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인수금액 높은 STX 밀려났나?


대한통운의 우선협상대상자로 금호아시아나 컨소시엄이 선정됐지만 선정배경과 가격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에 이어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인 대한통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는 금호아시아나 컨소시엄 등 4개 업체의 인수제안서를 받아 인수자 참여비율, 고용보장, 향후 투자계획 등을 종합 평가한 결과, 금호아시아나 컨소시엄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STX컨소시엄은 2위로 예비협상대상자가 됐다.

문제는 STX컨소시엄이 대한통운 인수금액으로 5조원 정도를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4조원대를 제시한 대한통운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점이다. 또한 대한통운 매각방식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이어서 지나치게 인수금액을 올려놔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한통운 인수전에서 법원은 가격도 중요하지만 비가격적 부분을 더 중점적으로 본다고 했다. 그러나 비가격적인 부분 평가에서 STX가 금호아시아나그룹보다 크게 뒤처지지 않는데다 인수 후 경영 능력, 사업 계획, 물류 증대 등 시너지 효과를 고려할 경우 해운·물류·조선의 수직 계열화가 이뤄지는 STX가 더 많은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금호아시아나는 정부 인맥 마지막 선물
증권가 “100% 고용승계 외 우위 없다” 의혹

특히 1조원 가까이 더 높은 가격을 써낸 STX가 우선협상자가 되지 못한 것은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STX는 “대한통운의 가치를 높이 평가해 최고 가격을 써냈지만 의외의 결과가 나와 당혹스럽다”면서 “하지만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며 향후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는 “인수 후 인위적 구조조정 없이 금호석화나 금호타이어등 금호아시아나 그룹 내 계열사를 통한 물류증가가 크기 때문에 인수 시너지가 매우 높아서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인수전에서 금호아시아나와 STX를 평가할 때 금호아시아나가 100% 고용승계를 보장한다 것 빼고는 우위를 나타내는 것이 거의 없다”며 “오히려 STX가 더 좋은 점수가 나올 수 있는데도 금호아시아나가 선정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그는 “대우건설 인수로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선정된 것은 참여정부 인맥들이 마지막으로 금호아시아나에 주는 선물이 아니겠는가라는 소문도 나올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번 대한통운 인수로 주식시장에서는 금호아시아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우건설, 금호산업, 금호석유화학의 재무상태가 악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면서 관련 계열사 주가가 급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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