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차기를 노리는 잠룡들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면서 차기대권에 대한 관심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잠룡들이 자신들의 플랜을 하나 둘 가동시킬 것으로 보여 대권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에 본지는 설 특집으로 현재 거론되는 차기 잠룡들을 지역별로 나눠 분류해봤다. 현재 정치권에서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차기 후보군을 분석해보면 타 지역에 비해 영남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후보가 가장 많다. 열린우리당에선 ‘리틀 노’로 불리는 김두관 전행정자치부장관, 경남도지사 출신의 김혁규 의원이 선두주자다.

김 전장관은 남해 고현면 출신으로 남해중, 남해종고를 나온 토박이다. 특히 마을이장에서 남해군수, 행자부장관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참여정부 초대 행자부장관에 오르면서 일약 대권후보로 떠올랐다. 현재 참여정치연구회 대표를 맡고 있는 그는 당권도전을 선언하며 야인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정치현장 컴백을 준비중이다. 경남 합천 출신인 김혁규 의원은 경남도지사를 내리 세차례나 역임한 영남권의 대표주자다. 김 의원은 부산 동성고, 부산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전형적인 PK맨으로 노무현 정부 탄생이후 열린우리당으로 당적을 옮겨 여권의 취약한 영남기반을 확대하는 데 크게 공헌했다. 한나라당의 강한 반발로 총리직에 오르지 못했지만, 그 동안 당내 인사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영남권과 충청권에서 상당한 호감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4월 전당대회에 유력한 당의장 후보군으로 꼽힌다.

한나라당은 유력한 당내 차기후보군이 사실상 영남에 집중돼 있다.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시장, 강재섭 의원 등 현재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차기후보군이 모두 영남출신이다. 경북 구미출신인 박 대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2위를 다툴 정도로 차기 대권에 가장 근접한 후보로 꼽힌다. 박 대표는 어린시절을 청와대에서 보냈지만 아버지의 고향지역이라는 프리미엄을 그대로 누리며 이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까지 성장했다. 탄핵정국 속에서 당의 얼굴로 전면에 등장, 당의 위기를 극복하고 일약 대권후보로 급부상한 박 대표는 현재 박정희 전대통령의 딸이 아닌 정치인 박근혜로 홀로서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경북 포항이 고향이다. 비록 서울에서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에 당선됐지만 포항에서 고등학교까지 졸업했다. 또 형 이상득 의원이 포항시 남구에서 당선됐을 정도로 이 지역과는 뿌리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이 시장은 올해 완공예정인 청계천 복원을 통해 대권을 향한 도전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강연정치를 통해 대권행보를 시작한 강재섭 의원은 TK를 대표하는 정치인 중 한 명이다. 경북 의성 출신으로 경북고를 나왔고 대구 서구를 지역구로 갖고 있다. 타 주자군에 비해 뒤늦게 대권행보에 뛰어들었지만, 최근 여의도의 개인사무실을 활용, 전문가 집단을 대거 영입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올 한해 행보가 주목되는 인물이다. 열린우리당의 경우 PK 출신, 한나라당은 TK 출신 인사들이 대권후보 반열에 올라 흥미롭다. 이밖에 민주노동당의 대통령 후보였던 권영길 의원은 경남 산청이 고향이며 경남고를 나왔다. 또 무소속의 정몽준 의원은 부산에서 출생했고 현대인들이 많은 울산이 정치적 고향이다. 호남출신 잠룡들은 정동영 통일부장관, 김덕룡·한화갑 의원, 고건 전총리다. 한 대표를 제외하고 전북출신 인사들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열린우리당내 가장 유력한 주자로 꼽히는 정 장관은 전주출신으로 지역명문인 전주고를 졸업했다.

국회의원 배지도 전주 덕진구에서 처음 달았다. 2002년 대선과정에서 일약 차세대 주자로 급부상하며 사실상 전북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최근엔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뒤 이라크를 방문하고 오는 등 착실히 대권수업을 받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김덕룡 의원은 전북 익산 출신이다. YS와 함께 정치적 행보를 하면서 호남출신이라는 점은 그다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그러나 영남권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 한나라당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호남출신 중진 의원이라는 점은 큰 강점이다.본인의 부인에도 불구, 차기대권관련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고건 전총리는 전북 군산출신이다. 고 전총리는 사실 서울 청진동에서 태어났고 본적이 군산이다. 그러나 부친의 고향이 군산이어서 호남권으로 분류된다. 고 전총리의 부친인 고 고형곤 박사는 전북대 총장까지 지낸 인물이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최근 고 전총리가 군산에 장학회를 세웠다는 점이다. 장학회 이름도 부친의 호를 따 ‘청송장학회’로 했다. 지역에 대한 연고를 분명히 할 수 있다는 점에 관심을 끈다. 전남쪽에선 신안 출신의 민주당 한화갑 의원 정도가 유일한 대권후보군에 포함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밖에 제주도 지역에선 강금실 전법무장관과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이 지역의 대표인물이다. 강 전장관은 열린우리당의 4·15총선 총동원령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거부하며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여전히 대권후보군의 물망에 오른다. 특히 법무장관 시절 제주를 방문했을 당시 지역민의 대단한 환영을 받았다. 원 의원은 제주가 낳은 최고의 수재로 꼽힐 정도로 제주도민의 신망이 대단하다.

아직 대권에 대한 뜻을 보이지는 않지만 당내에선 잠재적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충청권의 경우 이해찬 총리가 대표적인 후보군이다. 국무총리에 임명된 뒤 실세총리로 불리며 차기 대권후보로까지 급부상한 이 총리는 고추맵기로 유명한 충북 청양출신이다. 그는 이곳에서 초등학교까지 다니다가 중학교 때 서울로 유학을 갔다. 특히 노 대통령의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 공약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졌다. 이 때문인지 총리취임이후 고향을 방문했을 때 지역주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정치일선에서는 물러나 있지만 이회창 전총재도 충청도 출신으로 분류된다. 출생지는 황해도 서흥이지만 이 전총재의 원적은 충남 예산이다. 정치복귀는 없다고 못박고 있지만 여전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만만치않은 지지를 받고 있어 향후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가장 많은 유권자들이 몰려있는 수도권의 경우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과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열린우리당에서 정 장관과 함께 차기의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는 김 장관은 경기도 부천 출생으로 수도권에서 줄곧 터전을 잡고 생활해 왔다. 오랜 재야생활 끝에 지난 1995년 DJ의 권유로 민주당에 입당, 서울 도봉구에서 3선에 성공했다. 지난해엔 정 장관과 함께 오랜 숙원이던 행정부 각료경험을 쌓으며 대권수업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의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경기도 시흥출신이다. 손 지사의 양친 모두 시흥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가 결혼해 주로 시흥에서 살았다. 현실정치 입문도 경기도 광명시에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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