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낮아야 청약 몰린다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연말에 대거 분양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따른 미분양도 속출하고 있다. 분양 현장에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어 주목된다. 분양가를 높게 책정한 아파트는 미분양이 많은 반면 분양가를 낮게 책정한 아파트는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고분양가 논란을 빚었던 아파트는 한결같이 `청약 미달`로 고배를 들고 있다. 미분양 한파가 분양가에 따른 청약률 양극화 현상을 낳고 있는 것이다. 최근 늘어나는 미분양을 해결하기 위해 각종 규제 완화와 함께 주택업계 `분양가 거품 제거`가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금융결제원과 업계에 따르면 분양가를 낮게 책정한 송도 힐스테이트는 높은 경쟁률로 순위 내 마감했다. 12월11일 1순위 청약을 받은 현대건설의 송도 힐스테이트는 주상복합 5단지 154㎡가 인천 132대1, 수도권 75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모든 타입이 1순위에서 마감했다. 3단지와 4단지 154㎡도 경쟁률이 높았다. 평균 경쟁률도 9.5대1에 육박했다.

힐스테이트가 송도 다른 지역에 비해 여러 조건이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청약률이 높았던 것은 분양가격이 낮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1350만~1400만원대로 주변 시세에 비해 3.3㎡당 100만원 이상 싸다. 송도 지역 아파트 시세는 중소형이 3.3㎡당 1500만원을 넘고 중대형은 1700만~1800만원에 달한다. 더욱이 전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쉽게 시세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송도 힐스테이트에 앞서 오산 세마 e-편한세상과 보라매 e-편한세상도 주변 아파트 가격 대비 80~90% 수준으로 분양가를 책정해 청약률을 높였다. 또 여주 신도브래뉴 리버뷰와 양평 벽산 블루밍도 미분양이 속출하는 지방에서 합리적인 분양가격으로 분양에 성공했다.


송도 포스코 등 경쟁 심할 듯

이에 반해 인천 서구 검단도시개발사업지구 일대 금호 드림파크 어울림과 검단 자이, 김포 풍무는 주변 시세에 비해 높은 분양가를 책정해 실패한 사례에 속한다. 두 지구 모두 1순위 청약 접수 마감 결과 미달됐다. 검단과 풍무는 분양가격이 1040만~1295만원으로 1000만원 미만인 주변 시세에 비해 높았다.

시세의 70%대 분양가를 내세우며 송도에서 2개 단지 1477가구를 12월26일부터 분양하는 포스코건설도 청약 성공에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번에 분양하는 단지는 송도 중심지역인 국제업무단지 내 D13블록과 D14-1블록 아파트 `송도 더 ‘하버뷰`와 D23블록 주상복합 `송도 더’ 센트럴파크Ⅱ`다. 하버뷰는 11~33층 12개동 규모로 주택형이 110~297㎡인 845가구로 구성된다. 3.3㎡(1평)당 평균 분양가는 1367만원으로 주변 아파트가(1800만원 전후)보다 낮다. 센트럴파크Ⅱ는 42~49층 3개동 632가구로 주택형은 98~400㎡. 평균 분양가는 3.3㎡당 1439만원에 책정했다.

포스코건설은 1순위 청약에서 무난히 마감되고 중소형은 청약가점 30점대, 대형은 40점대가 당첨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청약경쟁률 양극화는 공급 초과와 수요 감소가 될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현재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낮거나 분양가가 낮지 않더라도 미래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곳에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청약경쟁률 양극화 뚜렷해질 것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PB 팀장은 “내년에 분양하는 김포와 양촌신도시, 광교신도시 또는 2년 후에 공급하는 송파신도시는 분양가격이 낮게 결정될 것”이라며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이보다 입지가 나쁘고 분양가격이 높으면 앞으로 분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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