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찾은 가운데 북한은 첫날부터 의전이나 환영행사 등에 있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18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 일행이 탑승한 공군 1호기가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착륙해 문 대통령 부부가 첫 발을 대딛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부는 공항까지 직접 나와 영접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북한 최고지도자 부부의 영접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방북 당시에는 김정일 위원장이 홀로 두 대통령을 환영했다. 북한 지도자 부부가 공항 영접에 나선 것은 국제적으로 '정상국가' 이미지로 보이기 위한 김정은 위원장의 포석으로 추정된다. 또 두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이 신뢰를 쌓은 것을 계기로 극진히 예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소개로 북한 내각 고위관료들과 악수를 나눴다. 이어 북한군 육·해·공군 의장대와 군악대를 사열하고, 분열까지 했다. 더욱이 사열하는 동안 21발의 예포 소리가 공항에 울려 퍼졌다. 과거 두 차례 정상회담 때는 물론 지난 4월 판문점에서 열린 1차 남북정상회담에서도 예포 발사는 없었다. 

 군 관계자는 "예포는 국제관계에서 외국 정상이 방문했을 때 최고 예우에 속한다"며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남북정상회담에서 예포를 쏘아 올린 것은 파격적인 예우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공항에 나온 수백 명의 평양 시민들의 열렬한 환대를 받았다. 시민들은 한반도기와 인공기, 붉은 조화를 흔들며 문 대통령을 반겼다. 순안공항에서 숙소인 백화원영빈관으로 향하는 거리에도 10만여 명의 인파가 나와 연신 꽃다발을 흔들며 11년 만에 평양을 찾은 한국 대통령을 환영했다. 

 손을 흔들어 화답하던 문 대통령은 평양시내로 들어와서는 김 위원장과 함께 무개차에 올라 카퍼레이드를 시작했다. 이후 백화원영빈관까지 김 위원장과 동승한 채로 이동했다. 남북 정상의 공식 회담 장소도 노동당 청사로 정해졌다. 남북 정상이 노동당 청사에서 마주하는 것도 역사상 첫 사례로 기록됐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백화원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이와 함께 이날 남북 정상의 만남부터 환영행사 등 모든 장면이 남한에 생중계됐다. 북한이 극진한 예우로 문 대통령을 영접하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전파를 탄 것이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 방북 당시에는 생중계를 하지 않았다. 다만, 북한 매체는 이날 만남을 생중계하지는 않고, 녹화 방송으로 내보낼 예정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정상회담 첫날) 처음 있는 일들이 많았다.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 북경과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을 한 적은 있지만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연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며 "김 위원장 부부가 공항 영접을 나온 것도 처음이다. 외국 정상회담 사례에서도 찾기 어려운 환대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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