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010년 한 해가 지나가고 또 다른 한 해를 준비하는 시기가 되었다. 세밑이면 늘 아쉬움과 미련이 남지만 그 모든 감정을 과감히 털어내고 다가오는 새해가 정녕 보람 있고 뿌듯할 수 있도록 충실한 계획을 세워야겠다.

최근 빠르게 고점 부근을 회복한 코스피 지수를 앞에 두고 내년에는 시장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개인투자자들은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지수 2000선 돌파에 대한 부담, 예산안 집행시기 등의 국내 요인과 유럽의 국채 만기 집중 도래 시점, 중국 경제 긴축의 영향, 미국 금리인상 우려 등의 해외 요인 등 시장을 들썩이게 할 리스크들을 하나씩 떠올려 보노라면 고민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9월부터 이어진 대세상승장에서 소외되어 파티에 홀로 초대받지 못한 사람처럼 상대적 박탈감을 겪은 개인투자자들의 경우에는 그 고민의 강도가 한층 커지게 된다.

주식이란 스스로 많이 알면 알수록 유리 할 듯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 십 수 년 증권시장에 몸 담아온 필자의 생각이다. 오히려 많이 알면 많이 아는 만큼 자신이 파놓은 함정에 빠지기도 쉬운 법이다. 이른바 전문가의 오류로 전문가는 뻔한 것을 놓치는 희한한 재주가 있다.

한 해를 정리하는 의미로 필자가 좋아하는 증권가 격언을 마음속에 새기며 그 중 2가지 이상을 실천한다면 결코 함정에 빠지지 않는 성공적인 투자가 될 것으로 믿는다.


1. 손절은 짧고 과감하게, 수익은 극대화 시켜라. (필자의 경우 손절 3%, 수익 8~100%)
손절은 투자자의 생명과 같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수익이 나면 팔고 싶어 한다. 손절10%에 매도, 수익 5%에 매도한다면 어찌 수익이 날까? 수익이 나는 종목은 끝까지 물고 늘어지고, 손실이 나는 종목은 관심 종목에서 삭제하시는 것이 현명한 투자 습관이다.


2.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 (상승하는 주도주에 편승하라)
주식의 매집과 분산패턴을 보면, 매집 세력이 들어오는데 장시간 횡보, 매도세력 털고 나가는데도 출렁이며 분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개인은 아무 때나 팔지만, 기관이나 거대 세력들은 물량 때문에 시간이 지체되는 것이다.
따라서 주식을 싸게만 사려고 하면 그만큼 죽은 말에 올라탈 가능성이 커지므로 포트폴리오 중에서 죽은 말(하락세)은 얼른 매도하고 항상 달리는 말(상승세)에 올라타 있어야만 한다.


3. 하수는 가격을 사고, 고수는 시간을 산다.
하수와 고수 차이는 지식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수익률이 크고 적음이다. 기술적 분석을 공부하는 것은 싸게 사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상승 타이밍을 포착하기 위한 것이다.


4. 5개 종목 이상 동일한 비율로 분산 투자하라.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고 했다. 하물며 온갖 변동성이 들끓는 주식시장에서 한 종목에 치우친 편식된 투자는 스스로의 기준을 훼손하게 되고 결국 필패하게 된다.


5. 여유를 가져라.
마음의 여유, 시간의 여유, 자금을 분산하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한 호가만 비싸게 팔아도 돈이 얼만데’, ‘이거 상승 할 거라면서 왜 몰빵을 안 해’ 등 개인투자자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이렇게 여유가 없다면, 워렌 버핏이 추구하는 가치 투자는 절대 불가능하게 된다.


6.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
소문이 무성한 주식은 보도될 가능성이 커지고, 보도가 된 후 모든 시장 참여자가 알게 되면 그때는 이미 상투다. 모두가 아는 정보는 정보가 아니라고 했다. 반대로 모두가 아는 악재는 이미 악재가 아닐 수도 있다. 블루칩에 국한된 이야기지만, 이미 가격이 하락 한 후 모두가 알 수 있도록 보도가 된 후라면 바닥 거래량 잡히고 터닝 하는 포인트이므로 매수 진입도 무방하다고 할 수 있다.

코스피 지수가 2000을 넘어서 어딘지 모를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 새해 상반기 주가를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는 1700~2400 정도로 예측하고 있다. 시장을 둘러 싼 국내외 변동요인을 염두에 두고 상승장이라면 자신 있게, 하락장이라면 하락장에서도 수익이 나는 종목을 미리 염두에 두고 투자에 나선다면 정작 중요한 순간에 당황하지 않게 될 것이다.

다사다난이라는 사자성어를 하도 많이 사용하여 식상하지만 또 이 말만큼 세밑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심경을 적절하게 표현한 단어도 없을 듯하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고 새로 맞이하는 2011 신묘년 토끼의 해에는 모든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토끼의 깡충깡충 발걸음처럼 발랄하고 상쾌하기를, 대한민국의 경제 또한 그렇게 되기를 빌어본다.


HMC투자증권 여수지점 정효철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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