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포 금천구 현장 취재


“요즘만 같으면 좋겠어요. 골칫거리 급매물들이 거의 다 빠졌어요.” 서울시 금천구 시흥동에 위치한 M중개업소 관계자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그 동안 적체돼 있던 매물들이 하나 둘씩 나가기 시작하면서 가격이 오르고 매수 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 “전세물건도 거의 품귀 상태고 대형 아파트 급매물도 많이 나갔어요” 전국적으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대형도 금천구에선 환영 받고 있는 실정이다.

“금천구만큼 환경 좋은 데도 없어요. 서울 시내랑 공기부터가 다르다니까요.” 금천구 시흥동 벽산 아파트에서 10년째 살고 있다는 김모씨는 아이들 아토피도 없어졌다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아파트 뒤쪽이 산으로 둘러 쌓여 있어 산속에 살고 있는 느낌 이예요” 실제로 금천구 시흥동에 위치해 있는 벽산·우방 아파트로 올라가는 길의 공기는 상쾌했다. 이처럼 공기도 맑고 환경도 쾌적한 편인데 아파트 가격은 서울에서 제일 낮다며 한탄해 하는 사람을 여럿 볼 수 있었다.

주택 가격에 광풍이 불었던 2006년에도 금천구는 타 지역 대비 낮은 상승률을 보여 왔다. 과거부터 공장 지대가 밀집해 있어 주거 환경이 낮은 곳으로 인식되어 왔기 때문. 이러한 금천구에 최근 들어 큰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몇 년 전부터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던 도하부대 이전이 드디어 확정된 것이다. 밀집해 있던 공장들도 하나 둘씩 사라지면서 금천구 집값에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금천구, 왜 오르나?

정부의 대출규제, 세제 압박 속에서도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 왔던 금천구는 올해 들어 서울에서 세 번째로 높은 매매가 상승률을 나타냈다. 독산동에 위치한 S중개업소 관계업자는 “급매물이 빠지면서 가격이 높아졌다"며 “가격이 오른다는 소문이 돌아 많은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금천구 집값 반등의 가장 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저 평가를 꼽았다. 인근 지역인 구로구, 관악구보다 상대적으로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낮다. 부동산1번지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금천구 평균 평당 아파트 가격은 961만원으로 서울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강남 순환고속도로 착공으로 서초구 등 강남권 세입자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간 취약한 교통 여건으로 저조한 가격 상승을 보였으나 새로운 교통망이 확충되면 이 일대 아파트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서남부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 하나?

금천구 개발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던 도하 육군부대 이전이 확정되면서 인근 대한전선 부지를 포함해 63만6393㎡에 대규모 주상복합개발이 가능해 졌다. 금천구 독산동 일대 한 주민은 “육군부지에 주거, 업무, 행정 타운 등 첨단 주상복합 단지가 조성되면 서남부 지역의 랜드마크로 재 탄생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육군부대 옆에 위치해 있는 공군 부대 이전은 아직 확실시 되지 않아 계획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공군부대는 육군부대에 비해 작은 규모지만 주상복합 단지 개발 시 적지 않은 불협화음이 예상되기 때문. 한편 시흥동에 위치한 한샘 중개업소 대표는 “육군부대도 이전하는데 공군부대가 계속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며 “육군부대 이전 보다는 늦겠지만 곧 뒤따라 옮기게 될 것”이라 전했다.


시흥 뉴타운과 재건축 1호 한양 아파트

시흥동 일대는 노후불량주택 비율이 높은 곳이 많다. 2차 뉴타운 신청 당시 시계경관지구로 지정돼 있어 개발에 제한이 있었지만 2005년 시계경관지구가 해제됨과 동시에 뉴타운으로 지정됐다.

시흥동 벽산 아파트 상가 내 위치해 있는 한 공인중개사는 “시흥 뉴타운이 지정되면서 사업지와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는 벽산, 우방아파트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앞으로 구체적인 공사가 진행되면 그 파급 효과는 더 커질 것”이라 내다봤다.

금천구 시흥동 외 다른 지역에서도 노후 불량 주택을 많이 찾아 볼 수 있었다. 독산동 한 중개업자는 “뉴타운으로 지정되지 않은 많은 곳에서 재개발을 추진 중이다”며 “이렇게 개별적으로 개발 하다 보면 자칫 난 개발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천구에서 진행되고 있는 재건축 아파트 중 가장 진행속도가 빠른 한양아파트는 지금 한창 철거 작업 중이다. 한양 아파트의 가장 큰 호재는 단지 앞에 10호선 신안산선이 들어선다는 것이다. 시흥동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2000세대 규모의 유일한 대 단지 아파트라는 것과 단지 내
초·중·고등학교가 있는 점이 가장 큰 메리트”라 전했다.

시흥동 YES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하루에도 몇 건씩 한양 아파트에 대한 문의 전화가 오고 있지만 매도자들이 금천구에 개발 호재가 많아 가격이 더 오를 거란 생각에 매도를 주춤거리는 성향이 짙다”고 밝혔다.


공장 no! 첨단 디지털 단지로 확장

금천구는 과거부터 공장들이 밀집해 있어 최악의 주거 환경을 보여 왔다. 하지만 공장들이 하나 둘씩 빠져나가고 첨단 디지털 단지로 확장되면서 변모하기 시작했다.

또한 디지털 단지의 확장으로 주택 수요 또한 증가 하고 있다. 구로구에서 디지털 단지가 확장 되면서 주택 수요가 늘어난 것과 같은 현상을 보이고 있다. 가산동에 위치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예전에는 금천구가 공장 단지의 이미지가 커 생활환경이 낙후된 곳으로 인식 되었는데 그 곳이 디지털 단지로 바뀌면서 직장 수요 또한 늘고 있다”고 전했다.


향후 전망 및 투자 유의점

금천구는 앞에서 언급한 여러 대형 호재들이 많다. 첨단 디지털 단지 확장, 도하부대, 대한전선 부지에 들어서 첨단 주상복합 단지 등은 금천구를 변모 시킬 가능성이 충분하다. 금천구 개발과 함께 주택 수요 또한 늘릴 수 있는 요인들이기 때문. 시흥동 한 공인중개사는 “금천구의 아파트 가격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며 “개발 계획이 구체적으로 진행되면 인근 관악구나 구로구만큼 오를 소지가 높다”고 말했다.

강남 순환 고속도로가 착공에 들어가 앞으로 강남까지 20분대 진입할 수 있어 교통도 편리 해 질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불편했던 교통이 큰 문제였던 만큼 신안산선, 제2영동고속도로 등이 착공되면서 교통이 원활해지면 더 많은 인구가 몰려들 가능성이 높다.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도 서초, 사당, 신림 등에서 금천구로 들어오려는 이사 수요가 많다”고 밝혔다.

다만 금천구는 실 거주 위주의 장기적인 투자로 접근해야 한다. 대형 호재들이 많지만 그러한 호재들이 이뤄지기 까지 오랜 시일을 필요로 하기 때문. 지금 집값이 오른다고 하여 단기적으로 금천구 일대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독산동 A중개업소 공인중개사 이모씨는 “시흥 뉴타운, 도화부대 이전 등 호재로 이미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당분간은 주춤 하겠지만 앞으로
개발 계획이 활성화 되면 더 오르게 될 것”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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