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OK캐쉬백은 ‘황금알 낳는 거위’

국민의 절반인 2400만명 이상이 OK캐쉬백을 직.간접적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그 중 절반은 온라인 회원을 형성하고 있다. SK그룹이 미래전략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1999년 출발시킨 이 마일리지 서비스는 현재 외형상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러나 이 OK캐쉬백이 첫 취지와는 달리 판독불가와 함께 다양한 유효기간 적용에 따라 현금 환급을 원하는 고객들의 현금 돌려받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또한 제휴사들로부터 수수료 차등 적용과 관련한 문제들로 잡음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SK그룹이 제돈 안들이고 앉아서 돈 긁는 사업’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본지는 ‘OK캐쉬백’사업의 실태를 점검해 보기로 한다.


SK그룹이 OK캐쉬백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결정한 것은 미래전략 사업의 하나로 최태원 회장이 마일리지 서비스를 강화하자고 아이디어를 낸 1998년 가을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SK가 이 서비스를 개시한 것은 지난 1999년 6월이었다. 닷컴 열풍 당시 정유사업에 기반을 두고 있던 SK는 효율적인 마케팅을 위해서 다양한 고객 접점 마련을 위해 고심하던 중 전국 SK주유소 고객과 SK텔레콤의 모바일 고객에, 캐쉬백 서비스로 온라인 고객을 흡수한다면 마케팅 측면에서 충분한 시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OK캐쉬백 현금 환급받기 난감

회원수만으로 볼 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캐쉬백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SK텔레콤’의 휴대폰만 사용하더라도 자동적으로 ‘캐쉬백포인트’가 적립된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러한 ‘캐쉬백’을 ‘현금’ 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다. 또한 어떻게 사용하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자세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는 SK그룹의 홍보부족 탓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OK캐쉬백포인트’ 1점은 통상 현금 1원에 해당한다. OK캐쉬백은 현금, 환급, 상품권, 교환, 구매, 아이템 구입 등 그 쓰임새가 현금과 같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늘어가고 있다.

원칙상 적립된 포인트는 5만포인트 이상일 경우 현금으로 환급이 가능하며 5000포인트 이상은 캐쉬백포인트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결제할 수 있으며 온라인상에서도 현금으로 쓸 수 있다.

회사원 K모씨(38)는 “커피한통 사면 300점 붙고 가끔 홍보쪽지 받아와서 함께 붙이고 더하면 600점인데 그렇게 꼬박꼬박 챙겨 넣어도 1년내 내 모은 게 겨우 1만5000점 정도였다”며 OK캐쉬백 현금 환급받기가 하늘에 별따기라고 말했다.

성남에 사는 주부 J모씨(41)는 “캐쉬백 쿠폰 모음판에 쿠폰을 열심히 모아 제출했더니 정작 SK사측에서는 판독 불가로 현금 환급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며 “또 한번은 유효기간이 다르다며 환급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캐쉬백포인트는 당초 취지라면 현금과 같은 역할을 함에 따라 포인트가 기재된 쿠폰을 모아 현금으로 바꾸려는 시도를 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캐쉬백 쿠폰을 모으려는 일부 쿠폰족들은 매주 쓰레기 분리수거함을 뒤지며 쿠폰 모으기, 기업이나 사업장에서 단체 구입하는 물건들 쿠폰 잘라 모으기, 슈퍼, 할인마트 등에 있는 쿠폰 수거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이에 SK가 마련한 대책은 ‘같은 상품의 쿠폰 월 적립 횟수 제한’, ‘쿠폰 유효기간 설정’, 찢어진 쿠폰 적립 불가, ‘10%수수료 차감’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이러한 대책에 따라 현금 환급 비율은 급속히 줄어들고 있으며 특히 제휴사마다 다른 다양한 유효기간 설정에 따라 현금 환급을 현격히 줄여 현금 환급은 날이 갈수록 유명무실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SK측은 SK주유소를 예를 든다면 캐쉬백 서비스와 관련 현금 환급을 받고자 할 경우 상당한 로열티가 있는 고객이 아니면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SK관계자는 “캐쉬백을 통해 현재는 연도별 적립금액의 10~15%가 현금으로 환급되고 있지만 이용자들의 증가로 환급액은 2002년도 80억원에서 2006년은 170억원 수준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제휴사 수수료 부담 SK는 거저먹기

