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매매 0.33%↓, 전세 0.14%↓

울산광역시 지역별 연간 물량(가구수)

지방 아파트 시장 침체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매수세가 약화되면서도 공급이 증가하는 악순환은 지방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 잡
았다.

지방 대부분이 비슷한 이유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그나마 사정이 양호했던 울산도 최근 하락이 두드러지면서 아파트 시장에 적신호가 켜
졌다.

부동산1번지 스피드뱅크가 최근 울산광역시 아파트 값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2007년 12월 한 달 간 0.33%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울산은 지방 광역시 중 작년 상반기 유일하게 가격이 상승(0.73%)했던 지역이었지만 지방 아파트 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작년 하반기에는 울산까지 하락세가 번졌다.

울산 아파트 시장은 지난해 7월 일시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10월부터 꾸준한 내림세를 보였다.

10월(-0.10%), 11월(-0.09%) 2달 연속 하락을 걷다가 12월에는 무려 0.33% 내렸다. 이어 2008년 무자년 새해 첫 주에도 0.09%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내년 입주 물량이 대거 예정돼 있고 2007년에도 집들이가 많았던 북구와 남구는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각각 1.06%, 0.62% 하락했다.


고분양가 영향, 아파트값 거품 빠지나

울산은 대규모 산업단지로 지역 경제 기반이 탄탄해 소득 수준이 높은데다 혁신도시 및 강동권 관광개발사업, 과학기술대 조성 등 개발 호재들이 많이 포진돼있다.

그러나 거듭되는 미분양 사태로 시장은 불황을 겪었다. 얼마 전에는 울산에서 처음으로 청약률 ‘0’을 기록한 주상복합(남구 신정동)이 등장하면서 공사를 포기하는 사태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2006년 고분양가 영향으로 가격이 크게 뛰었던 기존 아파트의 거품이 최근에야 빠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당시 도심에 고가의 주상복합이 잇달아 들어서고 일반 아파트도 보상비 등의 문제로 분양가가 높게 책정되자 기존 아파트 값이 덩달아 올랐었다. 그러나 미분양이 거듭되고 공사가 중단된 사업지도 생기면서 시장은 서서히 기운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더욱이 2~3년 전 공급된 아파트들이 2007년 하반기에 입주가 시작되면서 새 아파트 물량은 늘어난 반면 시장 침체로 매수세는 찾기 어려워졌다.

현재는 기존 아파트를 처분하지 못한 입주자들이 자금 조달 및 세금부담 문제로 급매물을 내놓으면서 매매 시장은 하락이 이어지는 추세다.

울산광역시 최근 5년간 입주 물량은 2007년 10833가구로 작년 한해 가장 많았고 올해도 8613가구가 입주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적으로 남구 신정동 신성미소지움1·2단지(1244가구), 북구 양정동 현대힐스테이트(1443가구), 울주군 범서읍 울산구영1·2차우미린
(1307가구)등 1000가구가 넘는 단지들이 작년 한해 입주를 시작했다.

2008년 역시 남구 야음동 롯데캐슬골드(2421가구), 북구 천곡동 달천아이파크(1012가구)등 대규모 단지들이 집들이 예정에 있다.

작년의 80% 수준으로 물량은 줄어들었지만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한 아파트가 많아 올해도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 역시 동반 하락세다. 남구 신정동 신정현대홈타운3단지 142㎡(43평형) 전세가격은 2007년 초 2억~2억3000만원 이었던 것이 3750만원 가량 하향 조정돼 최근에는 1억7000만~1억8500만원 선에 가격이 형성됐다.

울산 남구 S 중개업소 관계자는 “신규 아파트 입성을 위한 기존 아파트 처분 매물이 증가해 가격이 빠진다”며 “세입자들도 새 아파트로 이주하는 바람에 전세 급매물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작년 12월에는 전세시장도 0.1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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