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전체를 보는 안목부터 재정비해야…


주식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을 만나보면 흔히 그릇된 개념을 가지고 있거나 시장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경우를 보게 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시장참여자들에 대한 오해다. 이는 시장 전체를 바라보는 안목 자체를 호도하거나 판단을 그르치게 되어 스스로 잘못된 투자패턴이나 전략을 야기하게 됨을 간혹 보게 된다.

주식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외국인, 기관 그리고 개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세 주체가 어울려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게 되며 이에 따라 주가는 요동치게 되는 것.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오해가 발생하는데 우리는 흔히 이 세 주체가 서로 적이 되어 칼날을 겨누고 싸우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외국인들의 과격한 매도로 주가가 폭락했다”거나 “기관의 작전성 매매로 주가가 요동친다”는 등의 이야기는 모두가 이러한 관점이 투영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성적으로 차분히 생각해보면 시장에서는 외국인, 기관, 개인이 서로서로가 적인 상태로 치열한 전투를 치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 하나의 시장참여자로서 시장이라는 가상적인 공동의 적을 향하여 맹렬하게 전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외국인도 기관도 개인도 그저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참여자일 뿐 서로가 적인 상태는 아니라는 말이다.


시장 상승과 수익은 비례

시장이 상승을 하면 이들 참여자 모두가 다같이 수익을 내게 된다. 반대로 시장이 하락하게 되면 모두가 손해를 보게 된다. 그리고 당연하게 이들 참여자 모두는 시장의 상승을 바라지 어느 누구도 시장이 하락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외국인이 어떤 투자행태를 보이든, 기관이 어떤 포지션을 갖추든 그리고 개인투자자의 전략이 어떻든 그 자체는 시장이라는 공통의 적을 향한 단순한 수급적 요인에 불과할 뿐이다. 시장에서 어떤 보도나 루머를 접했을 때 우리는 다른 참여자들의 상황을 짐작하면서 그로 인한 수급에의 영향력을 헤아려야만 한다.

그러한 보도나 루머에서 외국인의 체력 상태를 판단하고 기관의 움직임을 예측하면서 스스로의 움직임을 결정해야 한다.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섰을 경우, 대개 언론의 기사는 “외국인의 대량 매도세로 지수가 폭락했다”고 표현하는데 이것 역시 오해로 인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경우, 우리는 ‘외국인이라는 전위부대가 철수한 지금 우리 개인보병들이 얼마나 시장(적)의 공세를 견뎌낼 수 있을까?’, ‘기관이라는 포병은 어떻게 적에게 대응할 것인가?’, “외국인, 기관, 개인 세 주체가 모두 덤벼도 시장을 이기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식으로 판단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러한 판단을 통하여 시장의 정확한 현재 상태를 알아내야만 한다. 이것이 바로 시장참여자를 바라보는 정확한 시각이며 이러한 시각을 통하여 시장을 냉철하게 바라볼 때 비로소 시장이라고 하는 적에 대항하여 싸울 수 있게 된다.

다만 이 부분에서 주의할 것은 이 무시무시한 가상의 적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 가공할만한 적은 외국인, 기관, 개인이라는 세 주체가 시장에 머물러 있는 상태로 주고받으며 형성되기 때문에, 이 적이 바로 내가 될 수도 있고 네가 될 수도 있음을 이해하여야만 한다. 또한 이 적은 2백 여 년에 걸친 주식시장의 역사에서 그 어느 주체도 단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영원불멸의 승자라는 사실을 명심해야만 한다. 이 적을 향하여 외국인, 기관 그리고 개인투자자들이 공동전선을 형성하며 치열한 전투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진실이다.


김동욱 SK증권
순천지점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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