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초기 뚜렷한 목표설정이 평생 좌우

신혼 6개월째에 접어든 회사원 권모(29)씨는 요즘 ‘결혼해야 돈 모은다’란 말을 온몸으로 실감하고 있다. 혼자 살 때는 버는 대로 쓰기에 바빴지만 결혼 뒤엔 작은 지출 하나에도 신경이 쓰인다. 덕분에 싱글 때의 ‘마이너스 인생’은 탈출했다. 하지만 내 집 마련과 앞으로 태어날 아이 양육비 등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린다. 전문가들은 ‘신혼 3년 이내’가 향후 부부의 재테크 성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기가 된다고 입을 모은다. 신혼의 단꿈을 평생 행복으로 이어가기 위해선 효율적인 재테크 전략이 필수라는 것이다. 신혼부부 재테크 전략에 대해 알아봤다.

자녀가 태어나기 이전의 신혼 시기는 종자돈 모으기에 적격이다. 반면 ‘젊다’는 생각, 혹은 맞벌이라는 안도감에 돈을 물 쓰듯 할 확률도 높다.

이에 전문가들은 신혼 재테크를 위한 초기 점검사항으로 ▲현금 지출표 작성 ▲지출과 저축 가능 금액 산출 ▲재테크 기간(언제까지 얼마를 벌 것인가)과 목표에 따른 부부간 합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러한 저축 목표에 따라 투자의 원칙을 결정하고,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격적 투자 필요

예를 들어 맞벌이 부부라면 무리를 해서라도 자녀가 생기기 전까지는 소득의 60~70%를 매달 저축하기로 정한 뒤 남는 부분을 지출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투자와 저축의 상품 비율은 7:3으로 공격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을 권했다.

더 나아가 ‘내 집 마련’이 핵심 목표인 부부라면 매달 장기주택마련저축과 청약저축이나 청약 부금 등을 꼭 가입해야 할 금융상품으로 꼽았다. 장기주택마련저축은 18세 이상 세대주로서 무주택자인 경우 가입할 수 있는데 계약기간이 7년 이상이면 비과세 되는 이점이 있다. 비과세 혜택과 동시에 목돈 마련을 위한 상품으로 이용하기에 적합하다.

청약저축 역시 무주택 세대일 경우 가입이 가능한 상품이다. 청약권과 소득공제 혜택이 있어 가입 조건 충족 시 우선 가입이 추천된다. 국민주택 및 민간건설 중형국민주택의 청약권이 부여되고, 연간 납입금액의 40% 한도에서 3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청약저축에 가입할 수 없다면 만 20세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는 주택청약부금을 선택하면 된다. 민영주택 청약 우선권이 부여된다.

이 밖에 신혼 재테크의 필수 원칙으로 전문가들은 ▲부부가 서로 수입과 지출을 투명하게 밝힐 것 ▲양쪽의 역할을 분명하게 정할 것(예를 들어 아내가 경제권을 가지고, 남편은 아내의 저축현황을 월 1회 점검 등) 등 부부간의 재테크 목표 공유와 대화를 강조했다.

서울 송파구 오금동에 사는 결혼 1년차의 새내기 주부 강모(29)씨는 ‘한 사람 월급은 독하게 저축하라’를 실천하고 있다.

결혼 전부터 노후자금을 위한 연금에 월 30만원씩 넣어왔고, 각종 펀드와 적금에도 200만원 이상을 넣고 있다. 보장성 보험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렇게 평균 가정에 비해 저축금액이 적지 않다는 게 위안이 되지만, 과연 제대로 재테크를 하고 있는 것 인지에는 불안감이 든다.


분산투자 중요

이에 대해 한 금융 전문가는 “재테크 목표 중에서 먼저 우선순위를 정하고 이에 따라 자금을 배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분산 투자가 중요하다고 해서 무조건 자금을 나누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결혼하면 주택자금, 교육자금, 노후자금 등에 모두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만, 저축할 수 있는 금액에 한계가 있는 만큼 애초부터 모든 항목을 만족시킬 생각은 버려야 한다. 예를 들어 주택구입을 위한 자금 마련이 최우선 과제라면, 5년이나 7년 등 목표시기에 주택구입이 가능하도록 이에 중점을 두고, 2ㆍ3순위 목표는 조금씩만 배분했다가 첫 번째 목표가 달성된 뒤 목표에 따라 비중을 늘려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간에 따른 금융상품으로 3년 이하의 단기 목적용 자금일 경우 적금을, 3~5년 이상의 중장기 목적용 자금을 목표로 할 때는 펀드를 적극 활용하라고 추천했다. 반면 1~2년 뒤 사용해야 단기 자금이라면, 적립식의 효과를 못 보고 손실 상태에서 환매해야 할 위험이 있으므로 원금이 보존되는 적금이 적합하다고 설명한다.


신혼부부 재테크 6계명

1. 재무 목표 금액과 기간을 분명하게 정하라.
2. ‘통장은 하나로’ 수입과 지출을 공유하라.
3. 저축부터 하고 소비하는 습관을 가져라.
4. 청약 상품, 절세 상품 등 필수 상품에 가입하라.
5. 1년에 1~2회 재무 상황을 점검하라.
6. 소액이라도 보험과 연금으로 노후와 위험에 대비하라.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