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새해 M&A 최대어


“대한통운은 우리에게 꼭 필요하며 반드시 인수하고 싶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야심찬 대한통운 인수, 합병(M&A)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한통운 인수를 위해서는 풍부한 실탄과 금융권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데 금융권에서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권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막대한 단기차입금을 장기로 전환하고 있지만 대우건설의 무리한 인수로 그룹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됐으며 대한통운까지 인수한다면 그룹 전체의 유동성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한통운 인수를 노리고 있으나 금융권이 소극적인 입장을 나타냄에 따라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무리한 행보를 하고 있다는 전망이다.


부채비율 200% 낮춰야
부당거래, 공시위반 휘말려

이미 지난달 30일 장중 유상증자설이 돌면서 주가 희석화를 우려한 매도세가 집중, 5%대의 급락세를 보였다. 이후 금융감독원 홈페이지 등에는 금호산업 증자 정보의 사전유출설과 함께 내부자 거래 의혹을 주장하는 소액주주들의 진정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금호산업의 유상증자 목적에 대해서도 증권가에서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금호측이 밝힌 표면적인 증자 이유는 부채비율을 지주회사 전환 요건인 200%까지 낮추기 위한 것이다. 올해 9월말 기준 금호산업의 부채비율은 266.5%이며, 이번 유상증자로 자금이 투입되면 168%로 낮아져 지주회사 요건을 이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금호산업이 지주회사로 전환하려면 내년 말까지 부채비율을 200% 이내로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상증자의 실제 목적은 대한통운 인수전 등 향후 M&A를 위한 실탄 확보용이라는 분석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현금은 작년 말 현재 282억원에 불과하며 올해는 이보다 더 줄어 44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여 현금흐름 역시 올해도 마이너스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대한통운 인수를 위해서는 대규모로 부채를 끌어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부당내부거래, 공시위반과 관련해 불미스러운 일들이 끊이지 않아 왔다.

증권선물위원회는 1999년 8월 당시 박성용 명예회장, 박정구 회장, 박삼구 아시아나항공 사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사장 등 총수일가 4형제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이 금호산업과 금호건설이 합병한다는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134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였다. 그해 12월 서울지검은 박찬구 사장을 불구속기소 했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는 2004년 2월 10개 중견그룹들을 대상으로 2000년 4월부터 2003년 6월까지 내부거래에 대해 뒤늦게 공시하거나 공시하지 않은 사실을 적발했다.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적발건수는 179건이었다. 과징금은 전체 68억3500만원의 과징금중 61%가 넘는 42억3500만원이었다.

2005년 4월에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공정위로부터 지원성 거래로 19억5300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이 역시 그해 관련
과징금 가운데 최고 액수였다.

대한통운을 인수·합병(M&A)하려면 기존 주식의 150% 규모 신규 주식을 인수해야 한다.

대한통운은 지난달 26일 공시를 내고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공개입찰 방식을 통해 M&A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신주 발
행 규모는 현재 발행 주식수(1600만주)의 150%인 2400만주에 달한다.

이에 따라 대한통운을 인수하려는 기업은 신규 발행 주식을 포함한 총 주식의 60% 지분을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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