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수장의 인사문제로 노동조합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은행은 강정원 행장 연임 문제로, 신한카드는 새 경영진 인선에 대해 해당 노동조합이 반발하고 있다.


국민은행 노조는 최근 강 행장이 연임을 시도하고 있는 것에 대해 도덕적 해이라고 규탄하고 있다.

강 행장은 재임 3년 동안 소극적 경영전략으로 국민은행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해 독보적인 선두은행 지위에서 지금은 타 경쟁은행에 추월당할 위기에 처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또한 외부 여론조사기관의 조사 결과 직원 71.9%가 강 행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있으며, 그동안 강 행장이 중점 추진했던 개인영업점 업무분리제도(SOD)에 대해서는 직원의 63.5%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 행장이 재임기간 동안 국민은행의 경영 실적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약 140억원 상당의 스톡옵션을 받은 것은 과도하다는 응답이 69.5%나 나와 강 행장의 경영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노조는 “현장의 여론을 반영해 강 행장이 스스로 용퇴할 때까지 강력히 맞서 싸우겠다”고 밝히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강 행장이 경쟁 은행이나 마찬가지인 씨티은행 출신들로 요직을 채우면서 내부 직원과 커뮤니케이션을 단절해 영업 현장과 괴리되고, 독선
경영, 측근 경영, 영업기반 와해 정책 양산 등 많은 문제를 발생시켜 국민은행의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았다”고 지적했다.

최근 강 행장은 이러한 부정적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국민은행 지주사 전환, 증권사 인수, 자산운용사와 보험사 인수·합병 등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밝히고 있지만 10월이 임기만료여서 이미 때를 놓쳤다는 것이 금융권의 시각이다.

통합 신한카드도 새 경영진 인선에 LG카드 노동조합이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신한금융지주는 이재우 부사장을 통합 신한카드사 신임 대표로 내정했지만 부적절한 인사라고 노조가 취임을 저지할 뜻을 밝히고 있다.

LG카드 노조는 “이 내정자는 졸속통합을 주도한 인물로 인수 조건으로 내건 고용안정과 독립경영 약속을 어긴 장본인이어서 대표이사로 인정할 수 없다”
고 말했다.

황원섭 노조 위원장은 “통합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계약 직원 26명을 사원급이 아닌 차장 및 과장 등 간부급으로 전환시킨 것은 통합카드사의 위계질서를 완전히 흔들어 버린 것이며 LG카드의 직급체계를 완전히 무시한 처사”라며 “조합원 전원이 LG카드를 사직하고 받는 퇴직금을 모아 (가칭)한겨레 카드사를 설립해 운영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통합 인사제도(안)은 평가결과에 따라 기본급을 차등적용하고, 성과가 낮은 직원을 한계인력으로 분류해 언제든지 LG카드 직원들을 퇴출시킬 수 있는 상시적 구조조정 안이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LG카드 노조는 현재 운영위 및 대의원 약 200명이 노조에 사표를 제출하고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투쟁할 것을 밝혔다.

이번 인사에 대해 신노협(신한은행·조흥은행·굿모닝신한증권·신한생명·제주은행 노동조합)도 성명서를 내고 신한지주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하고 있어 향후 큰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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