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내집마련 정책 수정해야 연소득 전국 6배·수도권 8.1배

우리나라의 주택 평균 가격은 국민이 6년간 한푼도 쓰지 않고 꼬박 6년간 모아야 한다.특히 수도권 주택 값은 8년 이상의 소득 총액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우리 국민이 가구주가 된 이후 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데는 평균 8년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토연구원이 전국 3만201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06년도 주거 실태 조사’에 따르면 평균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PIR)은 전국 6.0배, 수도권 8.1배로 나타났다.

국토연구원은 PIR를 평균 개념으로 할 경우 주택가격이나 연소득이 특별히 높은경우가 포함되면서 왜곡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중위수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중위수 기준 PIR도 처음으로 발표했다. 주택가격을 가구당 연평균 소득으로 나눈것으로서 주택시장의 거품여부를 판단하는 수단으로 이용된다.

중위수를 기준으로 할 경우 PIR는 전국 4.2배, 수도권 5.7배로 나타나 평균으로 할 경우보다는 크게 낮아진다.
월소득대비 임대료 비율(RIR) 평균은 전국 22.9%, 수도권 25.3%로 조사돼 2005년(24.0%, 26.0%)에 비해 다소 낮아졌다. 중위수 기준으로 할 경우 각각 18.7%, 19.9%로 나타났다.

소득을 모두 저축하더라도 6년, 8.1년을 모아야 겨우 집을 구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2005년 조사 때와 비교해 전국 평균은 같지만 수도권은 0.4배가 늘어난 것으로, 수도권에서 내 집 마련하기가 더 어려워졌음을 보여준다.

임대료를 제외한 한 달 주거비 지출은 수도권(소득 253만원) 20만9400원, 광역시(〃 206만3300만원) 16만4100원, 도지역(〃 179만6700원) 16만7700원 등 전국 평균(〃 219만8900만원) 18만7000원으로 나타났다.

가구주가 된 이후 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수도권 7.90년, 광역시 8.60년, 도지역 7.98년 등 평균 8.07년으로 나타났다. 현재 주택에 거주하는 기간은 수도권 5.33년, 광역시 7.20년, 도지역 11.34년 등 전국 평균 7.66년으로 조사됐다.
주택 자산은 수도권 1억7492만원, 광역시 7906만원, 도지역 5985만원 등 전국 가구당 평균 1억1803만원으로 나타났고, 고소득층의 주택 자산은 2억7535만원으로 저소득층(5606만원)보다 4.9배 많았다.

또 고소득층(수도권 기준)은 아파트 거주 비율이 64.78%, 단독주택이 21.09%인 데 비해 저소득층은 아파트 26.73%, 단독주택 51.47%로 조사됐다. 자가 주택 마련방법으로는 기존 주택 구입이 52.64%로 신규 분양(27.56%)의 약 2배였으며, 현재 주택사용면적은 평균 67.33㎡로 파악됐다. 주택을 구입하면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은 가구의 LTV1(금융기관대출액/주택구입가격)은 전국 평균 36.5%, 수도권 35.7%로 조사돼 1억원짜리 집을 사기 위해서는 3500만원 이상의 대출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무주택가구를 상대로 공공임대주택 입주 여부를 물은 결과에서는‘입주하겠다’(41.82%)가 ‘입주하지 않겠다’(35.91%)보다 다소 높았다. 입주 시 고려사항으로는 임대료 수준(저소득층 71.39%, 중소득층 60.35%, 고소득층 55.14%)이 최우선으로 꼽혔다.

아울러 2년내 이사계획이 있는 경우는 수도권이 13.45%로 다른 지역에 비해 다소 높았으며 이사때 고려할 사항으로는 주택규모(16.42%), 주택가격(16.09%), 교통여건(11.91%) 순이었다. 집 장만의 어려움과 함께 가계 재무 건전성도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가계 소득과 주택가격 등에 대비한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주택구입능력지수(HAI)가 서울 지역에서 뚜렷한 하락 추세를 보이면서 7년 만에 100 아래로 떨어졌다. 주택구입능력지수가 100 이하일 때는 가계 주택대출이 소득에 비해 과중하다는 것을 뜻한다.한국은행에 따르면 서울 지역 주택구입능력지수는 2005년 말 114.4에서 2006년 말 101.2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 3월 말에는 85.9까지 하락했다.
서울 지역 주택구입능력지수가 100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00년(88.8) 이후 7년 만이다.

특히 주택대출 90% 이상이 변동금리부 대출인 상황에서 앞으로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서울 지역 주택구입능력지수는 73.8까지 급락해 가계 재무 건전성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한은은 지적했다.전국 주택구입능력지수도 뚜렷한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5년 말 175.8에 달했던 전국 주택구입능력지수는 2006년 말 160.7에 이어 올해 3월 말에는 139.8로 떨어졌다. 앞으로 금리가 1%포인트 더 오르면 120.1까지 하락할 것으로 추정되어 무주택자는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무주택자가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멀어진다며 서민의 내집마련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부나 개인이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건설교통부는 이번에 첫 실시된 주거실태조사결과를 앞으로 주택정책에 반영하는 한편, 매년 정기적으로 실태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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