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주한미군철수 등)와 경제가 무너진 한국은 지금 최악의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매주 목요일 개최되고 있는 ‘국제평화외교안보포럼’(이사장 김현욱·이하 목요포럼)의 참석자들은 “현정부의 미숙한 외교안보정책으로 인해 한·미 공조관계가 악화됐다”며 “특히 주한미군철수 등으로 국가 안보가 흔들리면서 경제 역시 심각한 위기상황에 처해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0일, 잠실 C호텔에서는 제 176차 목요포럼이 개최됐다. 1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포럼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주한미군 철수 문제 및 한·미동맹 관계’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이날 포럼에서는 미국내 보수파 대북 정책의 싱크탱크(두뇌집단)인 허드슨연구소 마이클 호로위츠 선임연구원의 특별 강연이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예일대 법대 출신인 호로위츠 연구원은 미시시피대와 조지타운 법대 교수를 역임한 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 대통령보좌관을 지낸 미국내 대표적인 ‘한국통’이다.

특히 호로위츠 연구원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북한의 인권문제 해결을 위해 8000만달러(한화 약 1000억원)를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은 ‘북한 자유화법안’초안작업을 주도하기도 했다.호로위츠 연구원 포럼에서“한국은 반세기동안 기적에 가까운 경제발전을 이룩한 놀라운 국가”라고 한국과 한국민에 대한 칭찬으로 말문을 열었다.그러나 그는 “하지만 지금 한국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가득차 있다”며 “젊은세대와 기성세대간 이념적 갈등, 또 좌파세력의 급부상, 50년 이상 공고히 다져졌던 한미공조관계의 붕괴 등으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팽배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이어 그는 한국내에 일고 있는 세대간 이념적 갈등 및 반미감정 악화 문제 등에 대한 해법도 제시했다.호로위츠 연구원은 기성세대들에게“‘과거 (기성세대가) 이룩한 경제발전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젊은 세대들에게 강요해서는 안된다”며 “또 과거지향적 사고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적인 자세로 젊은 세대와 허심탄회한 얘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한국내 젊은 세대들이 좌파성향을 띠고 있는 것은 공산주의국가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됐다”며 “기성세대들은 젊은 세대들에게 무조건적으로 공산국가는 잘못됐다고 말하기보다는 인권·민주주의 등 공산국가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이해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반미 감정문제에 대해 호로위츠 연구원은 “SOFA·주한미군 범죄 문제·이라크 전쟁 등으로 반미감정이 폭발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근본적인 한·미 동맹관계가 흔들려서는 안된다”며 “한국민들이 미국을 제대로 이해하기 바란다. 미국은 ‘민주주의 확산, 그리고 독재국가의 몰락’이라는 기본 정신을 바탕으로 대외정책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호로위츠 연구원은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다음 미국 대선에서 누가 되든지 북한에 무조건의 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한국정부도 강력한 대북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은 김정일 정권의 유지를 전재하고 있기 때문에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연 후, 호로위츠 연구원은 ‘중국내 탈북자 문제’, ‘일본의 대북정책’,‘이라크 전쟁문제’등에 대한 참석자들의 질문을 받고, 이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정계·학계·법조계 인사들의 ‘한미동맹 및 탄핵사태 등 정치현안’에 대한 의견이 폭넓게 교환됐다.대통령 탄핵심판 과정에서 국회 소추위원측 변론을 맡았던 이진우 변호사는 “이번 헌법재판소의 탄핵기각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헌법을 수호해야 할 헌법재판관들이 헌법을 유린한 대통령을 옹호한 결과”라며 “헌법 수호자로서 헌법재판관들의 존재의 이유가 없어졌다”며 탄핵 기각 판결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 변호사는 “‘헌법을 위반했지만 중대한 범죄가 아닌 만큼 탄핵을 기각했다’는 헌재의 판결은 법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미국·독일 등 외국의 헌법을 보면, 비록 대통령이 경범죄를 저질렀다해도 탄핵의 사유가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대통령은 탄핵돼야 하는 것이 역사적 순리”라고 덧붙였다.

목요포럼의 김현욱 이사장은 주한미군철수 문제에 대해“현정부는 그간 ‘주한미군이 철수한다고 해도 안보에는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국민을 기만해왔다”며 “하지만 막상 주한미군이 철수한다고 하자 현정부가 당혹해하고 있다. 이는 현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이 얼마나 미숙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역설했다.김 이사장은 “50여년간 이어졌던‘한·미 동맹’관계가 현정부 들어서면서 최악의 사태를 맞이하고 있다”며 “한미공조가 깨지면서, 안보가 큰 위협을 받고 있다. 안보에 문제가 생기면서 증시폭락 등 경제가 파탄에 이르고 있다”고 현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그는 특히 “안보와 경제가 흔들리면서 결국 고통을 받는 것은 국민들 뿐”이라고 강조했다.

목요포럼은… ‘외교·안보·통일’현안 매주 토론
정치인등 회원 500여명 민간외교 사절단 역할도


‘국제평화외교안보포럼(목요포럼)’은 지난 2000년 9월 국회외무통일위원장을 지낸 김현욱 전의원 등이 주축이 돼 설립된 ‘외교안보분야’전문 포럼이다.현재 회원수는 500여명이 넘어섰고, 매주 목요일마다 열리는 포럼에 참석하는 인원만 100명에 이른다.목요포럼의 설립취지는 “민족의 장래는 외교안보에 달려 있다”고 인식,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는 국제정세속에서 우리나라 외교안보통일의 현안 문제들을 심도있게 토론·연구하고 분석해 그 대안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포럼에 초빙된 강사로는 한나라당 최병렬 전대표, 박진 의원, 홍순영 전 통일부장관, 임성준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 여야 정치지도자·외교전문가·학자 등이 있었다.

목요포럼은 특히 ‘민간외교 사절단’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목요포럼은 지난해 말 한미동맹 50주년 기념으로 민간사절단을 구성, 미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방미 기간동안 미국내 정치지도자 및 전문가들을 만나, 북핵·북한 인권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하고, 한국인들의 입장을 전달했다. 또 목요포럼은 오는 7월 중국을 방문, 중국 정치지도자를 만나 중국내 탈북자 문제 등 한·중간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