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하고 따져 투자하는 것만이 수익을 얻는다”

주가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는 바로 수급이라는 사실은 주식시장 참여자 모두가 수긍하는 바이다. 수급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 중 가장 근원적이며 많은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바로 금리라 할 수 있다. 지난 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는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인상하였다. 단순히 보았을 때, 기준금리 인상은 시중은행의 대출 및 예금금리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는 곧장 경제 각 부문에 연쇄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또한 금리인상으로 말미암아 유동성은 축소되며 따라서 주식시장에는 마이너스 영향을, 채권시장에는 플러스 영향을 끼치게 된다.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부터 촉발된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각국 정부는 제로 혹은 저금리 정책을 구사하였다.

그 결과 시중 유동성은 급격하게 팽창했다. 이 글로벌 유동성에 의하여 각국의 증시는 금융위기 이전 상태로 재빨리 되돌아갈 수 있었다. 특히 대한민국과 같은 이머징 마켓은 자국의 유동성에 더하여 고수익을 쫓아 몰려든 외국의 유동성까지 더하여 단숨에 사상최고점을 경신하는 역동성을 보여주기까지 했다. 하지만 세상일이라는 것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어서 유동성 역시 부정적인 경제적 영향도 야기하는데 그것이 바로 인플레이션이다.

지나친 유동성은 필연적으로 인플레이션으로 대표되는 불안정한 경제 상태와 자산 거품을 초래하게 되며 이것이 지나치면 결국 경제는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이 부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그 정책을 사용하는 시점이다. 그 시점이 너무 빠르면 모처럼 온기가 돌던 경제가 급속한 침체에 빠지게 되고, 반면에 그 시점이 너무 느리면 아무리 노력해도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는 이른바 유동성 함정에 빠져버리게 된다. 김중수 한국은행장이 말한 베이비스텝이란 바로 이 금리인상의 시기를 아기 걸음처럼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가져가겠다는 언급이다.

PIGS를 중심으로 한 유럽의 경제적 위험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세계경제의 기관차인 미국 경제 역시 정부의 적극적인 양적 통화 확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예컨대 글로벌 환경이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은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금리인상을 단행한 이유는 국내 물가상승세가 꺾이질 않고 있으며 800조에 이른 개인부채가 대단히 심각한 수준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리와 더불어 가장 중요하게 보아야 할 것이 바로 환율이다. 미국과 같은 기축통화국은 환율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변수가 아니지만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경제의 거의 80%에 육박하는 우리의 경우 환율의 변동은 경제 전반에 걸쳐 근본적이고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채무도 환율에 지대한 영향을 받게 되며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원자재와 곡물, 에너지 등의 가격 역시 환율에 엄청난 영향을 받게 된다. 최근 여당인 한나라당 내에서도 현 정부 집권 초기의 고환율 정책이 현재의 물가상승의 주범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음도 바로 이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환율과 금리 같은 거시경제적 지표까지 챙겨보아야 하느냐는 볼멘소리를 하는 개인투자자들을 간혹 만나게 된다.

이는 바람의 방향, 조수의 흐름, 일기 등의 정보를 두루 갖춘 상태로 바다로 나가는 낚시꾼과 전혀 아무런 정보도 없이 마구잡이로 낚싯대를 드리우는 낚시꾼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증권시장은 낚시터 따위와는 비교조차 안 될 살벌한 현대판 전쟁터라고 할 수 있는데 아무런 준비도 없이 덜컥 그 곳에 뛰어들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정효철 HMC투자증권 광주지점 부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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