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과 판단은 투자의 기본이다”

지난주 지구촌을 강타한 소식은 리비아에서 40년 이상 철권통치를 지속하던 리비아의 카디피에 대한 국민들의 저항 움직임이었다. 지난 1월 튀니지에서 촉발된 재스민혁명의 도도한 물결이 마른 들판의 불처럼 인근 독재국가로 번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재스민혁명이란 23년 동안 튀니지에서 독재정치로 국민을 고통스럽게 했던 벤 알리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린 시민들의 민주화운동을 튀니지의 국화인 재스민을 붙여 명명한 것이다. 움직임은 도미노처럼 인접 이집트의 무바라크 철권통치를 종결시키고 다시 리비아로 불어 닥쳐 카다피의 운명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그 도도한 물결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인근의 이란, 바레인, 모로코, 예맨, 알제리,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멀리 중국으로까지 그 열기를 확산시키고 있다.

시민들의 봉기가 집중 발생하고 있는 국가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소득수준이 낮은 저개발국가이고 오랜 독재에 시달려왔다는 것이다. 반독재 반부패의 민주화 요구가 시민들의 생존권 확보 요구와 맞물려 들불처럼 번져가고 있는 것이다.

최초 튀니지에서 발생한 재스민혁명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독재정권의 폭압도 폭압이려니와 과도한 인플레이션이 주요 원인의 하나로 진단된 바 있다. 즉, 원자재나 곡물가 폭등에 기반을 둔 인플레이션은 재스민혁명과 그 뒤를 이은 이집트, 리비아의 철권통치에 대항하는 시민들 움직임의 공통된 요인이라는 것이 국제 정세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008년 이후 다소 소강상태에 머무르던 국제 농수산물 지수는 최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 동안 강압적인 분위기에 눌려있던 이들 국가의 국민들이 생계비 급등에 따라 생존 자체의 위협을 느끼는 상황이 되자 임계점을 지나 폭발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이들 국가의 안정은 결국 농수산물가격과 국제 유가가 안정이 되어야 가능하리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그리고 그 바탕 위에서 그간의 폭압적인 정치로 말미암은 적폐를 해소하고 진정한 민주주의 그리고 시장경제 체제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와 연관 지어 우리의 주요한 경제 파트너인 중국의 상황과 움직임을 살펴보는 것도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라고 생각된다.

서쪽에서 자극받은 중국 인민들의 중국판 재스민혁명 움직임에 잔뜩 긴장한 중국 당국은 재스민 등의 단어 검색을 인터넷에서 차단하는 동시에 불온적인 집회 움직임에 강경대응을 하고 있다. 또한 국민들의 불만을 차단할 목적의 유화책으로 국민들의 생계비 폭등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으로 보인다.

역사 이래 중국대륙에서 명멸해간 나라 중 200년 이상을 유지한 나라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우리의 입장에서 볼 때 중국의 상황은 다소 이해하기가 어렵기는 하지만 어쨌든 중국사회과학원 자료를 살펴보면 2004년 발생한 중국 군중 소요사건이 7만 4천 건에 이른다.

이는 경제발전에 따른 국민의식 발달로 말미암아 최근 더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어쩌면 중국인민들의 집단 DNA에는 우리와는 다른 다소 과격한 유전적 특성을 보유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느 국가든 마찬가지이겠지만 특히 중국지도층은 국민들의 격앙된 움직임을 가장 두려워한다. 따라서 연간 2천만 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연 8% 성장률 달성을 경제의 최대목표로 삼고 있으며 이를 통하여 사회전반의 불안감을 상쇄하는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오고 있다.

이러한 당국의 인식과 주변상황에 비추어 보건대 향후 중국은 인건비 상승, 금리인상, 위안화 절상 속도 강화 등의 조치를 서서히 취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중국의 인건비 상승은 중국 상품의 가격을 끌어올리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이로 인한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리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를 일컬어 차이나플레이션이라고 한다.

중국은 현재 대한민국의 최대 무역파트너 중 하나다. 우리의 전체수입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16.9%에 이른다. 따라서 중국 상품 가격의 상승은 우리의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재스민혁명이 촉발한 전 세계적인 영향을 예의 주시하며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거시경제에 대한 전망과 판단은 투자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