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아파트분양‘통장별 전략’


대선정국에다 부동산비수기인 연말인데도 아파트분양시장이 뜨겁다. 주택건설사들이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대규모 분양물량을 쏟아내고 있는 까닭이다. 그 바람에 실수요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매우 넓어졌다. 특히 청약통장을 쓰지 않고 장롱 속에 묻어두었던 통장가입자들은 유망지역에 눈독을 들이며 연말분양에 나설 움직임이다.

닥터아파트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12월 청약통장가입자들이 청약할 수 있는 전국 아파트 수는 8만3000여 가구. 지난해(3만997가구)보다 두 배가 넘는 양이다. 더욱이 서울 은평뉴타운을 비롯해 경기도 고양시 덕이지구와 식사지구, 인천시 청라지구 등 유망지역 물량도 많다.

하지만 실수요자라면 청약통장 종류를 한 번 확인할 필요가 있다. 통장에 따라 청약가능지역이 크게 달라진다. 수도권 유망지역에서의 최대수혜자는 전용면적 85㎡(25.7평)형 초과를 대상으로 한 청약예금가입자들. SH공사가 서울 은평뉴타운 1지구에 분양하는 4660가구 중 1634가구가 이들의 몫이다.


작년보다 두 배 넘는 분양물량

그 가운데 예치금액 기준으로 ▲600만원이 544가구 ▲1000만원이 516가구 ▲1500만원 이상이 242가구다. 지난 12월 5일 입주자 모집공고를 시작으로 12월 10일 청약접수에 들어갔다. 청약가점 커트라인은 60점대 안팎으로 점쳐진다.

고양시에선 식사지구, 덕이지구에서 새 아파트가 대량으로 쏟아져 나온다. 파주시 운정지구에서 예상 밖의 미분양사태로 관심이 떨어졌다. 하지만 일산지역의 생활기반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중·대형 평형 위주로 구성돼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다.

신동아건설은 덕이지구에서 113~300㎡(34~90평)형 3316가구를, GS건설과 벽산건설은 식사지구 ‘위시티’에 6733가구를 공급한다. 고양시 지역은 최소 300만원 이상의 가입자들이 청약할 수 있다.

청약저축가입자들도 유망지역에서 혜택이 적잖다. 전용면적 85㎡(25.7평) 이하 공공물량에 당첨가능한 청약저축가입자들은 은평 뉴타운과 인천 청라지구에서 나오는 아파트에 도전해볼만 하다.

은평 뉴타운에선 청약통장가입자를 대상으로 341가구가 분양된다. 물량이 적어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청약저축액 800만원이상이 돼야 당첨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인천도시개발공사가 청라지구 A17지구에 제공하는 700가구도 청약저축가입자들이 놓쳐선 안 될 물량이다. 전체의 30%가 인천시지역에서 1년 이상 실제 살은 사람들에게 공급되며, 나머지는 수도권청약자들 몫이다.

국제금융단지와 첨단레저단지로 개발되고 인천공항철도 개통으로 서울에 오가기 좋아 투자 가치가 높은 편이다. 청약저축가입자만을 위한 국민임대아파트는 대한주택공사가 파주 운정지구에 공급하는 514가구가 관심을 끈다.

반면 전용면적 85㎡이하 청약부금가입자들은 유망지역에선 사실상 마지막 분양물량이란 점에서 무조건 청약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2008년부터는 85㎡이하 민간 아파트물량이 거의 없어지고 공공분만 나올 가능성이 높아 이번에 청약기회를 놓치면 청약예금통장으로 갈아탈 것”을 권하고 있다.

서울지역에선 현대건설이 서울시 은평구 불광동에 23가구를, 신동아건설은 고양시 덕이지구에 470가구를 분양한다.

대규모 단지의 중·소형 평형이라 상대적으로 투자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인천 청라지구에선 호반건설과 영무건설이 1,051가구를 공급, 청약부금가입자들의 숨통을 터줄 줄 것으로 보인다. 또 GS건설은 경기 용인시 신봉동에서 60가구를 내놓고 청약을 기다리고 있다.


#미분양사태 어떤 대책 나오나?

전매제한 완화, 세금감면 등 추가대책 ‘눈 앞’


지방중심의 미분양주택사태가 수도권으로까지 번지면서 정부가 ‘미분양’ 추가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계당국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전반적인 주택상황, 특히 경기도 파주신도시에서의 대규모 미분양 원인과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검토에 들어가 추가대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미분양사태를 지방문제로만 여겼던 정부는 파주신도시에서조차 미분양현상이 빚어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수도권 주택난을 풀기 위해 꾀한 2기 신도시의 하나인 파주신도시에서 지난 11월 말 6개 업체가 동시분양에 들어갔으나 특별공급 분을 포함, 5068가구 중 1069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미분양률은 21.1%. 신도시에서 미분양이 생기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파주신도시에서의 미분양 원인파악에 나서면서 다른 곳으로의 확산여부에 신경을 쏟고 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달 초 정례브리핑에서 “파주신도시에서 미분양이 많았다. 정부는 주택시장을 면밀히 검토 중이며 원인파악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주무부처인 건교부 관계자도 “파주신도시 미분양원인과 다른 곳에 미칠 영향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자의 이런 언급들은 정부가 수도권미분양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한 것이다. 따라서 검토결과에 따라 수도권미분양 문제를 풀기 위한 추가대책이 나올 확률이 높다.

