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의 민심이반에 가장 큰 원인인 ‘경제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일 복안이었던 셈. 그러나 헌재의 행정수도이전특별법 위헌판정으로 인사개편의 규모와 그 방향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내년도 국정쇄신을 위해 연말에 청와대의 대규모 인사개편이 있을 예정이었다”며 “하지만 이번 헌재 행정수도이전특별법 위헌 결정으로 인사개편의 방향이 대폭 수정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청와대가 일부 직제 개편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청와대 개편과 관련 정치권의 관심은 ‘교체될 대상과 등용될 인물은 누가 될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교체여부에 관심을 끌고 있는 인물 중 한 명이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이다. 호남출신인 정 수석은 참여정부 출범부터 청와대의 인사시스템 개혁과 인재발굴에 가장 앞장섰던 장본인이다.
특히 지난 8월엔 미국을 방문 제너럴 일렉트릭사의 인재양성소인 ‘잭 웰치 센터’를 방문, 인재 발굴 시스템과 미국 공무원들의 교육방식을 견학한 뒤 미국식의 ‘고위공무원단’제도를 참여정부에 도입하는 등 의욕적인 행보를 펼쳤다. 그러나 최근 여권 내에선 정 수석의 교체론이 심심치않게 거론되고 있다. 정 수석 본인도 ‘인사수석’에 큰 미련을 두지 않고 있어 자연스럽게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게다가 여권에선 ‘정 수석의 후임으로 호남권 인사를 이미 물색해 둔 상황’이라는 주장까지 설득력 있게 나오고 있다. 또 청와대의 대외홍보창구역할을 맡고 있는 이병완 홍보수석의 교체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반대로 등용될 인물에 대한 하마평도 무성하다. 특히 건강 문제로 사임했던 박봉흠 전정책실장의 복귀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박 전실장은 수술이후 건강상태가 호전돼 지인들과 자주 교류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일단 휴식을 취한 뒤 내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박 실장은 노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웠던 인물”이라며 “노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그를 등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두관 전행자부 장관과 이강철 전특보도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김 전장관은 4·15총선에서 낙선한 이후 경남도당 위원장을 사임했고 현재 중국의 한 대학에서 어학연수중이다. 그러나 여권 내에선 김 전 장관의 야인생활이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만큼 컴백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역시 공백기가 길어지고 있는 이강철 전특보의 발탁도 점쳐지고 있다. 이 전특보는 현재 ‘모 공기업 사장으로 갈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지만 청와대로 거처를 옮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