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상권 탐험① 서울 강남역세권

‘명당을 찾아야 산다’ , ‘소매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입지이고 다음으로 중요한 것도 입지’, 자영업자들에게 변하지 않는 명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 자영업자수는 610만명을 넘고 있다. 이들이 벌어들이는 소득도 91조원에 이른다. 국내 경제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셈이다. 그 중심에는 상권이 있다. 상권의 흥망성쇠에 따라 그들의 소득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1980년대 이후 도심 외곽지역의 택지개발 붐을 타고 기존 상권과 신 상권간의 구도변화가 뚜렷해졌다. 이에 따라 본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나가는 상권의 역사와 입지 조건들을 입체 분석하는 기획물을 연재한다.


‘부동산 투기 1번지’, ‘부촌 1번지’. 말이 많다. 부동산 뉴스에서 빠지지 않는 곳이 강남이다. 주택가격이나 토지가격이 공시되면 기준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강남역세권은 그 중심에 서 있다. 그러나 강남역 인근은 30년 전만해도 사람이 없었다. 말 그대로 ‘깡촌’이었다. 1970년대 후반까지 전답(田沓)이었던 강남은 대대적인 택지개발과 아파트 개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람들의 이주가 본격화됐다. 강남의 부동산 투기도 이때부터다.

택지개발은 행정구역도 변하게 했다. 강남역 인근 지역은 택지개발이전 성동구 관할지역이었지만 개발과 함께 강남구로 편입됐다.

특히 강남역 상권은 이때부터 인근 지역에 주머니가 두툼한 소비자들이 대거 이주하면서 국내 최고의 소비 상권으로 성장한다.

1990년대 들어 강남역 상권은 제2의 전환기를 맞게 된다. 분당과 수원, 용인 등 서울 주변 위성도시들의 몸집이 갑자기 부풀어 오르면서 강남대로를 중심으로 수도권과 서울을 잇는 입구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또 GS타워, 스타타워 등 대형 건물과 기업들이 들어섰고 부동산 열풍에 힘을 입어 강남역 인근은 유흥·오락 상권의 모습까지 갖추게 된다.


지하철 이용객만 하루 평균 20만명

강남역 상권내 입주한 업소는 2000여곳이 넘는다. 음식업이 340여곳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유통(450여곳), 학원·교육시설 (250여곳), 오락(100여곳) 등의 순이다.

강남역 이용객수는 하루 평균 20만여명에 이른다. 유동인구 규모는 주말보다 주중에 크다. 또 지하철 이용은 아침과 저녁에 집중된다. 업무시설이 발달해 있는 영향으로 보인다.

소상공인이 조사한 상권 내 지점별 유동인구 조사 자료에 따르면 시티극장 앞 평일 저녁시간대 유동인구는 시간당 8200여명이다. 주말은 시간당 4200여명 수준이다.

뉴욕제과 앞 평일 저녁시간대 유동인구는 시간당 9000여명 수준이다. 주말은 4600여명이다.

지방도시 중심 상권의 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5000여명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강남상권의 규모를 짐작케 하는 수치다.

상권 구역은 강남구와 서초구의 경계상에 입지해 있으며 강북에서 강남을 관통하는 강남대로를 기준으로 서측 상권과 동측 상권으로 나눠진다.

10대부터 40대까지 유동인구 연령층이 다양하며 수도권 남부에 위치한 대학들의 통학 차량 집결지이기도 하다. 유동인구와 상권의 점포 밀집도가 높고 대형 업무시설과 학원가, 극장 등 오락시설이 많아 인구 유발 효과가 뛰어난 상권이다.

분당, 용인, 수원지역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의 관문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강남역 상권은 거대해지고 있다. 강남역 상권을 특성별로 구분하면 업무시설 주변 상권과 오락시설 상권, 학원가 상권으로 나눌 수 있다. 업무시설 주변 상권은 테헤란로가 중심이 된다.


업무시설·오락·학원 상권으로 구분

이 지역은 직장인들이 이용하는 주점과 식당, 단란주점 등이 주축을 이룬다. 오락시설은 강남역 6번 출구에 위치해 있다. 전형적인 역세권 상권이기도 하다.

지하철 유동인구가 지하상가를 거쳐 상권으로 유입되는 출발점이다. 뉴욕제과에서부터 타워레코드에 이르는 사각형 구간에는 20대들이 주로 이용하는 오락, 유흥업소가 집중적으로 발달해 있다.

상권 동쪽에 위치한 역삼공원을 경계로 학원들이 밀집해 있으며 학생들을 타깃으로 한 스넥류 점포가 들어서 있다.

그러나 명성만큼이나 높은 임대료 시세는 창업자들의 부담 요소다. 극장과 의류, 화장품, 이동통신 대리점이 밀집한 상급지는 10평(1층)을 기준으로 보증금이 1억3000여만원에 이르고 월세도 400만원대 수준이다. 권리금도 2억원에 육박한다.

분식집과 소형 주점이 들어선 시티극장 이면도로의 임대료는 보증금 8000만원·월세250만원 수준이며 권리금도 1억원을 넘는다.



#예상매출액 산정법

보수적 기준 산정이 성공 지름길

상권의 범위는 매출을 예측하는 결정적인 데이터를 제공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보자. 3000세대 아파트 단지 초입에 배달형 치킨 전문점을 개설하려고 한다. 과연 어느정도의 매출이 가능할까? 답을 구하기 위해서는 우선 배후 인구수를 도출해 내야 한다.

점포 소재지를 기준으로 반경 350m이내에 2000세대가 거주하고, 나머지 지역에 1000세대가 거주한다고 하자.

산술적으로는 3000세대에 세대별 구매빈도와 객단가를 곱하면 해당 아파트 단지의 전체 치킨 시장규모를 알 수 있다. 여기에 경쟁점포수를 나누면 예상매출액을 추정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적게 잡아야 한다. 3000세대는 동일한 공간적 분포가 아니라 층을 형성하는 공간적 질서 위에 분포돼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쇼핑거리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경 350m이내를 1차 상권으로 구분하고 그 이상을 2차 상권으로 분류해 본다면 유효 배후 인구는 절반을 약간 넘는 1700세대에 불과하다. 예상매출액 공식은 (1차 상권 세대수×70%)+(2차상권세대수×30%)이다.

가능한 상권의 힘을 평가할 때는 보수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평가할 경우에는 매출 감소로 인한 문제에 적절히 대응하기 어렵지만 보수적으로 접근하면 이미 사전에 감지하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손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보수적으로 평가하였는데도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확인된 경우에는 실제로 실패 확률이 0에 가깝다.

<출처=소상공인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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