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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사회적 공분을 샀던 명성교회 세습 문제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이하 예장통합) 교단은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전북 익산 이리신광교회서 총회를 열고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 아들 김하나 목사의 담임목사 청빙에 대해 세습 금지를 규정한 교단 헌법 정신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예장통합 총회의 판단에 따라 명성교회 세습 문제는 재판에서 다시 다뤄질 예정이다.

김삼환 목사 “교회 세습, 기업 물려주는 것과 다르다”
명정위 “모든 사람 앞에 사과하고 사태 해결 위해 사임하라.”


예장통합 총회의 명성교회 세습 문제 원점 재검토 사실이 알려지자 김삼환 원로목사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14일 JTBC 뉴스에 따르면 “어제(13일) 새벽 열린 명성교회 예배에서 김삼환 원로목사는 교회 세습은 기업을 물려주는 것과 다르다고 주장했다”며 예배 내용을 공개했다.

방송에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김삼환 원로목사는 “십자가 물려주는 것, 아주 고난을 물려주는 거지. 교회를 그렇게 생각했다는 건 자기들이 타락한 거다”라며 명성교회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비난했다.

이어 김 원로목사는 “마귀는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동원한다. 아들만 죽이느냐, 아니다. 우리 식구 다 죽이고 장로님, 우리 교회 전체를 다 없애버리려고 하는 거다”라며 “더 이상 맞을 수 없도록 맞은 거다. 우리는 더 이상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잊으면 안 된다”며 적극적인 대응을 호소했다.

JTBC 뉴스는 방송에서 “30분 가까이 이어진 설교에서 김 목사는 ‘마귀’란 단어를 10번 사용하며 세습에 반대하는 이들을 비난했다”고도 밝혔다.

명성교회 측
‘세습 아닌 청빙이다’

김삼환 원로목사는 지난 2015년 말 명성교회에서 정년은퇴 했다. 이후 2년여 간 명성교회 담임목사 자리는 공석이었다. 그러다 2017년 11월 그의 아들인 김하나 목사가 부임했다. 세습 논란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예장통합 총회는 지난 2013년 교단 헌법을 개정했다. 대형 교회 담임 목사들의 세습이 심화되면서 교회 내부는 물론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지자 세습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개정안에 따르면 ‘해당 교회에서 사임(사직) 또는 은퇴하는 위임(담임)목사의 배우자, 직계비속과 그 직계비속의 배우자는 위임목사나 담임목사로 청빙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이러한 개정안에도 불구하고 명성교회는 김삼환 원로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의 담임목사 부임을 밀어 붙였다.

명성교회 측은 김하나 목사를 청빙했다는 주장이다. 김삼환 목사가 이미 은퇴한 상태에서 교인들이 김하나 목사를 담임목사로 청빙해와 세습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개정 헌법상 ‘은퇴하는’이라는 문구는 현직 담임목사가 바로 아들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것을 말하므로 은퇴 후 물려줬던 김씨 부자의 상황과는 다르다는 주장이다.

명성교회 측의 주장이 알려지면서 교단 내부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커다란 논란이 됐다. 하지만 지난 8월에 열린 교단 헌법위원회는 명성교회 측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열렸던 교회 재판국은 8대 7로 김하나 목사의 청빙이 문제 없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재판국의 판결은 기름에 물을 부은 격이 됐고 이후 예장통합 교단 목사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장로회신학대생들은 수업 거부 운동에 나섰다.

재판국원 15명 ‘전원 교체’
재판도 다시 연다


교회 내외부의 비판에도 명성교회는 꿋꿋했다. 하지만 지난 11일 시작된 예장 통합 총회에서 반전 상황이 벌어졌다.

이리신광교회서 벌어진 총회에는 전국 목사·장로 대표 130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총회에서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 아들 김하나 목사의 담임목사 청빙은 세습 금지를 규정한 교단 헌법 정신을 위반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11일 헌법위원회의 해석에 대해 투표한 결과 849대511로 반대가 우세했다. 결국 총회는 헌법위원들의 ‘세습금지법’(헌법 제28조 6항)이 기본권을 침해해 개정이 필요하다는 보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과거 김하나 목사 청빙이 유효하다고 판결한 교단 재판국원 15명 전원을 교체하고 다시 재판을 열기로 했다. 명성교회 세습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김동호 목사
“억지 부리지 말고 떠나라”


예장 통합 총회의 명성 교회 세습 불인정과 관련해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공동대표 김동호 목사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억지 부리지 말고 떠나라”고 비판했다.

김 목사는 “총회 전날 깊은 잠을 잘 수 없었다”면서 “총회마저 무너진다면 어떻게 하나?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며 “다행히 하나님의 은혜로 명성의 의도와 시도들이 노회와 재판국까지는 통했는데 총회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명성의 완패였다”고 말했다.

이어 김 목사는 “그러나 기쁘진 않았다. 교회 안에서 교단 안에서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고 진행되었다는 것만으로도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이었기 때문이다”라며 “하나님께 죄스러웠고 세상에 대하여 여전히 부끄러웠다. 그래도 교단이 통째로 망신당하지 않고 최소한의 체면은 지킨 것 같아 감사했다”고 적었다.

이 밖에 김 목사는 루이 14세가 했다는 말을 인용하며 “‘짐이 곧 국가다’ ‘자신과 자신의 아들을 반대하는 건 곧 교회를 반대하고 무너뜨리려고 하는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라며 “자신이 교회니까 교회의 주인이 자신이니까 자기와 자기 아들을 반대하는 것은 교회를 반대하는 것이고 무너뜨리려고 공격하는 것이라 인식하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기를 반대하는 사람을 ‘마귀’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자신을 하나님으로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도 했다.

한편 명성교회정상화위원회(이하 명정위)도 지난 13일 입장문을 발표했다. 명정위는 “사필귀정이라는 말처럼 오늘의 결과는 예견된 일이었다”로 시작하는 입장문을 통해 김하나 담임목사의 사직을 권했다.

명정위는 “김하나 목사님께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 하나님은 끝까지 기회를 거두지 않으신다. 늦었다고 생각될 때라도 아직 기회는 있다. 만약 계속해서 고집을 꺾지 않는다면, 앞으로 벌어질 일은 명약관화하다. 지금이라도 모든 사람 앞에 사과하고 사태 해결을 위해 자진 사임하라.”고 밝혔다.

이어 “‘명성교회 세습 사태에 관한 재심’의 신속하고 정확한 결과를 기대하며, 상회인 서울동남노회의 빠른 정상화를 희망한다. 이를 통해 본 사태가 신속히 정리되는 것이 교회의 사명과 책무를 제대로 감당하는 초석이 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오두환 기자  odh@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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