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주식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사상최고점을 돌파한 지수는 거침이 없다.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상태에서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OMC) 의장 버냉키의 “6월말까지 감축은 없다”라는 브리핑은 당분간 유동성에 기반한 현 상태가 유지되리라는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유동성 장세에서는 이른바 시장을 창출하고 이끌고 가는 세력에 의해 휘둘리기 마련이다. 정보분석과 축적된 경험이 월등한 외국인과 기관이 전체 시장을 끌고 가는 장세이고 개별종목별 재료에 따라 지수가 춤을 추는 시장이 될 것이다. 극심한 변동성은 사실 개인투자자들에게는 기회가 아니라 시련이기 십상이다. 왜냐하면 그 변동성을 야기하는 원인이 바로 정보력, 자금력 등 힘을 보유한 투자주체로부터 파생되기 때문이다. 변동성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어떤 투자 자세를 가져야 할까? 꼭 변동성 장세가 아니더라도 어떤 투자전략이 진정 유효한 전략이 될 것인가? 항상 스스로 점검하고 살펴보아야만 한다.

시장은 아주 잔인한 곳이다. 피도 눈물도 없는 곳이다. 투자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각종 지표를 해석하고 예민하게 경기를 가늠하는 실력일까? 각종 지표를 해석하고 차트를 분석하고 시장동향을 가늠하는 능력은 투자자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기본 위에 우뚝 서서 진정 투자의 성패를 가르는 것이 바로 멘탈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과 달리 선진국의 성공한 투자매니저들의 전공은 경영학 혹은 경제학에 국한되지 않고 오히려 심리학, 역사학, 미학, 물리학 등의 학문을 전공한 예가 허다하다. 이는 각종 경제지표 해석 능력이 투자의 필요충분조건이 아님을 웅변하고 있다.

앞서 시장은 잔인한 곳이라고 이야기했거니와 그 잔인한 시장에서 진정 승리하기 위한 최종적이며 필수불가결한 요소는 바로 투자자의 멘탈, 즉 잔인함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다만 이 잔인함은 타인에 대한 잔인함이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잔인함, 어떠한 경우에도 스스로의 감정상태에서 완전하게 초월할 수 있는 정도의 잔인함을 말한다.

주식시장은 일종의 제로섬 게임을 벌이고 있는 전쟁터라고 할 수 있다. 오늘 내가 이룬 수익이 그 누군가의 피눈물일 수 있고 어제 흘린 내 피눈물이 그 누군가에게는 희희낙락 기쁨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눈덮힌 시베리아를 헤매는 호랑이처럼 일체 스스로에 대한 동정이나 연민, 기쁨 따위의 감정을 접고 스스로의 감정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어야만 비로소 온전히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수익이 났을 때 뛸 듯이 좋아하고 손실이 났을 때 억울해하고 흥분한다면 결국 파멸하게 된다.

나무가 아닌 숲 전체를 관조하는 자세 역시 가장 우선적으로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시장의 사이클은 거대하다. 경기의 흐름은 상승 하락을 반복하지만 큰 흐름은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 봄이라 해도 쌀쌀한 날씨가 있을 수 있고 겨울이라 해도 따스한 날씨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계절은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 큰 흐름에 올라타지 못한 채 자잘한 파도에 휘둘리고 현혹되어 매수와 매도를 반복해도 수익은 크게 나지 않는다. 진정 큰 흐름에 몸을 실어야만 한다.

지금 계절이 봄이라면 바람이 쌀쌀하고 감기가 두려워도 대지에 씨를 뿌려야만 한다. 지금이 겨울이라면 아무리 밖이 따스하고 포근해도 결코 씨를 뿌리면 안되고 봄을 기다려야만 한다. 이것을 시장에서는 투자자의 포지션이라고 한다.

스스로 어떤 포지션을 취하면 좋을지, 스스로 공부하고 전문가를 찾아 의견을 구하여야 한다. 그리고 제공되는 경제지표와 자료를 통해 지금 어떤 계절을 지나고 있는지 가늠해야만 한다. 강조하거니와 투자의 요체는 포지션과 멘탈이다.

HMC투자증권 울산지점
박진열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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