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경부고속도로 축이 한국의 성장엔진으로 키워왔다면 앞으로는 서해안고속도로가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됐다. 토지시장도 이러한 개발 축을 따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기도 화성시 전곡항 요트복합어항 개발사업 공사 현장. 지난 1월 국비와 지방비 등 280억 원이 투입돼, 2008년까지 100여척의 요트를 정박할 수 있는 항구로 건설 중이다. 수도권에 최초로 생기는 요트항이다. 전곡항 바로 옆 시화호 간석지에선 갯벌을 매립하고 있다. 한국농촌공사가 시화호 남측 간석지인 화성시 송산면·서신면 3600만㎡에 2012년까지 4200억원을 들여 농지를 조성한다. 변모하는 서해안 지역을 살펴보자.

이 지역은 바다로는 중국과 연접하고, 땅으로는 서울 및 인천(경제자유구역·공항)과 가까운 이점을 살려 첨단산업·농업·레저·주거지역으로 탈바꿈한다.


서해안고속도로와 중국이 서해안벨트의 핵심

그리고 충남 당진 한보철강 자리에는 현대제철이 들어서면서 `한국경제의 희망특구`로 변모하고 있다.

서해안벨트 발전 인프라스트럭처는 서해안고속도로이고, 추동력은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의 부상이다.

삼성전자 탕정 LCD단지 관계자는 “서해안 고속도로 개통으로 수도권에서 1시간 생활권에 들었고 인천·평택 등 항만과도 가까워진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서해안고속도로는 통행량이 계속 늘고 있다. 당진~서산 대산~아산지역으로 연결되는 송악IC 교통량을 조사한 결과 2002년 하루 5771대였던 통행차량 대수가 지난해에는 8401대로 급증했다.

당진이라는 지명은 `당나라 닭울음소리가 들리는 곳`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 그만큼 중국과 가까운 곳이라는 의미다. 서해안벨트 부상 역시 `중국과의 거리`와 관련이 있다.


첨단산업과 환경이 하나로

지난 8월16일 시화호 북측 간석지에는 920만㎡ 규모 ‘멀티테크노밸리(MTV)’가 착공됐다. 수자원공사는 2016년까지 2조3940억 원을 들여 경기도 반월·시화공단의 기능을 발전시킬 수 있는 친환경·첨단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7만 명의 고용효과가 예상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인근 안산시 시화방조제는 2009년까지 3551억 원이 투입되는 조력발전소 공사가 진행 중이다.


관광-레저-농업단지 조성

파도를 이용해 인구 50만 도시에 전력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화성시 서신면 송교리 20만㎡에 금속제조업체들이 들어서는 ‘화남산업단지’가 연말에 준공되며, 장안면 일원에는 120만㎡의 ‘장안산업단지’가 연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들 새로운 첨단산업단지들은 기존 반월·시화공단(안산·시흥), 현대·기아차(화성)와 앞으로 개발될 평택항 배후단지 등과 함께 시너지효과를 가져와 본격 서해안 첨단산업시대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그밖에도 수도권 서해안에는 관광·레저·농업분야 대형 프로젝트들이 잇따르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시화호 남측 간석지 5700만㎡에 ‘송산그린시티’ 계획을 수립, 2008년 착공한다. 마린리조트, 자동차 테마파크, 생태레저단지, 인구 15만 명 규모의 택지 등이 개발된다.

시흥시는 2010년까지 장곡동 폐염전 150만㎡에 생태습지와 체험장을 갖춘 ‘갯골생태공원’을 만든다. 인근 66만㎡ 폐염전에 18홀 골프장을 만드는 계획은 현재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경기도는 2010년까지 안산시 대부도 100만㎡ 도유지에 ‘도립 바다내음 수목원’을 만든다. 안산시도 자체적으로 대부도를 종합 해양레저단지로 개발하는 계획을 세웠다. 화성시는 한국농촌공사가 조성 중인 화옹지구 간척농지에 국내 최대 화훼단지를 만들기로 했다.


택지개발

인천 송도신도시 개발 등이 본격화되고 다양한 서해안 프로젝트가 가시화되면서 수도권 내륙에 집중됐던 택지개발 수요도 서해안으로 이동하고 있다.

대한주택공사는 시흥 장현지구(290만㎡)와 목감지구(174만㎡) 개발을 2011년까지 끝낼 계획이며, 한국토지공사는 2008년 상반기 중 시흥 능곡지구(96만㎡)를 완공한다.

시흥시는 정왕동 군자매립지(486만㎡)에 2012년까지 산업·문화·주거·공공 기능을 갖춘 도시개발사업을 준비 중이다. 화성 지역에서는 주공이 봉담택지개발사업(76만㎡), 토공이 남양2(258㎡)·향남(168만㎡)·향남2(317만㎡) 택지개발사업, 화성시가 남양1 도시개발사업(68만㎡)을 진행 중이다.

당진군 관계자에 따르면 1997년 당진 인구는 11만여 명이었다. 이후 매년 줄어들던 인구가 올 연말에는 14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당진군은 2005년 107개 기업을 유치했고 2006년에는 105개, 올해만 해도 4월 18일 현재 51개 기업을 유치했다. 평균 3.5일마다 1개 기업이 들어오고 있다.


신산업메카로 떠오른 서해안 벨트

발전의 맥박 소리는 당진에서만 들리는 것은 아니다. 인천(항만) 평택(항만) 천안(첨단산업) 아산(LCD) 당진(철강) 서산(유화) 군산(자동차) 목포(조선) 등의 서해안 벨트 곳곳에서 오래전 조성된 매형 공단의 미분양 토지가 100% 분양되고 가격도 크게 올라 이들 지역의 변화를 실감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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