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체제의 취약점 중 하나가 ‘박근혜 사람이 적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지난 98년 정계에 입문했지만, 계파정치를 싫어하는 본인 성향과 줄곧 비주류로 정치를 한 탓에 특별한 자기 계보가 없다. 여기에 한나라당이 오랫동안 영남을 중심으로 하는 보수중심으로 운영돼 왔기 때문에, 여당과의 ‘상생’을 주장하는 박 대표와는 성향상 맞지 않는다.박 대표로서는 자신의 당 운영에 지지를 보낼 서포터즈가 필요한 상황이다. 17대 총선 ‘선방’ 이후 박 대표 서포터즈로 새로운 인물군이 형성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그룹이 새로이 원내에 진출한 ‘박세일 사단’과 그동안 보수중진들과 각을 세워온 수도권 소장파 그룹, 그리고 일부 영남 소장파 그룹이다. 여기에 당 중진으로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김덕룡 의원과 김형오 사무총장이 큰 힘이 되고 있다.특히 ‘박세일 사단’은 박세일 의원과 윤건영·박재완·박형준 의원 등 초선의원들이 모인 정책기획전문가 그룹으로 박 대표의 최고 디딤돌이다. 박세일 의원이 당의 싱크탱크라 할 수 있는 여의도연구소장을 맡았고, 박재완 의원과 박형준 의원이 부소장에 임명됨으로써 명실상부한 당의 브레인으로 자리잡았다.그동안 보수성향 중심의 한나라당 안에서 힘겹게 자기 목소리를 내온 소장파들도 박 대표의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원희룡 최고위원이나 남경필 의원 등 보수파와는 입맛이 다른 이들이 ‘박 대표 사람’으로 착근할지는 미지수이다. 이들에 대해서는 ‘전략적 동거’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박 대표와 보수의원들간의 큰 대립각에서 박 대표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는 게 중론이고, 이 자체로만도 박 대표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박 대표와 예전부터 얘기가 잘 통한 김덕룡 원내대표와 박 대표의 신임이 두터운 김형오 사무총장은 박 대표의 취약한 당 장악력을 극복하는 데 확실한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이 당 중진이라는 점에서 비주류 중진과의 가교역할도 기대된다. <수>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