해 100%까지 높이기로 했다.

서울 집값이 크게 오른 데다 종부세 산정 기준을 산출하는 공정가액 비율이 높아지면서 종부세 대상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종부세 강화를 통해 더 거둬들이는 세금 4200억 원을 서민 주거안정에 전액 쓰겠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최근의 가격 급등을 다소나마 진정시켜 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현 정부의 무분별한 부동산 정책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여전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이 연이어 발표되면서 시장의 내성만 키워준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정부 ‘부동산 투기수요 근절, 실수요자 보호’
알맹이 빠진 부동산 대책, 시민단체 ‘갸우뚱’


현 정부가 집권 16개월 동안 8번이나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현 정부 부동산대책 발표의 시작은 지난해 6월 19일 발표한 ‘6·19 대책’이다. 당시 정부는 청약조정대상지역은 종전 37곳에서 40곳으로 확대하고 이들 지역에서의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각각 60%와 50%로 하향했다.

만지작거렸던 부동산 카드

하지만 집값은 잡히지 않았다. 정부는 두 달 만인 8월 2일 다시 규제 카드를 꺼냈다. 2005년 ‘8·31 대책’ 이후 가장 강력한 규제로 평가되는 ‘8·2 대책’이다. 서울 강남구와 서초·송파·강동·용산·성동·노원·마포·양천·영등포·강서구 등 11개 자치구와 세종시가 투기지역으로 지정됐다. 서울 나머지 자치구와 과천은 투기과열지구로 묶였다.

정비사업 규제도 강해졌다.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조합의 경우 조합설립인가 이후 조합원 지위양도가 불가능해졌다. 또한 투기과열지구 내 정비사업 일반분양 또는 조합원분양에 당첨된 세대에 속할 경우 향후 5년간 투기과열구 안에서 다른 일반분양과 조합원분양 재당첨이 불가능해졌다.


조정대상지역 안에서는 세금도 늘었다.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내야 하는 양도소득세는 최고 62% 중과로 급격히 인상됐다.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없어졌다. 양도세 중과는 올해 4월부터 시행됐다. 1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요건은 까다로워졌다. 9억 원 이하로 양도할 때 2년 보유 조건이 2년 거주 조건으로 바뀌었다. 분양권 전매는 보유기간과 관계 없이 양도세율 50%를 적용하도록 바뀌었다.

한 달 뒤인 9월 5일에도 후속 조치가 나왔다. 성남시 분당구와 대구시 수성구가 투기과열지구로 새롭게 지정됐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요건은 이때 완화됐다. 최근 3개월간 집값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를 넘으면서 ▲최근 12개월간 전년 동기 대비 평균 분양가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를 넘는 경우 ▲분양 직전 2개월의 청약경쟁률이 5대 1을 초과하거나 전용 85㎡ 이하 청약경쟁률이 10 대 1을 초과하는 경우 ▲3개월간 주택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하는 경우 가운데 하나만 해당하더라도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24일 가계부채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대출 문턱까지 높였다. 신(新)DTI와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 소득대비대출비율(LTI) 제도가 도입됐다.

11월 29일 발표된 주거복지로드맵에서는 수요억제책 등 규제 일변도였던 문 정부의 첫 주택 공급 프로그램이 발표됐다.

당시 정부는 주거복지로드맵을 통해 2022년까지 수도권과 대도시 위주로 공적임대 85만호와 공공분양 15만호 등 총 100만호의 주택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장기공공임대주택 재고율을 현재의 6.3%에서 9%대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8%다.

정부는 12월 13일 ‘당근’도 꺼냈다. 이날 발표한 ‘임대주택등록 활성화 방안’이다. 연 임대소득이 2000만 원을 넘을 경우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게 골자다. 연 임대소득이 2000만 원일 때 등록 임대사업자의 임대소득세 부담은 7만 원으로 줄어드는 반면 등록하지 않을 경우 연 84만 원을 내야 한다.

