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는 만사, 인사가 망사

국책 금융기관장의 선임 절차와 과정에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참여정부가 '투명한 인사'를 명분으로 도입한 금융공기업 최고경영자(CEO) 공모제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기업은행, 예금보험공사(예보), 자산관리공사(캠코) 등 3개 국책 금융기관장의 선임절차가 진행되는 가운데 형식상 ‘공모제’가 서로 나눠 먹기식 내지는 밀어 주기식으로 변질되고 있다.

금융계에 따르면 진동수 전 재정경제부 차관은 기업은행장 후보추천위원회의 면접에 불참하면서 응모철회 사유서를 통해 “행장추천위원회가 저의 공직 경험과 진정성을 인정해서 후보로 추천하더라도 저의 희망과 기대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엄연한 현실이 저를 무겁게 짓눌렀다”고 밝혔다. 이로써 운용으로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의 기업은행장 낙점이 유력해졌다.

기업은행장 인사는 진동수 전 차관과 윤용로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의 2파전으로 진행됐지만 청와대와 금융당국 측에서 차기 은행장으로 윤 부위원장을 선임하기로 ‘합의’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총 3명의 후보가 응모했던 예금보험공사 사장 공모도 이례적으로 재실시 된다.

예보는 재공모의 배경에 대해 신청자가 부족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설명했다. 3배수 추천을 해야 하는데 3명만 응모해 추천위의 검증 기능이 사실상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따른 것이라는 전언이다. 일각에서는 예보 사장 자리가 타 금융 공기관에 비해 연봉 등 각종 혜택이 적어 응모가 저조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능력에 맞는 인사를 중용하기 위해 도입된 공모제가 사실상 기능을 상실한 게 아니냐”며 “정권말기 보은성 및 나눠 먹기식 관행이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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