이어 “고객 포인트 사용 활동은 현금 환급 외에도 온 오프라인 포인트 사용처가 다각적으로 확대되면서 환급보다는 그 외의 서비스를 통한 적립 캐쉬백 포인트 사용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한편, 캐쉬백 쿠폰의 판독불가와 관련해서 고객들로부터 불만이 높다.

판독 불가율과 관련해 SK측이 밝히는 바에 따르면 고객의 실수를 제외하고는 1%에 미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정확한 데이터를 제시해 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SK는 그 점은 회사의 대외비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부 L모씨(36)는 “몇 개월 쿠폰을 모아 제출했지만 판독이 안 된다고 현금 환급을 거부당했다”며 “이후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진정을 냈으나 SK로부터 판독 불가 쿠폰은 수없이 쌓임에 따라 3개월이 지나면 전량 폐기한다는 입장을 들었다”고 말했다.

OK캐쉬백 수익의 대부분은 가맹점 등 제휴사들로부터 받는 수수료와 이벤트 유지를 통해 수익을 거두고 있다. 주유카드는 총 주유금액의 0.5%, 통신카드는 총 통화료의 1%, 신용카드는 사용액의 0.2~0.6%, 온라인 사이트는 1~8%, 가맹점은 성격에 따라 1.6~3.4%가 캐쉬백포인트로 적립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만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는 제휴사들은 OK캐쉬백 라벨이 붙은 제품을 구입하면 가맹점에서 적립금과 일정 부분의 수수료를 더해 SK에 제공하고 있다. 예컨대 소비자가 100포인트짜리 OK캐쉬백 쿠폰이 붙어 있는 과자를 사면 해당 제조업체가 SK에 100원을 지급해야 한다.


SK 300억 이상 영업이익

제휴사들은 당장에는 캐쉬백 포인트 적용에 따라 고객을 늘릴 수 있다는 입장에서 SK와 제휴를 맺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수수료 차등 적용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온라인 게임 한 업체는 “특히 온라인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이 캐쉬백 마일리지로 상품을 구입할 때 가격의 5%에 해당하는 재적립 비용 중 35%를 제휴사들이 수수료로 부담하는 것을 SK가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제휴사 관계자도 “제휴사간 수수료에 차등이 있는 가운데 고액 수수료를 SK에 내야하는 입장이라면 불만이 없을 수 없다”며 “SK는 캐쉬백 사업을 통해 결국 앉아서 돈벌고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SK는 “고객 적립금이 쌓이는 것과 제휴사들의 수수료를 더한 적립금 유입액은 지난해 2000억원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이중 80~90%가 다양한 경로로 소진되고 있다”며 “온라인 업체 제휴사들의 수수료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는 인터넷 확산에 따라 주로 고객들이 포인트 사용빈도가 이 시장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높게 적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모든 제휴사들이 다 만족할 수는 없겠으나 대체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연간 SK(주)가 캐쉬백 사업을 통해 자기돈 안 들이고 연간 수백억원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부 언론은 SK가 대략 지난해에만 캐쉬백 사업으로 3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캐쉬백 사업을 통한 구체적 매출과 영업이익에 대한 데이터 요청에 SK는 경영공시를 할 때 ‘캐쉬백 사업부’는 SK(주)기타사업 실적으로 포함돼 나가기 때문에 정확한 매출목표와 실적은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즉 캐쉬백 사업을 통해 어느 정도의 수익을 내는지는 SK만이 아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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