또한 등록 임대사업자에 한해 건강보험료 인상분을 최대 80%까지 감면해 준다는 내용도 담겼다. 8년 이상 장기 임대사업자가 대상이다.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율도 상향해 양도세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을 준공공임대로 등록해 8년 이상 임대할 경우 공제율 70%를 적용한다. 반면 양도세 중과 배제 및 종부세 배제 대상은 5년 이상 임대에서 8년 이상으로 강화됐다.

지난 7월 5일엔 ‘신혼희망타운’ 공급 물량 확대 등을 담은 ‘신혼부부·청년 주거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시세의 70~80%에 분양하는 신혼희망타운 공급 물량은 10만 가구로 확대됐다. 경기 성남 서현동, 인천 가정2지구 등 13곳을 공공주택지구로 추가 지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 날인 6일엔 종부세 개편 방안이 나왔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용산·여의도 통합개발’ 발언 이후 집값이 다시 급등세를 보이자 규제 카드는 다시 나왔다. 지난달 27일 발표한 ‘8·27 대책’이다. 정부는 이날 최근 집값 상승폭이 두드러진 서울 종로구와 중구, 동대문구, 동작구를 투기지역으로 지정했다. 지난해 8월 서울에서 강남·서초·송파·강동·용산·성동·노원·마포·양천·영등포·강서구와 세종시가 지정된 이후 투기지역은 총 12곳에서 16곳으로 늘어났다. 매매가격이 치솟고 새 아파트 청약 경쟁이 치열했던 광명시와 하남시는 투기과열지구로 신규 지정했다.

투기지역으로 신규 지정된 종로·동작구 등은 주택담보대출이 세대당 1건으로 줄어들고 만기 연장도 제한됐다. 임대주택 취득 목적 외의 기업자금대출도 막혔다. 조정대상지역이었던 광명과 하남은 투기과열지구로 묶이면서 강화된 금융규제가 적용됐다. LTV와 DTI가 각각 종전 60%와 50%에서 40%로 줄어들었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의 조합원 지위양도가 각각 조합설립인가 이후와 관리처분인가부터 금지됐다. 5년 재당첨제한 규정도 적용됐다.

구리와 안양 동안구, 광교택지개발지구(광교신도시)는 새롭게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다. 이들 지역에선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가 최고 62%(3주택)까지 중과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가 배제된다. 1가구 1주택자의 비과세 요건은 ‘2년 보유, 9억 원 이하’에서 ‘2년 거주, 9억 원 이하’로 강화된다. 분양권 전매 시 양도세율 또한 50%로 높아진다. LTV 60%와 DTI 50%를 적용받는다. 부산 기장군(일광면 제외)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다. 해운대구와 수영·남·동래·연제·부산진구는 여전히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였다.

관련 책임자 문책 여론 형성

한편 이번 발표와 관련해 건설·부동산업계와 시민사회 양쪽 모두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단기적으로는 주택매매시장과 분양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집값 상승을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은 내놓지 않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정부의 대출 규제 등은 분양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이는 건설업에도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다른 한편에서 시민사회에서는 종부세 강화는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법인기업을 제외한 개인에게만 전가하고 있고, 공시지가 가격 조정이나 분양원가 공개 등의 규제책은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집값을 잡으려는 근본적인 대응책이 빠져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실련 김성달 팀장은 ‘현재 부동산 시장을 잡기 위해서는 아파트 건설 분양 공개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경기도시공사가 7일 공개한 아파트 건설원가의 실제 건축비가 분양 건축비와 26%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전용면적 84㎡(33평)을 기준으로 실제 건축비보다 4400만 원을 더 낸 셈이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도 이날 논평을 통해 ‘보유세 정상화와 함께 후분양제, 분양원가 공개, 분양가상한제와 같은 전면적인 시장 구조 개혁방안이 도입되어야 한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비상한 각오로 부동산 적폐 청산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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