정부는 지난 9월 미분양대책을 마련했지만 주로 지방에 초점을 맞췄다. 또 최근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해제도 지방에만 그쳐 수도권주택시장에 대해선 따로 손을 쓰지 않았다.

주택업계는 정부대책엔 △전매제한 완화 △LTV(주택담보대출비율) 및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금융규제 완화 △미분양주택 구입 때 세금감면 등을 꼽고 있다. 이중 업계가 최우선으로 꼽는 것은 전매제한완화. 분양받은 집을 일정기간 뒤 팔 수 있게 한 것으로 1.11부동산대책에 따라 지난 9월부터는 최장 10년까지로 돼있다. 수도권의 경우 공공주택이 10년(85㎡ 이하)~7년(85㎡ 초과), 민간주택이 7~5년으로 묶여있다. 이에 따라 새 집을 분양받더라도 계약일로부터 10년간 갖고 있어야 한다.

업계는 지난 9월 남양주 진접지구에서 대규모 미분양사태가 생긴 직후 그 원인을 지나친 전매제한 때문이라고 보고 국회, 정부 등에 전매제한완화를 포함한 건의서를 내기도 했다. 전매제한기간을 지금보다 절반쯤으로 줄여야한다는 시각이었다. 또 LTV와 DTI규제완화와 더불어 6억원 이하 집 및 지방투기지역아파트에 대한 규제도 완화해야 미분양사태가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미분양주택을 처음 살 경우 양도소득세 감면혜택 등을 줘야한다는 내용도 건의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들은 참여정부가 줄곧 밀고 온 부동산정책과 흐름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모두 다 받아들여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알짜 미분양 아파트 고르는 요령

“밀짚모자는 겨울에 사라”


건설회사의 파격적인 분양조건에도 미분양아파트는 왠지 찜찜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밀집 모자는 겨울에 사라’는 투자격언처럼 아무도 눈 여겨 보지 않을 때 진흙 속의 진주를 골라내야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알짜 미분양 단지 선별 요령 6계명을 알아보자.

(1) 미분양 원인을 파악하라.
관심을 갖고 있는 아파트단지라면 우선 미분양 이유를 파악해야 한다. 미분양아파트는 교통여건이 좋지 않거나 주변에 혐오시설이 있는 경우, 나 홀로 단지와 같은 약점을 가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이런 아파트라면 발전가능성이 높지 않은 이상 발길을 돌리는 게 좋다.
그러나 분양 때 경기가 좋지 않았거나 한꺼번에 많은 가구가 쏟아지면서 일시적으로 미분양이 생긴 경우라면 사정이 다르다. 이들 단지는 경기가 다시 살아나거나 쌓여있던 미분양물량이 모두 소화되면 가격상승에 탄력이 붙는다. 특히 서울 강남권, 수도권 등 입지가 좋거나 역세권, 브랜드아파트 등을 고르면 실패확률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해당 단지를 찾아 주변환경, 교통여건, 교육시설 등 가격상승을 가로막는 요인이 있는지를 우선 점검하고 미분양원인을 파악하는 안목이 필요하다.

(2) 대단지는 ‘썩어도 준치’
뚜렷한 개발호재를 찾을 수 없다면 대단지아파트를 우선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 단지 규모가 클수록 학교, 쇼핑시설, 관공서 등의 편의시설이 두루 갖춰져 주거여건이 좋다. 특히 1,000가구 이상 대단지라면 랜드마크아파트로 발돋움해 지역아파트 값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해당아파트를 찾는 수요자들 발길도 잦아 전세를 끼고 미분양아파트를 사거나 높은 환금성을 바탕으로 쉽게 현금화할 수 있다.

(3) 미계약 아파트를 잡아라.
분양 때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실제 계약과정에서 돈을 마련 못하거나 개인사정으로 미분양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관심이 가는 단지가 있다면 발품을 팔아 직접 확인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게 좋다. 청약통장을 쓰지 않고도 알짜 단지 아파트를 낚아채는 행운을 얻을 수 있다.

(4) 택지지구나 택지지구 부근 아파트를 노려라.
수도권 부근 택지지구에서도 미분양 아파트가 생기는 경우가 더러 있다.
택지지구는 상업시설부터 녹지, 교통망 등 체계적인 계획 아래 지어지므로 주거지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기 마련이다. 때문에 이들 미분양단지를 노리면 분양 때 수요자들로부터 외면 받았던 지역이라고 해도 입주 뒤 높은 프리미엄을 기대해볼 수 있다.
택지지구 프리미엄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는 인근단지도 눈여겨 볼만하다. 주거여건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택지지구보다 싼값에 분양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수익률이 높을 수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