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에게 맞는 리더십이 있고, 조직에도 어울리는 리더십이 있다. 개인적 욕심만으로 조직에 맞지 않는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이는 결코 개인과 단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장애인 중에서도 소수인 여성 장애인을 위한 운동을 하면서 쌓았던 리더십을 이제 국회에서 그들을 대표한 개척자로 살고 싶다는 열린우리당 장향숙 의원.장향숙 의원은 1961년 생으로 87년 장애인모임 ‘사랑의 샘’ 교육부장, 98년 부산여성장애인연대 회장을 거쳐 99년 한국여성장애인연합 공동대표를 지냈다. 비록 그가 일반에게 알려진 것은 지난 총선 때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1번으로 지목되면서부터였지만, 이미 그는 부산 지역 시민사회에서 유명인사였다.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은 소수의 목소리입니다. 그 중에서도 여성 장애인은 더욱더 관심을 끌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정부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한국의 여성장애인은 55만명 정도입니다. 그러나 그간 여성장애인들의 문제는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여성운동계에서조차 민주화 과정과 독재 투쟁 속에 관심권에서 멀어져 있었습니다.”또 장애인계에서도 여성에 대해서는 가부장적이라는 장 의원은 단일지역을 기반으로 한 조직적 운동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이를 실천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선진국과 달리 장애인 복지가 미흡한 우리 사회의 체질적 개선을 위해 정치에 뛰어든 것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장 의원은 “장애인 인권운동을 장애인 사이에서만 하는 것 보다 진보적인 여성운동사에서 소외계층의 운동으로 자리 매김하고 고립되지 않고 분리되지 않은 같은 여성으로 연대성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전체 여성의 입장에서 개인적 결단을 하던 와중에 소수인권을 보호하는 개척자로서의 역할이 절실하다 느껴 정치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즉 정신적 연대성 중심의 운동도 중요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한 사회적 연대성 속의 인권운동도 큰 의미를 가진다는 것이 장 의원의 의견.또 장 의원은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서 자신의 리더십을 다분히 개척적 리더십이라고 정의하고 어느 사회든 개인과 조직에 맞는 리더십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장애인 단체 활동을 하면서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시민운동의 현장을 떠나 정치에 들어선 그의 고민과 포부를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부산에서 장애인 단체 대표를 아주 오랫동안 했습니다. 물론 더 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가진 리더십은 그 정도가 아주 적당하다 생각합니다. 즉 지금의 조직에는 맞지 않는 리더십이죠. 뿌리를 심고 기둥을 세웠으면 이제 가지를 뻗게 하고 열매를 맺게 하는 다른 리더십이 필요한 법이죠. 이제 저는 여성장애인을 대변할 정치인으로 또 다른 모험 또 다른 개척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싶은 것입니다.”오는 8월 단국대 학생들과 함께 미국 UCLA, 버클리, 워싱턴 DC 등의 특수교육 시설을 둘러보러 간다는 장향숙 의원. 이를 위해 부족하나마 영어 공부를 시작했지만, 바쁜 일정으로 제대로 할 수 없어 아쉽다는 게 그의 말이다. 소수를 위해 헌신하는 그의 활발한 17대 의정활동이 기대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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